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폐혈액 활용, 기존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2~3배 성능 발휘하는 리튬공기전지용 촉매 시스템 발표

<류원희 교수>

국내 연구진이 동물의 혈액을 활용해 전기자동차의 배터리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환경친화적이고 타 산업과의 연계성도 높아 관련 기술을 발전시킬 경우 전기차 상용화 및 자원부족 문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숙명여대 화공생명공학부 류원희 교수 연구팀은 차세대 리튬공기전지용 촉매 시스템에 혈액 내 헤모글로빈의 주요 요소인 헴(Heme)분자를 도입하여 배터리의 수명과 성능을 크게 늘리는 데 성공했다고 25일(화) 밝혔다.

리튬공기전지는 기존 리튬이온이차전지 기반의 전기자동차보다 2~3배 이상의 긴 주행거리를 가능하게 하는 미래의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류 교수와 예일대학교 André D. Taylor 교수그룹이 공동으로 수행했으며 숙명여대 교내연구지원사업,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자 지원사업, 세계환경기구 네이처넷펠로우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과학저널인 네이처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IF=11.329)에 지난 10월 19일 게재됐다. (논문명: Heme Biomolecule as Redox Mediator and Oxygen Shuttle for Efficient Charging of Lithium-Oxygen Batteries)

현재 리튬이온이차전지를 기반으로 제조되는 상용 전기자동차의 경우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약 200km 내외에 불과해 서울과 대전을 왕복하기도 어렵다. 짧은 주행거리는 외지에서의 고립이나 충전소 부족 문제와 맞물려 전기차 상용화의 큰 걸림돌이 되어왔다.

류 교수에 따르면 전기자동차의 대중화를 위해선 500km 이상의 장거리 운행이 요구되는데 이는 리튬이온이차전지에 비해 2~3배의 높은 에너지밀도를 가진 리튬공기전기 도입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리튬공기전지는 구동 시 큰 저항으로 인해 효율이 떨어지고 수명특성이 크게 저하되는 문제가 있다. 이를 해결하고자 고가의 귀금속 또는 금속산화물 기반의 촉매물질을 전극 위에 도포하는 연구가 많이 진행됐으나, 리튬산화물기반의 표면생성물에 의한 촉매 표면 비활성화문제와 귀금속 사용으로 인한 가격상승문제가 항상 대두됐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류원희 교수와 André D. Taylor 교수그룹은 혈액 내 헤모글로빈의 핵심 분자인 헴 분자를 촉매로 사용하여 리튬공기전지의 효율을 크게 증가시키고 수명특성을 2배 향상시키는데 성공했다.

헤모글로빈은 사람뿐만 아니라 지구상의 동물 및 생명체의 혈액내부에 존재하고 있는 핵심단백질물질로서 대표적인 산소전달체로 널리 알려져 있다. (참고자료 그림 1)

<그림 1. 혈액내 헤모글로빈과 핵심요소인 헴분자의 구조 모식도>

연구진에 따르면 헴 분자는 리튬공기전지 내에서 레독스 촉매로서 가역적 생성물 분해반응을 촉진시키고 산소와 능동적으로 결합하는 산소전달자로서의 기능도 함께 한다. (참고자료 그림 2)

<그림 2. 리튬공기전지용 용해성촉매로서 헴분자의 작동원리 모식도>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육류의 도축과정에서 버려지는 폐혈액은 거의 무한한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원고갈 문제에서 자유로우며, 헴 분자물질을 정제하는 과정에서 생체폐기물을 줄일 수 있어 친환경적이다.

이에 따라 관련 기술을 개발할 경우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 향상과 환경오염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류 교수는 “향후 식품공업 및 사육 산업과 연관하여 자원고갈 없이 촉매물질을 지속적으로 얻고, 기존의 생명공학과 차세대 에너지 분야의 교차결합을 통해 새로운 융합연구분야를 제시하여 리튬공기전지 기반의 전기자동차 상용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