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훈의 교육세상] 김상곤표 교육개혁과 국가체제
[이공훈의 교육세상] 김상곤표 교육개혁과 국가체제
  • 인터넷뉴스팀
  • 승인 2017.06.20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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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지난 6월 12일에 부총리겸 교육부 장관 후보로 추천되었지만 청문회를 통과할지는 지금 시점(06. 19)에서 확실치 않다. 논문표절 등이 문제 되고 있다. 나는 소위 김상곤표 교육개혁안이라 불리는 정책안이 반은 괜찮고 반은 못마땅하다.

그의 개혁안은 중등교육의 평등화를 기조로 하고 그 위에 자사고와 특목고를 폐지하겠다는 것으로 필자는 찬성한다. 자사고와 특목고가 생길 당시에 그런 학교들이 입시명문이 될 것을 예측 못 한 사람은 없다.

그렇지만 학교선택권과 경쟁추구 논리와 권력 앞에 반론은 힘을 쓰지 못했다. 미성인인 아이들에게 학교선택권과 경쟁원리 적용을 신중한 고려도 없이 하다니, 가만두어도 성인이 되어 원 없이 경쟁 속에 살게 될 것을.

결과적으로 우리교육의 몇 안 되는 성공사례로 꼽히는 평준화 정책이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이제라도 복원이 되었으면 한다. 평준화 정책이 도입 당시에 얼마나 아이들의 숨통을 틔워줬는지를 여기에서 얘기할 건 없다. 그 외에도 김상곤표에서 평등주의에 입각한 무상교육, 무상급식 등 초중등교육 정책에 대해 인정할 만한 것들이 많다.

그렇지만 이런 평등주의를 고등교육까지 확대·적용하는 것은 곤란하다. 고등교육은 수월성과 자유경쟁과 적자생존과 시장의 논리가 가감없이 적용되어야 한다. 이 또한 긴 설명이 필요없지만 간단히 말해 대학은 성인사회이고 그런 사회의 최고의 원리는 자기선택과 그 선택에 대한 자기책임이기 때문이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은 경쟁의 어느 일방이 갑이라고 해서 억제하거나 을이라고 해서 부양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 자체를 보호하는 것이다. 대학의 발전을 위해 재원을 조달한다거나 대학 간의 네트워크를 구성한다거나 사립형 대학을 공영형 대학으로 유도하는 것은 모두 자유시장 경쟁 원리에 반하는 것이다.

고등교육은 고급지식이라는 용역을 공급하는 자와 그것을 필요로 하는 자가 대등한 입장에서 계약을 맺고 그 내용을 이행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 어느 구석에 국가가 개입할 여지가 있는가.

필자는 아이가 태어나서 18세에 성인이 될 때까지 최선의 노력으로 보육과 교육을 해 그가 한평생 국가에 대해 고마움을 느끼며 살아가게 하는 것이 국가의 존재 이유라고 본다. 교육에 관한 한 그렇게 하는 것이 옳고 그 이상은 아니다.

고등교육에 국가가 개입하거나 직접 운영하는 것은 성인들의 자기책임원리에 반하는 것이다. 만일 국가가 제공한 고등교육을 받고 한평생 산 사람이 자기인생을 후회한다면 국가는 그를 책임질 것인가. 국가는 그처럼 한 개인에 대해 깊이 개입할 수 있는가.

어떤 국가들, 예컨대 유럽의 국가들은 현재 고등교육을 책임지고 있다. 쉽게 말해 고등교육비를 국가가 조달한다. 따라서 외형상 그들 나라는 교육에 관한 한 무한책임에 가깝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이상적 모델을 유럽형 대학제도에서 찾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그런 나라들은 대학생 수를 조절함으로써 고등교육의 보편주의를 거부한다.

고교졸업시험을 대학교육 이수자격시험과 동일시한다. 그 시험에서 일정 점수 이상을 취득 못 하면 고등교육이수기회를 박탈한다. 용납할 수 있는가. 국가가 그처럼 개인의 삶에 개입할 수 있는가.

잘 알다시피 그런 나라들은 근대국가를 국민국가로 시작했다. 다시 말해 개인보다 국가를 우위에 두고 국가를 조직했다. 고등교육도 개인의 삶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국가 간의 경쟁에서 살아남는 데에 초점을 맞추었다. 고등교육의 목적이 국가에서 필요한 인재를 공급받는 데 있다고 교육법에 적시했다.

한편, 국가가 지나치게 개인의 삶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나라는 근대국가를 시민국가에서 시작했다. 그런 나라는 고급인력을 직접 양성하지 않고 시장에서 구했다. 이유는 국가의 발전은 물론이고 개인의 삶도 그게 나을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고등교육에 대한 두 가지 관점이 그야말로 무질서하게 뒤섞여있다. 국립대학체제와 사립대학체제가 같은 영역안에서 이전투구하고 있다. 김상곤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어찌 보면 이해도 부족해 보인다.

초중등교육에 대한 국가책임확장이라는 바람직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고등교육에 대한 보편주의 거부와 개인의 삶에 대한 지나친 개입으로 결국 표류할 것으로 본다. 왜냐하면 국가권력에 대한 경계심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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