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시사문단 11월호에서 시 부문 신인상으로 조영희 시인이 선정됐다. 사진제공=월간 시사문단사>

남해 이동면 고모리 출신 조영희 시인(1973년)가 월간 시사문단 11월호에 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했다.

조영희 시인은 오랫동안 많은 습작을 해오다 원고를 응모하여 ‘을왕리 선착장 닻’ 외 2편이 시사문단에 당선되는 영광을 안았다.

심사위원장 황금찬(국내 최고령 시인), 심사위원 박효석(시인, 경찰대 교수) 시인은 조영희의 시 심사평에서 "두 번째 선정작 병실에서의 친정어머니를 보고 시적 화자는 인왕산 시장 어전 좌판에 납작한 병어를 보고 어머니를 연상한다.

어머니의 삶과 어머니의 현실은 마치 병어를 본 듯한 느낌이 들어 그 병어를 사서 어머니에게 드릴 보양식을 만들어 주는 시로서 현실에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죽은 병어 어시장 좌판의 병어로 비유했다”고 평했다.

◇월간 시사문단 2016년 11월호 당선작 보기

병실에서의 친정어머니

홍제천 길 하천은 삶의 건강을 위해 사랑을 위해 산책하는 이들로 붐빈다
홍제천 둑길 옆 오래전부터 인왕시장이 있었고
200여 개 좌판이 있는 재래시장이 있다
인왕시장에 들러 갈치 사다 어머니에게 구워드려야 효녀는 아니지만
어머니의 입맛에 들게 자글자글 졸이고 튀겨야겠다

인왕시장에 생선 좌판에 납작하게 얹혀져 있는 병어 몇 마리
저 멀리서부터 병어는 넓적하게 포개져 나를 한참 기다리고 있고
상인 아주머니의 생선 사세요
물 좋은 병어 쌉니다
납작이 누워 있는 병어는 어딘가를 한참 동안 바라보고 있다
나를 보고 나에게 병어의 눈이 들어온다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으며 희망의 미소와 지난겨울의 아쉬움의 한숨이신지
가 예쁜 봄은 또 아쉽게 갈까 쳐다보는 병어가 말을 나에게 속삭인다

어머니가 지그시 눈을 감았다 떴다
병원 병실에서의 친정어머니
솜털 같은 속눈썹 사이로
고향을 그리는 듯한, 딸을 그리는 듯한
어머니의 마음이 그려지고 저 좌판에 누운 병어는 어머니 같다

오늘은 시장에서 집으로 가는 길이 너무도 어머니가 그립다
나조차도 그동안 어머니에게조차도 눈길을 주지 않던 날이 아이들 낳고 이제
얼마 후 병어의 슬픈 눈처럼 그렇게 자식을 그리워하지 않을까
아차 하며 후다닥 병어 몇 마리 상인이 주는 대로 들고 집으로 향한다

병실에서 얼마나 어머니가 나를 보고 싶고 그리우실까
자글자글 병어 튀김과 조림을 드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