세계적인 삽화가 지미 리아오의 신작 '허그'

 ‘왼쪽으로 가는 여자, 오른쪽으로 가는 남자', '달과 소년', '지하철' 등 세계적인 삽화가 지미 리아오의 신작 '허그 HUG'가 출간됐다.

작품은 '허그'라는 그림책이 담긴 상자가 초원 위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빨간 사자의 머리 위로 떨어지면서 시작된다. 빨간 사자는 그림책 속에서 수많은 동물들이 어린 아이와 따뜻한 포옹을 나누고 있는 그림을 보게 된다.

빨간 사자는 점차 책 속의 동물들과 어린 아이의 친밀함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행복한 장면들을 보며 괴로워한다. 그러던 중 자신도 누군가와 포옹을 했었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되고 익숙한 느낌이 드는 따뜻한 포옹을 위해 떠나기로 결심한다.

'허그'는 빨간 사자 이야기와 수많은 동물들과 어린 아이들이 나누는 따뜻한 포옹을 주제로 한 그림 에세이들이 뒤섞이며 슬픔과 행복이 교차되는 한편 상실과 사랑을 대비시킨다.

지미 리아오는 프랑스의 장 자끄 상뻬에 비견되는 대만 출신 작가로 지난 20여 년간 40여 권의 책을 펴냈다. 영어, 일본어, 독일어, 불어, 스페인어 등으로 번역 출간되어 세계 여러 나라에서 많은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그의 대표작 '왼쪽으로 가는 여자, 오른쪽으로 가는 남자', '지하철', '달과 소년'은 영화, 연극, 뮤지컬, 드라마,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졌다. '미소 짓는 물고기'는 2006년 베를린 영화제에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특별하지 않은 이들이 쓴 특별한 삶 이야기

그들이 사는 마을  '그들이 사는 마을(The Plain Reader)'은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잡지 '플레인'에 실린 26편의 에세이를 엮은 책이다.

농부와 시인, 엄마와 할아버지, 기자와 환경운동가, 그림 작가 등 다양한 이들이 나직하게 전해주는 '삶의 이야기'는 더없이 진솔하고 유쾌하며 따뜻하다.

건강하게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에서부터 땅을 일구고 우정을 가꾸기, 내 손으로 집을 짓고 요리하기, 컴퓨터와 텔레비전에 도둑맞은 시간을 되찾기까지 좋은 삶을 살며 나쁜 세상을 거슬러 행진하는 고요한, 그러나 힘 있는 삶의 혁명이 펼쳐진다.

지금 내 삶이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어"라는 무력감에 좌절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다르게 살아갈 용기'를 건넨다. 느린걸음. 1만3000원.

 

월가 시각장애인 애널리스트가 전하는 일상의 기적

눈 감으면 보이는 것들  미국 월가의 시각장애인 애널리스트 신순규가 바쁜 현대인들에게 일상적인 것들의 소중함을 전하는 에세이 '눈 감으면 보이는 것들'이 판미동에서 출간됐다.

저자가 이 책에서 꼽은 다섯 가지 소중한 것들(본다는 것, 꿈, 가족, 일, 나눔)은 누군가에게는 진부하고 당연하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그에겐 모두 힘겹게 싸워서 얻어야 했던 것들이었다. 하버드나 MIT에서 배웠던 공부보다 월스트리트 회사에서 쌓았던 경력보다 더 굳건하게 삶을 지탱해 온 것들이었기에 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신순규 작가는 아홉 살에 완전히 시력을 잃은 1급 시각장애인으로 하버드와 MIT에서 공부한 명문대 졸업생이다. JP모건과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에서 20년 넘게 일해 온 베테랑 애널리스트, 세계 최초의 시각장애인 공인재무분석사(CFA) 등의 타이틀을 지니고 있다. 판미동. 1만2800원.

 

개인을 광기로 몰아넣는 사회 프레임에 대한 통찰

나치의 병사들  독일 현대사를 연구하던 역사학자 죙케 나이첼은 2001년 가을 영국 국립보존기록관에서 2차 대전 당시 영국군이 포로로 잡혀 있던 독일 병사들의 대화를 도청해 기록한 문서를 발견했다.

생생하고 적나라한 내용에 충격받은 저자는 사회심리학자인 하랄트 벨처와 함께 미국 워싱턴에서 10만 쪽에 이르는 방대한 기록들을 발견, 연구해 '나치의 병사들'을 출간한다.

'나치의 병사들'은 기존 홀로코스트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며 이를 위해 가해자들의 행위와 동기 등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새로운 가해자 연구'의 대표작이다. 두 저자는 '나치의 병사들'을 통해 홀로코스트 연구의 새 지평을 열었다며 '학문적 사건'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민음사. 3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