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총리의 국정화 고시 발표와 황 장관 경질설

황교안(왼쪽) 국무총리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3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역사교육 정상화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기 위해 브리핑실로 이동하고 있다.

황우여 사회부총리가 아닌 황교안 총리가 국정화 확정 고시일에 맞춰 전면에 나섰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경질(?) 또는 교체가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정치 8단'의 처세술이 이번에는 통하지 않았다는 평가다.

황우여 사회부총리의 대표적인 별명은 '어·당·팔'. '어수룩해 보여도 당수가 팔단'이라는 뜻이다. 타인에게 각을 세우지 않으면서도 자기가 원하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처세술에 능한 사람이란 이야기다.

하지만 역사교과서 국정화 발표 국면에서 황 부총리의 이런 행보가 스스로 발목을 잡았다는 시각이 많다. 국정화 반대 여론은 거세지고, 국정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여당의 압박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시간을 흘려보냈기 때문이다.

지난달 12일, 국정화 행정예고 발표 전날까지도 황 부총리는 잘 모른다고 이야기했다. 행정예고 이후 기자들의 어떤 질문에도 즉답을 피했고, “브리핑에서…”라고 답했지만, 정작 브리핑에서도 이렇다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행정예고 발표 당일에도 “…불가피하게 국정화를 하게 됐다”는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영원히 (역사교과서를) 국정화를 하자는 게 아니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일견 합리적 발언임에는 틀림없지만, 반대여론이 거센 가운데 교육부 수장의 태도로는 적절치 못했다는 게 중론이다. 정부와 여당에서는 국정화 최전선에서 여론전을 펼쳐야 할 주무장관이 보이지 않는다며 경질론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이유다. 김무성 대표도 지난달 27일 “그런 주장이 나올만하지 않습니까?”라고 했다. 여당과 야당 모두의 공격을 받는 공공의 적이 되어버린 것이다.

어찌됐던, 이제 국정화 행정고시는 끝났다. 황우여 사회부총리의 교체 임박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할 일은 끝났다는 것이다. 후임 장관으로 대학구조조정 같은 교육 개혁을 진두지휘할 인물을  찾아 놓았다는 말도 흘러나오고 있다. 하마평이 나오지만, 이번에도 교육부 내부보다는 외부 인사를 수혈할 가능성이 높다. 교육부 장.차관,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등 박근혜정부의 교육수장 인사는 매번 ‘의외’의 인물이었기에, 깜짝 인사가 될 것이라는 소문만 무성하다.

원내대표, 당대표, 부총리직을 거치며 승승장구했던 황 부총리의 꿈은 공공연하게 알려진 대로 내년 총선에서 6선에 성공, 국회의장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공공의 적'이 되어버린 황 부총리에게 공천조차 미지수라는 말도 들린다. 황 부총리는 과연, 그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그나저나, 황 부총리의 꿈이 문제가 아니다. 후임 장관이 지명되더라도 야당이 교과서 문제를 걸어 인사청문회 통과를 지연시킬 경우 자리가 한 달 이상 빌 가능성도 크다. 이 어려운 정국을 수장도 없이 교육부는 또 만신창이가 될 것 같다. 대한민국 교육은 어디로 가는 걸까. ‘쿼바디스, 아미네!’라도 외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