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의 한국인 양성

<대원외국어고 전경>

대원외고는 1984년 대한민국 1호 외국어고등학교로 개교했다. 설립자인 이원희 박사는 자원이 부족한 대한민국은 교육으로 인재양성을 해야 나라가 발전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이러한 설립자의 의지를 반영해 교육과정을 만들고 발전시킨 결과, 2007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에서 세계 랭킹 13위로 선정되었고, 2008년에는 미국 뉴욕타임즈(The New York Times)에 기자가 직접 방문해 취재한 특집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이렇게 세계적으로도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는 대원외고의 교육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취재 지성배 기자

지혜로운 사람, 어진 사람, 용기있는 사람

대원외고는 ‘세계로 뻗는 품격 높은 한국인 양성’을 목표로 1984년 개교하여 국내 최초의 외국어고등학교 탄생을 알렸다. 설립자인 이원희 박사는 당시 언론에 종사하면서 다양한 사회 문제를 직접 마주하게 되었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원이 부족한 대한민국은 교육으로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믿었다.

글로벌 리더를 양성하기 위해선 중고등학교에서부터 체계적인 외국어 교육이 전제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문제의식도 외국어고등학교 설립의 동력으로 작용하였다.

<대원외국어고 설립자 이원희 박사>

학교는 ‘지인용(知人勇)’을 건학이념으로 삼고 있다. ‘지인용’은 《논어(論語)》의 ‘자한(子罕)’편에 나오는 것으로 ‘지혜로운 사람은 흔들리지 않고(知者不惑), 어진 사람은 근심하지 않으며(仁者不憂), 용기 있는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勇者不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학교는 이런 건학이념을 바탕으로 창의와 실력의 지성인(知), 사랑과 배려의 인격인(人), 열정과 헌신의 행동인(勇)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유순종 교장은 지인용 중에서도 ‘인’을 가장 중시한다고 말했다. 상대를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을 양성하는 것이 이 시대에 필요한 교육기관의 역할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건학이념을 실현하는 프로그램

대원외고는 ‘지인용’의 건학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무학년제 대원아카데미’와 ‘원서강독’, ‘토론수업’, ‘영어봉사캠프’ 등을 대표적으로 운영한다.

무학년제 대원아카데미

대원아카데미는 교육과정 내에 편성하기 어려운 과목이나 분야를 방과후학교 시간에 개설하는 프로그램이다. 한 반에 15명 내외로 구성하고 무학년제로 운영되며 교사의 일방적인 지식 전수보다는 학생활동 중심의 교육으로 학생들이 스스로 탐구하여 지식을 완성하는 힘을 키워주고자 한다.

‘지리, 시공간을 넘나드는 통섭을 만나다’, ‘대한민국 민주 정치 발전사’ 등과 같이 학교 교육과정에 없는 분야를 공부하길 원하는 학생을 위한 강좌와, ‘토론으로 배우는 한국사’, ‘행운과 확률 사이’, ‘빛의 물리학과 산화, 환원 반응의 고찰’ 등 심화학습을 위한 강좌 그리고 ‘성격심리학-현대 정신분석 중심으로’, ‘한문과 우리 옛글로 온고지신하기’, ‘단편소설 창작 실습’ 등 고등학교에서는 다루기 어려운 강좌가 운영되고 있다.

또한 ‘스포츠 속의 인문·사회·자연과학적 탐구’, ‘재미있는 노래와 동화를 통해 의사소통 능력 배로 키우기’ 등 예체능 관련 분야와 영어로만 진행하는 ‘영시 창작’, ‘수사(修辭)와 설득’, ‘클래식 음악의 역사’ 등 다양한 강좌도 개설돼 있다. 유 교장은 대입에서 학교생활 기록부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학생 개인의 특성이 잘 드러난 차별성 있는 학생부 작성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인문학적 소양을 개발하는 원서강독

학교는 학생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개발하기 위해 원서강독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입시 위주의 단편적인 지문이 아닌 원서 한 권을 한 학기 동안 연속적으로 공부함으로써 인문학적 소양을 개발하고 고전 문학에 대한 자신만의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한다.

강의 위주의 하향식 수업이 아닌 조별 토론과 발표 위주로 수업을 진행해 학생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다른 분야와의 융합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원서의 주제를 확대·발전해 적용하기도 한다. 또 수업의 커리큘럼과 교재를 교사가 직접 기획하고 제작해 학생들의 필요와 수준에 맞는 수업이 가능하다.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토론수업

토론수업도 빼놓을 수 없다. 토론수업은 학생들의 의사소통 기술과 분석적, 비판적 사고력을 함양하고 체계적, 종합적 사고력을 증진하는 데 도움을 준다.

교사는 정치, 사회, 문화, 과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논제를 제시하여 학생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는 사회 각 분야에 깊이 있는 배경지식을 쌓는 데 도움이 된다.

토론수업은 교차조사식(Cross Examination Debate Association, CEDA) 형식으로 3~4인이 한 조를 형성해 토론 리그전을 벌인다. 모든 학급 구성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토론조, 진행조, 심사위원조, 배심원조로 나눈다. 유 교장은 “토론 수업은 민주시민과 지도자의 중요한 자질 중 하나인 토론 능력을 배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눔 정신을 실천하는 우리나눔영어봉사캠프

학생들의 나눔 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우리나눔영어봉사캠프’ 또한 대원외고의 자랑거리이다. 캠프는 학교가 있는 광진구 지역의 중학생 중 교육소외계층을 선정해 진행한다. 1학기 5~6월 중 토요일과 하계 방학 2주간 진행하는 캠프는 2학년 학생들을 중심으로 멘토-멘티 제도를 도입했다.

4명이 소그룹을 이뤄 사교육 기회가 적은 지역 중학생에게 양질의 공교육을 제공하며 학생들에게 주 5일제 수업과 연계한 의미있는 토요일 프로그램으로 인기가 높다. 나눔 활동을 통해 봉사의 참된 의미와 가치를 깨닫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 의식을 함양한다.

또래집단의 수업과 멘토링을 통해 연대의식과 책임감을 향상한다. 이밖에도 인문학 특강, 해외유학준비를 위한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GLP), 외국어 학당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유순종 교장>

설립취지에 맞는 학교 운영

“외국어고등학교의 취지와 목적에 맞는 시스템과 올바른 인성교육을 강화하려 합니다.”

유 교장은 외고 설립취지에 맞게 외국어 교육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학교를 졸업한 학생은 어느분야에 종사하든 영어를 포함한 2개 언어에 능통한 세계 속의 당당한 한국인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다.

또한 학교에는 20명의 외국유학생이 재학하고 있는데 3년 내에 60명 정도로 확대하고, 해외 자매학교와의 학생교류도 더욱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유 교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감사할 줄 아는 인간성 교육, 관계 지향적 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교육으로 세계 곳곳에서 대원인이 활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