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환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미래의 직업 세계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13년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교에서는 20년 후 미국의 일자리 절반이 소멸한다고 발표하였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는 5년 내 700만 개의 일자리가 기계로 대체되고 새 일자리는 200만 개에 불과하다고 전망하였다.

또한, 세계경제포럼은 전 세계 7세 어린이의 65%가 현재 존재하지 않는 직업에 종사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그리고 인공지능 로봇이 좋은 일자리를 차지하면서 현재의 좋은 직업이 미래에도 좋은 직업이 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전망이 많다.

좋은 직업이 없어지지 않더라도 인공지능으로 인하여 사람이 하는 일의 성격이 크게 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의 창시자이자 회장을 맡고 있는 클라우스 슈밥은 미래 새로운 기술은 산업분야와 직종의 구분없이 모든 노동의 본질을 완전히 뒤바꿔놓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4차 산업 혁명에서는 기술혁신의 빠른 진보 때문에 노동자가 지속적으로 적응해 나가며 새로운 능력을 배우고 다양한 문맥 안에서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하였다.

이렇게 다가오는 미래를 전망할 때, 현재 초·중등 학생들의 미래 진로준비는 과거 어느 때보다 힘들고 중요한 일이 되었다. 여기서는 통계조사데이터를 통해 우리나라 학생들의 미래 직업 세계 준비 수준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는 준비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점검해 본다. 2013년 통계청에서 실시한 ‘사회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13~24세 청소년이 선호하는 직장은 ‘국가기관(28.6%)’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대기업 (22.1%)’, ‘공기업(15.4%)’이 2, 3위를 차지하였고, ‘전문직 기업(8.5%)’과 ‘자영업 (7.6%)’이 4, 5위를 차지하였다. 2009년, 2011년 사회조사 결과와 비교해 보았을 때, 우리 청소년들의 선호하는 직장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조사한 2014 학교진로교육 실태조사에 의하면, 중학교 학생의 희망직업 최고 순위로 교사(남학생 8.9%, 여학생 18.4%)와 의사(남학생 5.8%, 여학생 6.2%)가 차지하였다.

부모가 자녀에게 기대하는 직업 역시 학생들과 큰 차이가 없었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교사, 의사, 법조인 등의 전문직 직업을 갖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학교급과 성별에 따른 차이없이 남학생 학부모와 여학생 학부모 모두 교사와 의사를 1, 2순위 직업으로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과 학부모들의 기대와는 달리 2016년 한국고용정보원은 미래 4차 산업혁명시대 유망 직업으로 스마트의류개발자, 착용로봇개발자, 드론운항관리사, 스마트도로설계자, 공유경제컨설턴트, 사물인터넷전문가, 가상현실 전문가, 로봇윤리학자 등을 꼽았다. 

많은 전문가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 미래직업세계는 큰 변화가 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학생과 학부모는 여전히 전통적인 직업가치관을 갖고 있다. 즉, 우리나라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미래 직업세계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직업세계에 대한 학생·학부모 기대치와 전문가 전망치의 간극은 크게 두 가지 요인에 의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하나는 정보불일치 또는 정보 부족이고, 다른 하나는 직업세계 에 대한 경험의 결핍이다.

2013년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실시한 학생역량조사에 의하면, 학생들이 ‘미래 원하는 직업을 위한 계획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64.8%가 그렇다고 응답(중학생 62.7%, 고등학생 66.8%)하였 고, 35.2%는 없다고 응답하였다.

‘장래 희망을 이루기 위해 무엇을 할지 생각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73.8%가 그렇다고 응답(중학생 71.6%, 고등학생 76.0%)하였다.

‘힘든 일이라도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89.7%의 학생(중학생 89.7%, 고등학생 89.6%)이 그렇다고 응답하였다.

이렇게 볼 때, 우리나라 중고등학생들은 자신들의 미래에 대해 관심이 높고, 생각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우리나라 중고등 학생들은 미래직업세계의 변화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어떻게 미래를 준비하여야 할지는 잘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의 종류와 전망 등에 대해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67.1%의 학생(중학생, 65.4%, 고등학생 68.9%)이 그렇다고 응답하였고, 32.9%의 학생은 그렇지 못하다고 응답하였다.

‘여러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61.0%의 학생(중학생 62.1%, 고등학생 60.0%)이 그렇다고 응답하였고, 39%의 학생은 그렇지 못하다고 응답하였다. 중학생보다 고등학생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진로 문제와 관련해 자발적으로 상담을 받아본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35.9%의 학생 (중학생 31.0%, 고등학생 40.8%)만이 그렇다고 응답하였고, 64.1%의 학생은 그렇지 못하다고 응답하였다. 이는 2014년에 실시한 교육부와 한국 직업능력개발원의 조사 결과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진로를 찾기 위해 학교에서 도움받고 싶은 부분에 ‘진로상담’과 더불어 ‘진로체험’이 중요하다고 응답한 중·고등학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4차 산업혁명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미래 세계가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 현재로서는 예측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클라우스 슈밥은 1~3차 산업혁명과는 달리, 4차 산업혁명은 선형적 속도가 아닌 기하급수적 속도로 전개되어 기술의 혁신이 매우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기술 변화와 더불어 사회 변화도 빠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가정, 학교, 사회, 산업 전 영역에 걸쳐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먼저 적응력, 창의성, 유연성 등 미래 사회에서 필요한 역량을 개발하는 노력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와 더불어 미래를 보다 잘 준비할 수 있는 진로교육에 더욱 내실을 기할 필요가 있다.

학생과 학부모에게 미래사회 변화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여 새로운 시대에 부합하는 직업 가치관을 갖도록 돕고, 학생의 소질과 능력을 제대로 파악하도록 하고, 다양한 직업체험을 하도록 도와주어,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진로역량을 향상시키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