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Ⅱ

에듀인뉴스 부설 미래교육연구원 미래교육포럼을 열고 세계에서 가장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한국의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다각도로 분석하는 한편, 교육적으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진단했다. 발제는 한국교원대 부설 ‘인구교육센터’를 개설하고, 그 소장으로서 지난 10여 년 동안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지속적으로 연구해오고 있는 한국교원대학교의 차우규 교수가 맡았다. 토론은 사회과교육의 입장에서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연구하고 있는 공주대의 유종열 교수와 현대가족제도의 입장에서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연구하고 있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홍승아 박사(가족·평등사회연구실장)가 맡았다. 또한 사회 겸 토론자로서 ‘교육의 국제 분업 체제’라는 입장에서 저출산·고령화 문제와 청년실업 문제에 접근하고 있는 이명희 미래교육연구원장이 참여했다.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현재 대한민국 사회의 가장 크고 중요한 사회 문제의 하나이지만, 아직도 교육계에서는 이렇다 할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의 하나인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대한 교육적 처방에 대한 토론 내용을 소개한다.<편집자 주>

일시 2016년 8월 27일(토) 14:00~16:30
장소 서울미술고등학교 종합강의실
발제 차우규 (한국교원대 교수/ 인구교육센터장)
토론 유종열(공주대학교 사범대학 교수), 홍승아(한국여성정책연구원 가족·평등사회연구실장)
사회 및 토론 이명희 교수 (미래교육연구 원장)

홍승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가족·평등사회연구실장

저출산·고령화의 문제는 다양한 측면에서의 원인분석과 해법진단이 필요하지만, 토론자는 가족과 가족가치관의 변화를 중심으로 저출산 문제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만혼과 만산의 문제를 살펴봐야 한다.

우리 사회는 점점 더 가족을 구성하여 가족생활을 하는 삶의 모습이 늦춰지고 있거나, 혹은 일부에서는 아예 가족 구성 자체를 거부하거나 포기하고 1인 가구로 살아가는 모습이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15년 평균 결혼연령은 남성 32.6세, 여성 30.0세로 남녀 모두 30대 결혼연령대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 같은 가족형성의 지연은 만산, 출산 포기, 출산의 최소화 등 저출산 문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실제로 여성들의 첫 출산 연령은 점점 늦어지고 있어서 2015년 31세가 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만혼과 만산 현상은 우리나라에서만 진행되고 있는 변화가 아니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 유사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들 국가에서는 여기에 더하여 비혼출산율의 증가, 무자녀 부부의 증가 등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출산율에서의 국가 간 차이는 커지고 있다. 예를 들어서 프랑스의 경우 초혼 연령은 남성 32.9세, 여성 30.8세이며 스웨덴의 경우에도 각각 35.7세, 33세로 나타나는 데 반해 합계출산율은 각각 1.98과 1.88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와 유럽 국가들의 차이는 무엇일까? 개인의 재생산 결정, ‘합리적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환경이 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 각 사회에서 자녀에 대한 사회적 의미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즉 자녀 출산과 양육을 둘러싼 사회문화적 환경, 규범, 가치관이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미래세대 양육에 대한 국가의 책무’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얼마나 중요하게 추진하고 있는지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자녀를 낳고 키우는 일이 부담이 되지 않고, 자녀를 키우면서도 본인이 원하는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소위 일과 가정생활의 양립이 가능한 사회환경이 중요하다고 본다.

다음으로 결혼의 가치가 달라지고 있다. 결혼의 가치는 절대적 가치에서 상대적 가치로 변화하고 있으며,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통계청의 사회조사 결과, ‘반드시 결혼을 해야 한다’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은 크게 변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젊은 층에서 결혼에 대한 당위성이 크게 약화되고 있다. 사회조사의 결혼에 대한 태도 조사 결과에 의하면,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에 대한 응답률이 1998년 33.6% 에서 2014년 14.9%로 지난 16년 동안 무려 18.7%나 낮아져 결혼의 당위성은 크게 감소하고 있다.

여기에서 여성에 비해 남성의 감소폭이 훨씬 크게 나타난 것은 취업, 주거, 자녀양육 등의 문제로 인하여 결혼으로의 진입이 용이하지 않는 환경에 주요한 원인이 있으며 동시에 결혼에 대한 개인의 선택이 강화된 측면도 있다고 보여진다.

우리 사회 다양한 가족 구성에 대한 태도는 수용적으로 변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가족의 변화를 꼽자면, 이제까지 우리가 정형적인 가족으로 생각해 왔던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핵가족의 모습에서 다양한 가족형태가 증가하고 있다는 문제를 이야기할 수 있다.

다양한 가족 구성에 대한 태도를 비교해 보면 국제결혼, 이혼, 재혼, 동거, 비혼 출산 등의 순으로 나타난다. 즉 우리 사회에서 현재까지 일반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 동의 수준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20대와 30대의 태도를 보면 동거나 비혼 출산에 대한 태도가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즉 가족의 변화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향후 다양한 가족 구성에 대한 변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바 이제부터는 다양한 가족형태를 포괄하는 포용적 가족관 형성과 사회문화 조성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미래가족정책의 방향은 포용적 가족정책으로의 발전이 필요하다.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안)」에서는 이러한 가족의 변화를 수용하여 앞으로는 우리의 가족에 대한 인식을 넓혀나 갈 것을 계획하고 있다.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은 가족형태가 다양화되고 있으나 전통적 가족, 출산양육 형태에 대한 인식 고착, 사회적 수용성과 지지가 부족했음을 지적하고(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2015: 17), 이같은 흐름을 반영하여 ‘가족 형태에 상관없이 자녀를 잘 양육할 수 있도록 사회적 지지를 강화’할 것을 강조하여 결혼과 가족에 대한 전통적인 정의를 확대하고 있다.

또한 가족의 정의와 가족정책의 범주 역시 가족 변화에 따라 수정,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한부모가족, 재혼가족, 국제결혼가족, 1인 가구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족형태를 가족정책의 범주로 수용하고 이들의 가족생활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