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생각하고, 먼저 다가서고, 먼저 행동하라

<충남 당진고 황인수 교장이 지난 2월 22일 충청남도교육청이 개최한 '유초중고특수학교 교원 역량강화 연수'에서 학교업무 최적화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충청남도교육청은 지난 2월 22일 충남 공주시 충청남도교육연수원 대강당에서 ‘유·초·중·고·특수학교 교(원)장 역량강화 연수’를 개최하였다.

도내 789명의 교장이 참석한 이 연수에서는 학교 내의 학교업무 최적화, 민주적인 협의문화 개선, 학교 내 협업 사례, 교수·학습 중심의 학교문화 조성을 통해 학생이 존중받고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한 교직원의 노력을 공유하였다.

본지는 이 연수에서 당진고등학교 황인수 교장이 발표한 ‘학교업무 최적화 및 학교문화 개선 사례’를 소개한다.

Ⅰ. 당진고등학교는?

본교는 1960년에 당진여고로 개교하여 1999년부터는 당진고로 교명을 변경하고 남녀공학으로 개편되었다. 올해 제55회 졸업생 292명까지 합하여 총 1만 3,082명의 졸업생을 배출하였으며, 학년 당 8학급과 특수학급 3학급으로 전체 27학급에서 남학생 365명, 여학생 551명 등 총 916명의 학생과 85명의 교직원이 화목한 가족처럼 생활하고 있다.

2010년도에는 기숙형 고등학교로 선정되어 4인 1실로 204명이 수용되는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2015년도부터 충남혁신학교 ‘행복나눔학교’를 운영하여 3년 차에 접어들었다. 또한, 2017년도부터는 교육부에서 공모한 ‘진로집중 연구학교’로 지정되어 내실 있는 진로 활동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학생들의 학력은 높은 편이 아니지만, 인성적인 부분에서는 좋은 편이며, 학부모들 또한 학교에 비교적 협조적이다. 선생님들도 애향심이 있어 지역의 발전을 도모한다는 사명감과 참스승의 자세 아래 학습과 생활지도의 열의가 남다르며, 지자체(당진시청)의 적극적인 지원도 큰 힘이 되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에 대한 만족도와 교사에 대한 신뢰도가 높으며, 학생회와 동아리를 중심으로 학교 대부분의 행사와 프로그램을 자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2017학년도에는 ‘쓸 만한 사람으로 세우기’를 목표로 아래 표와 같이 ‘2017학년도 좋은 부모 성장 반올림 프로젝트’를 준비하였고, 구체적으로 1년간 함께 공유할 4가지의 약속도 다음과 같이 정하였다.

<4가지 약속>
■ 기다려주기
■ 한 사람이 열 걸음 가기보다 열 사람이 한 걸음 가기
■ 내 탓이오 (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
■ 속이 썩을 수 있는 포용력 쌓기

Ⅱ. 학교 업무 최적화를 위한 노력

1. 교수·학습 중심의 학교 운영을 위한 업무 분장 조정

교무 업무와 학급 담임 업무를 전담으로 구분하여 운영하였다. 교무 업무의 전담으로 업무의 능력과 질을 향상시키고, 학급 담임 업무 전담으로 학급 관리에 대한 집중도를 높여 담임 업무의 질 또한 향상되었다.

불필요한 공문서는 행정실무사가 1차 접수 단계에서 차단하여 배분하였으며, 간단한 통계 등 업무는 교무행정사가 처리하도록 하였다. 그 결과 생활지도, 진로진학 상담 등 학급 담임의 만족도가 향상되었다. 다만, 교무 업무보다는 학급 담임 업무를 선호하거나, 부서 업무 담당을 기피하는 등 약간의 부작용이 발생하였다.

2. 참학력 신장을 위한 교내 자율장학 개선

수업 개선으로 참학력 신장을 위한 자율장학을 실시하고 매월 1회, 총 8회에 걸쳐 공개 수업을 진행하였다. 수업에 부담이 없는 금요일 자율활동 시간을 활용하여 전 교사가 참여하도록 하였다. 수업 참관 시 참관 교사는 마스크를 쓰고 참관하도록 하여 학생과의 대화를 금지시켰다.

또한, 전 교사가 수업을 참관한 후 진행하는 수업 평가회의 방법을 개선하여 잘못된 점보다는 잘된 점을 발표하도록 하였다. 이로 인해 수업 교사가 잘못된 점을 지적받는 것에 대한 부담을 해소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평소 자신은 몰랐던 수업의 장점을 발견하게 되어 성취감이 향상되었을 뿐만 아니라 수업에 대한 자신감 또한 높아졌다. 그러나 공개 수업에 대한 교사의 부담감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3. 교사 학습 공동체 운영

수업나눔, 자율장학, 학교업무 간소화 등 업무혁신을 위한 3개 영역을 선정하여 운영하였으며 교직원의 70%에 달하는 35명이 자율적으로 참가하였다.

또한, 매월 전체 교직원이 참여하는 수업 나눔을 총 8회에 걸쳐 공개하였다. 그 결과 자발적인 수업 나눔과 혁신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교사학습 공동체 회원에게 연수 프로그램을 연 3회에 걸쳐 지원하였으며 서울 신라호텔, 안면도 등에서 미술치료기법을 활용한 학생 상담 등의 프로그램을 시행하였다. 또한 전체 교직원을 대상으로 매주 3가지 주제를 선정하여 총 5회에 걸쳐 잡지 ‘웬디(WEdNesDay stuDY)’를 발행하였다.

4. 토의·토론 중심의 교무 회의

전체 교무회의를 월 1회로 축소하였다. 첫째 주는 전체 교무회의, 둘째 주는 부서별 협의회, 셋째 주는 교과별 협의회, 넷째 주는 연령대별 협의회 방식으로 운영하였다.

그 결과 전체 교무회의는 내용 전달에만 급급하였으나, 부서별, 연령대별 협의회를 통해 다양한 의견이 생성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도출되었다. 이는 저경력 교사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고경력 교사들의 토론이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5. 학생 자치 활동 강화

학생회 운영의 자율성을 확대하여 체육대회, 축제, 합창대회, 캠페인 등 모든 행사를 학생회가 주관하도록 하였고, 학생자치 법정을 운영하여 학생회 건의사항을 즉시 처리하였다.

학생들이 직접 섭외하는 강사의 활용은 학부모 교육 시 특히 효과적이었다. 학생들의 강사 섭외는 저렴한 비용으로 강사를 섭외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였다.

학생회의 자주적 운영으로 학생들의 자율능력이 향상되었고, 학생이 직접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함으로써 학생 만족도가 향상되었으며, 체육대회 등에서는 교사 심판에 대한 불만이 해소되었다.

6. 교사-학생 사제동행 체육 활동

중식시간 등 틈새를 이용하여 교사와 학생 간 거리를 좁히고 올바른 인성 함양을 위해 학기별 틈새 체육대회를 진행하였다. 남학생의 경우 족구, 축구, 농구 등의 종목을, 여학생의 경우 발야구 종목을, 남녀 공통 종목으로는 사제간 배드민턴대회를 개최하였다.

그 결과 사제간의 우정과 친밀감이 향상되었으며, 학업 스트레스를 체육활동으로 해소하여 명랑한 학교생활이 가능하게 되었다.

7. 진로동아리 중심 방과 후 학교 운영

8교시 방과 후 학교 시간은 동아리 회장 중심의 진로동아리 활동을 운영하였다. 동아리 회장이 중심이 되어 동아리를 신청하고 자율적으로 운영하도록 하였다.

그 결과 수요자 중심의 방과 후 학교 활동이 운영되어 방과 후 학교에 대한 만족도가 크게 향상되었으며, 학력 증진에도 기여하였다.

8. 진로동아리 중심 야간자율학습 운영

진로동아리 중심의 야간 자율학습은 1, 2학년이 함께하는 무학년제로 운영하였다. 롤모델 도서를 선정하여 진로 동아리 중심으로 독서토론을 실시하였으며, 감독 교사는 층별로 1명씩, 모두 2명을 배정하였다.

그 결과 자기주도적인 자율학습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필요한 동아리별 협의회를 자연스럽게 개최하여 담임교사들의 야간자율학습 감독에 따른 부담이 해소되었다.

Ⅲ. 학교문화 개선 노력

1. 학교 의사 결정

우선 교감 선생님에게 모든 교무 권한을 주고, 부장 교사들에게는 결정권을 부여하여 교사의 결정을 존중하였다. 시간이 걸렸지만,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내 좋은 성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

관리자의 의견 개진을 자제하고 의사 결정 후엔 정이 담긴 칭찬을 하도록 하였으며, 의사 결정 시엔 개인 감정이 이입되는 것을 방지하고 최대한 결정을 존중하는 자세를 갖도록 유도하였다.

2. 교사들의 학생에 대한 가치관 공유

학생들이 계획, 추진, 심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과 행사를 준비하였다. 학생들에겐 가급적 보이지 않는 조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온정주의 보다 냉정함을 유지하도록 권장하였다. 특히 학생들이 공짜에 대한 타성에 젖지 않도록 무상지급은 지양하도록 하였다.

3. 교사들의 학부모에 대한 인식 공유

교사에겐 아무리 바쁘더라도 끝까지 학부모의 이야기에 경청하는 자세를 유지하도록 하여 상담의 전문가라는 인상을 심을 수 있게 노력하였다.

학부모가 잘해줄수록 신중하게 접근하였고, 힘들게 하는 학부모를 감동시키는것이 우리의 과제임을 인식하도록 하였다. 그것이 진정한 교사의 경지임을 깨닫도록 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4. 교사들의 교직원에 대한 인식 공유

교사가 스스로에 대한 인식보다 교직원이 교사에 대해 인식하는 것이 훨씬 더 큰 것을 발견하였다. 가령 평범하게 한 이야기도 ‘나를 무시하나?’라는 오해가 생각보다 많이 생기며, 반대로 작은 배려에도 큰 감동으로 여기는 것도 많이 발견되었다.

교직원은 교사를 위해 보조하는 분이 아니라 동등하게 업무를 보는 동반자임을 인식하게 하였다. 청소하는 분, 지킴이 아저씨, 전담사감에게 존중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도록 잠재적 교육을 실시하였다.

5. 행정실과의 소통 (학교운영의 성패를 좌우)

행정실 전 직원들을 소중한 동반자로 여기고 존중하도록 유도했다. 생각보다 행정실 직원들의 업무가 과중하고 스트레스가 많음을 인식하게 되었다. 또한 행정실장에게 가능한 행정실의 모든 권한을 부여한 결과 인정한 만큼 돌아온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하였다.

가령 1 년 중 횟수에 관계없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업무추진비에서 회식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해주기도 하였으며, 예산 미반영 사업이 필요할 경우 어렵더라도 도와주겠다고 하였다.

이러한 소통 결과의 한 예로 기능직 주무관이 기숙사 2동, 체육관, 식당, 시청각실, 24개 교실, 32개의 특별실, 화장실 등의 수선, 인쇄, 전구 교체 등을 서둘러 해주기도 하였다.

6. 비정규직과의 소통(84명 중 27명, 32%)

비정규직원들을 보면 먼저 인사하고 감사의 마음을 표하도록 하였다. 특히 연세가 많은 분에게 관심을 갖고 말을 경청하였다. 1년에 4회 정도 식사를 대접하고 노고를 격려하였으며, 애로사항을 듣고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또한 기숙사 부장과 전담 사감 간에 소통의 극대화를 이룬 결과 학교폭력, 성폭력 등의 큰 사고를 예방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한편 교감 선생님과 학년부장은 담임을 맡은 기간제교사를 격려하고 더욱 관심을 갖도록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