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윤정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선임연구위원

1)  본 글은 교육부의 ‘2016년 학교예술교육 활성화 추진 사업’에 학교예술교육중앙지원단으로 참여하면서 이해한 내용을 중심으로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를 제시한 것으로 교육부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님을 밝힌다.

최근 일반 초, 중, 고등학교에서 전공 학생이 아닌 일반 학생들로 구성된 학생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는 사례를 흔하게 볼 수 있다. 지역에 따라서는 학교 연합 오케스트라단이 정기 연주회를 연다는 현수막이 걸리기도 한다.

이와 같은 결과는 학생 오케스트라 사업이 몇 년간 추진되어 온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교육부의 학교예술교육지원사업의 성과로 보인다.

학생 오케스트라 사업에 대한 성과는 사업의 수혜자인 학생, 학부모의 높은 만족도 결과와 학생들의 인성 함양 효과로 나타났는데 2015년 학교예술교육지원사업의 성과분석에 따르면 수혜자인 학생들의 87.4%가 사업에 만족하고 있었고, 지도 교사들은 91.7%가 사업의 영향력 항목 중에서 학생의 인성 함양을 가장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교육부·대전광역시교육청, 2016)2).

2) 교육부, 대전광역시교육청(2016). 2015 학교예술교육활성화지원사업 성과분석 및 만족도 조사.

또한 학교의 예술 활동은 학생이나 학교 차원을 넘어서 지역 사회에 전파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업 운영 학교들은 대부분 학생 오케스트라의 정기 발표회를 지역 축제와 연계하고 있고, 이러한 노력은 지역 사회가 예술에 대한 관심과 교육적 필요에 공감할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막대한 예산과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학교에서의 예술 향유를 발판으로 학생뿐 아니라 지역 사회의 문화적 수준을 높일 수 있다는 데 공감하면서 현재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학교예술 교육정책의 의미를 짚어보고자 한다.

학교예술교육활성화 사업의 현황

현 정부는 ‘문화융성’을 국정기조로 채택하고 있으며 이러한 문화 정책의 취지를 바탕으로 꿈과 끼를 계발하고 행복한 배움과 성장을 통하여 창의성과 인성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학교예술교육정책이 추진될 필요가 있었다.

교육부는 그동안 추진해온 학교예술교육활성화 사업의 성과를 분석하고 지원을 강화할 목적에서 ‘학교예술·체육교육 강화 지원 계획(2015.10)’을 발표 하였는데, 학생들이 학교에서 받는 예술교육을 통하여 평생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해 나갈 수 있도록 학교 안팎의 지원을 강화한다는 취지가 담겨 있다(교육부 인성체육예술교육과, 2015: 3-4)3).

3) ‘학교예술·체육교육 강화 지원 계획(2015.10)’, 교육부 인성체육예술교육과

이어서 교육부는 ‘2016년 학교예술교육 활성화 사업 추진계획(2016.2)’을 발표했다. 현재까지 지원하고 있는 학교예술교육사업에 대한 성과를 바탕으로 좀 더 발전적인 사업의 방향을 제시하였는데 학생 누구나 즐겨 참여하는 학교예술교육을 위해 학교예술교육을 내실 있게 운영하고 예술 활동 기회를 확대하며 체계적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지역사회와 협력을 강화한다 (교육부 인성체육예술교육과, 2016 : 6)4)는 내용이다.

4) ‘2016년 학교예술교육 활성화 추진 계획(2016.2)’. 교육부 인성체육예술교육과

학교예술교육 내실화, 학생들의 예술 활동 기회 확대,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예술교육 추진의 측면 에서 주요 사업 내용을 살펴보았다.

학교예술교육 내실화

우선 학교에서 예술교육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정규교육과정이 내실있게 운영되어야 한다. 초등학교에서는 학년마다 주당 2시간 정도의 음악과 미술 수업이 제공되고 있으나 중학교의 집중이수제 적용이나 고등학교의 선택교육과정 운영시에는 정규 수업에서 예술 교과를 학습할 기회가 축소되고 있다.

학교에서 학교에서 학생들의 기본적인 예술 소양을 교육 할 수 있는 영역은 정규수업시간인데 음악이나 미술 수업이 대학 입학과 무관한 영역이다 보니 가장 먼저 축소되는 시간이 되고 있다.

교육부는 예술 교과 수업을 최소 이수 시간 이하로 편성하는 학교들에 대해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학교예술교육을 내실화화기 위해서는 균형있는 학습 시간 제공뿐 아니라 재미있고 즐거운 수업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학생 참여, 실기 및 수행 중심의 수업을 운영하고 다른 교과와의 융합․연계 수업을 ICT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제공하도록 하였다.

한편, 정규교육과정 외에 그동안 교육부가 예산을 지원해왔던 학생 오케스트라, 뮤지컬, 연극 등 학교예술교육지원사업5)을 내실화하기 위해서 사업 학교들 가운데 자생적, 발전적 운영을 위해 노력하는 학교를 대상으로 예산을 지원하고 각 사업들의 성과를 공유하고 확산하기 위한 전국 단위 학교예술교육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5) 2016년 현재 학생 오케스트라 운영 학교 500개교, 학생 뮤지컬 운영학교 180개, 연극 동아리와 연극회는 300개 학교가 운영 중이다.  (2016년 특별교부금 국가시책사업 학교예술교육 활성화 사업 추진 계획, 2016.3, 교육부 인성체육예술교육과)

일 년 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전국의 학생 들이 모여서 발표하는 페스티벌이 올해로 여섯 번째를 맞게 되었고 인천시 교육청이 주관하고 3일 동안의 축제로 개최되었다.

<<그림 1> 제6회 학교예술교육페스티벌 개막식 장면>

학생들의 예술 활동 기회 확대

예술적 경험의 기본은 학생이 실제 참여하는 과정 즉 그려보고 연주해보고 움직여보는 것이다. 최근에는 볼 줄 알고, 들을 줄 아는 감상 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나 그러한 예술적 안목의 바탕은 자신이 할 줄 아는 능력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학교는 예술적 환경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따라서 모든 학생들이 한 가지 이상의 예술 활동을 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로 ‘1학생 1예술’ 활동을 위한 지원을 확대하였다. 특히 그동안 예산 때문에 어려웠던 악기 구비 및 확충에 대한 예산 지원을 확대하였다.

이제 학교는 오케스트라를 구성하고 음악 수업에서 바이올린이나 플루트 연주를 하는 게 점차 가능해지고 있다. 이러한 학교 예술 활동 과정에서 학교 공간을 활용해서 발표 기회를 가짐으로써 1학생 1악기 교육 결과를 확인할 수 있고 예술의 감동을 나누는 곳이 될 수 있다.

실제 학교에 악기가 제공된 이후 어느 정도 악기 연주를 할 수 있게 되면서 ‘등굣길 연주회’, ‘점심시간 작은 콘서트’ 등 학교의 공간들에서 소규모 공연들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학교에서의 예술 활동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서 학생 예술동아리에 대한 지원이 강화된다. 동아리 활동은 학생들의 자발성을 잘 이끌어낼 수 있다. 특히 연극, 뮤지컬 등의 동아리는 학생들이 자신감과 협동심을 경험할 수 있어서 반응이 좋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대본을 써서 창작극을 만들기도 한다. 특화된 예술 분야 동아리인 만큼 학교 밖의 전문적인 인프라의 활용이 필요하고 지역학교예술교육협의체를 통한 강사 지원, 장소 제공, 멘토링, 지역 프로그램 참여 등을 지원하고 있다.

2016년부터 학교 차원에서 1학생 1악기 지원이나 예술 동아리 확대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예술교육거점학교와 예술드림학교가 선정되어 운영 되고 있다.

두 학교 모두 일반 학교에서 예술교육을 활성화하고 있는 경우이다. 예술교육거점학교와 예술드림학교는 소외지역 중심, 예술 활동의 초중고연계 등 더 많은 일반 학생들이 성장하는 동안 예술 활동의 기회를 지속적으로 경험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예술교육거점학교와 예술드림학교는 일반 초, 중, 고등학교 특히 예술의 경험 기회가 적은 소외지역을 우선적으로 지원하며 초등학교 예술 활동이 중학교와 고등학교로 연계될 수 있도록 관내 학교 간 네트워크를 마련하도록 하고 있다.

예술교육거점학교는이미 학교예술교육사업을 수행한 경험을 토대로 관내 학교예술교육의 거점 역할을 한다. 실제 한 연구학교는 예술중점중학교 운영의 경험을 살려 본교의 학생 오케스트라 활동을 개방하여 관내 초, 중, 고 등학교에서 지원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합 오케스트라단을 운영하고 있다.

<<그림 2> 효자중학교 연합오케스트라 연습 장면>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학교예술교육

예술교육거점학교나 예술드림학교처럼 학교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예술 교육은 학교 자체 환경만으로는 어렵다. 또한 학교를 구심점으로 지역에 확대되는 학교예술교육사업의 의도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지역의 다양한 예술 교육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 부처가 추진하는 학교예술교육 정책에서 ‘지역연계’에 대한 관심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미 2000년대 중반 당시 문화관광부와 교육인적자원 부가 공동으로 ‘문화예술교육 활성화 종합 계획(2004.11)’을 발표할 당시에  ‘학교-지역사회 연계 문화예술교육 시범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문화관광부가 주축이 되어 학교 안팎을 포괄하는 사회 전반에 대한 문화예술 교육사업으로 추진되었던 만큼 현재 교육부가 추진하는 학교 중심의 지역 연계 학교예술교육활성화 사업과는 지향점이나 방법 등에서 차이가 있다.

지역 사회의 예술교육자원을 학교와 연계하기 위해서 교육지원청이 중심이 되는 ‘지역연계 학교예술교육 활성화 시범교육지원청’을 선정하여 운영하고 있는데 2015년에 50개 청에서 2016년에는 100개 청으로 확대되었다.

시범교육지원청은 그 지역의 학교, 지방자치단체, 예술교육 유관기관의 대표들로 지역예술교육협의체를 구성하여 학교를 지원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일들을 수행한다.

협의체의 구성원들은 각 기관에 있는 인적, 물적 인프라,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나타낸 ‘지역예술교육자원지도(RARM : Regional Arts education Resources Map)’를 제작하여 보급하고 있다.

지역에서는 교육부나 시도교육청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나 기업의 예산 지원, 관내 대학의 대학생 멘토링, 전공 교수들의 재능 기부 확보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학교예술교육활성화 사업에 대한 제언

학교예술교육을 위해서 지역사회가 움직이고 있다. 학교와 지역 사회의 협력을 통해 학생들의 예술 활동은 더욱 풍부해지고 그 깊이도 더해질 것이다.

지금까지 학교에서 예술 활동 경험이 학생의 인성이나 창의성의 수단으로서 의미가 있었다면 이제는 예술적 경험이 가지는 좀 더 내재적인 가치를 지향하는 교육 즉 학생이 자신의 삶을 문화적으로 향유하기 위해 필요한 예술 교육에 대한 관심의 전환이 요구된다.

학교예술교육의 가치에 대한 생각의 변화는 향후 학교예술교육활성화 사업의 중장기 계획에 반영되기를 기대한다. 현재까지는 혜택받지 못한 더 많은 학생들에게 교육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여러 가지 교육 여건을 정비하였다면 이후에는 현재 사업이나 프로그램들에 대한 학생 경험의 질이나 효과에 대한 점검을 통해서 교육의 내실을 기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그리고 현재까지 조성된 교육 기반을 앞으로 유지하기 위한 방안도 모색 되어야 한다. 현재 많은 학교에 악기가 보급되고 연습실이 마련되고 있지만 2~3년간 예산 지원이 끝난 후에 악기나 시설의 관리가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지역별로 악기지원센터를 두고 악기 대여나 유지 보수를 지원하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와 같이 지역의 학교예술교육을 지원하는 학교예술교육지원센터를 두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러한 역할을 지금은 교육지원청이 담당하고 있으나 교육지원청의 한 개 부서가 담당하기에는 업무량이나 전문성에서 충분하지 않다. 학교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 제공, 인력 제공을 돕는 지역의 학교예술교육지원센터의 역할을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이제 2016년 학교예술교육활성화 사업도 마무리되어 가고 있다. 2017년 사업은 올해 사업을 좀 더 내실 있게 가져가기 위한 전략들로 수립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