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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학교 다양화 300, 그 허와 실
월간교육 | 승인 2017.08.03 05:00

글. 최준렬 공주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한국대학평가원장

Ⅰ. 서언

학교 다양화 300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학교만족 두 배, 사교육비 절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추진한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와 맥을 같이한다. 학교 다양화 정책은 1974년 고교 평준화 정책이 도입된 이래 지속해서 추진되어온 정책으로, 고등학교 입시 과열을 막기 위해 고등학교를 평준화하고 추첨으로 강제 배분하던 고등학교의 유형을 다양화하여 학생들에게 선택권을 부여하도록 하였다.

학생들에게 선택권을 부여하는 고교 다양화 정책은 고교평준화 정책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를 안고 있어서 이 틀을 깨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제도를 마련했다. 초기에는 예술 분야, 중기에는 과학 분야, 후기에는 외국어, 국제 분야 고등학교를 만들도록 하였다. 이런 정책의 기조에 따라 1994년에 예술고등학교, 1983년에 과학고등학교, 1992년에 외국어고등학교, 1998년에 국제고등학교가 설립되었다(김성열, 김훈호, 2015).

예술, 과학, 외국어 분야를 중심으로 허용하던 고교 다양화 정책이 일반고에까지 확대되어 2002년에는 민족사관고, 광양제철고, 포항제철고가 자립형 사립고로 선정되어 시범학교로 운영되었으며, 2003년에는 해운대고, 현대청운고, 상산고가 추가되었다.

이렇게 추진되어온 학교 다양화 정책은 이명박 대통령의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로 인해 큰 변화를 맞게 되었다.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의 주요 내용은 기숙형 고등학교 150개 교, 자율형 사립고등학교 100개 교, 마이스터고 50개 교를 허가하여 학생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정책이다.

기숙형 고등학교는 그동안 농산어촌을 중심으로 추진된 농산어촌 우수고의 사업을 도시까지 확대하여 기숙사 없이 생활하는 고등학교의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정책이고, 자율형 사립고등학교는 자립형으로 운영되는 사립학교의 자율권을 확대하고 자율형 사립학교에 지원되는 경비를 절약하여 타 고등학교의 여건을 개선하겠다는 정책이다.

마이스터고등학교는 전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부분 대학에 진학하는 풍토를 개선하여 산업현장에 필요로 하는 장인을 육성하여 취업하게 하고 대학 진학은 취업 후에 하도록 하는 정책이다.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는 학생에게 선택권을 부여하고,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장인을 육성하며, 농산어촌의 열악한 교육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된 정책으로 사회와 국민의 교육적 욕구를 충족시켜 준 요인도 있으나,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거나, 고교다양화 정책으로 인해 일반 고등학교를 황폐화했다는 문제를 일으키기도했다.

학교 다양화 정책은 대단히 많다. 일반계 중심의 다양화, 특목고 중심의 다양화, 특성화고 중심의 다양화, 자율고 중심의 다양화, 프로그램 중심의 다양화 등 많은 영역에서 다양화가 추진되었는데 본 고에서는 300에 맞추어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된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학교 다양화 정책의 허와 실을 검토하고자 한다.

Ⅱ.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

기숙형 고등학교의 허와 실

기숙형 고등학교는 고등학교에 기숙사를 설립하여 운영하는 학교이다. 기숙사만의 의미로 보면 많은 고등학교가 기숙사를 갖고 있으므로 기숙형 고등학교가 될 수 있다.그런데 기숙형 고등학교의 출발점을 보면 일반 기숙사가 있는 학교와 다르다.

기숙형 고등학교는 농산어촌 우수고에 바탕을 두고 있다. 농산어촌 지역을 보면 인구의 도시 집중으로 인해 학생 수도 적고 다니는 학생들의 학업의욕도 낮다. 그래서 여건만 되면 학생들이 도시로 진학하려고 한다. 이런 도시 집중 현상은 농촌 학교와 지역사회를 황폐화해 떠나는 농촌이 되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떠나는 농촌, 황폐해진 농촌을 재건하기 위해서는 농촌지역의 고등학교를 살릴 필요가 절실하였다. 정부는 농촌지역 고등학교를 살리기 위해 2004년부터 농산어촌 우수고 사업을 추진하였다. 우수고 선정은 2004년에 7개 교, 2005년에 7개 교, 2006년에 30개 교, 2007년에 42개 교로 총 86개 교가 선정·지원되었다. 선정된 학교에 지원한 금액은 국비 8억 원, 지방비 8억 원 등 총16억 원이다(임연기 외, 2007).

지원받은 학교에서는 농촌지역 학생들의 통학문제와 학습지도, 인성지도를 위해 기숙사를 건립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농촌지역의 여건상 학원교육을 받기 어렵고, 가정의 부모지도를 받기도 쉽지 않다. 방과후 지도가 이루어지지 않아 학습지도, 생활지도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숙사를 짓고 기숙사에서 학습지도, 인성지도 등 총괄적인 지도를 하도록 권장하였다. 농산어촌 우수고 정책은 학생들의 학습력을 향상하고 생활지도 등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농산어촌 학교의 선도 모델로 선호하게되었으며 학생들의 이촌향도 현상을 완화하는 성과를 가져왔다(임연기 외, 2007).

이명박 전 대통령은 우수고 선도 모델의 성과를 확장하기 위해 군 지역에 한정되어 있던 우수고 모델을시 지역까지, 학교 수도 150개 교까지 확대하였고, 지원규모도 16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증액하였다. 시 지역까지 확장한 것은 그동안 군 지역만이 우수고 대상이었는데 도농복합인 시 지역도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들 지역까지 확대하였다.

이렇게 하여 선정된 기숙형 학교는2008년 공립고 82개 교, 2009년에 공립 47개 교 사립 21개 교 등 총 150개 교가 선정되었으며 2016년 현재 149개 교1)가 기숙형 고등학교로 운영되고 있다.

1) 전라남도 현경고등학교가 폐교되어 149개 교 운영되고 있음

<표 1. 2008년과 2009년 시도별 기숙형 고교 현황>

기숙형고등학교로 선정된 후 기숙사 건립에 많은 재원을 지원해 주었지만 그 외 지원은 많지 않았다. 개인의 가정 형편에 따라 기숙사비를 지원해 주는 정도의 재정지원이었지만 농산어촌 지역의 교육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크게 기여하였다.

고등학교 생활이 학교 중심으로 이루어져 또래 중심의 동아리 활동,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자율적 교육활동, 기숙사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인성지도 등 다양한 활동을 촉진함으로써 지역의 교육력을 증대시키고 떠나지 않는 농촌학교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하였다.

아쉬운 점은 정책공약으로 제시한 150개 교에 한정하여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의 여건 변화나 새로운 수요가 발생하였을 때 정책을 평가하고 지속해서 지원하는 노력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 아쉽다.

자율형 사립고의 허와 실

자율형 사립고는 고교체제의 다양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입안된 학교의 유형이다. 1974년 고교평준화가 시행된 이래 자녀의 우수학교 진학에 대한 부모의 열망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런 열망을 수용하고 고교평준화의 틀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예술계, 체육계, 과학계, 외국어계, 국제계 중심으로 학교선택권을 부여하였으며, 마침내는 사립학교의 자율권을 보장하기 위해 일반고까지 확대하였다.

자율형 사립고 방안은 김영삼 정부의 5·31 교육개혁에서 자립형 사학의 형태로 제안되었고, 여러 차례의 정책연구와 논의를 거쳐 2002년에 민족사관고, 광양제철고, 포항제철고가, 2003년에는 해운대고, 현대청운고, 상산고가 자립형 사립고등학교로 시범 지정되어 운영되었다.

자립형 사립고등학교는 사립고등학교로써 재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학교가 국가의 지정을 받아 정부의 지원 없이 학생을 선발하여 학교의 교육과정을 일정 부분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학교이다.

정부의 재정 지원이 없으므로 학생들이 등록금을 부담하되 일반 학교의 3배 범위에서 학비를 부담하도록 하였다. 이렇게 선정된 학교는 학생 선발권이 있어서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여 교육할 수 있고 우수한 대학진학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자립형 사립고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자 이명박 정부에서는 ‘고교다양화 300’ 프로젝트에서 자립형 사립고를 포함하는 자율형 사립고를 100개 교까지 확대하겠다고 공약하였고,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였다.

자율형 사립고는 2009년에 25개 교, 2010년에 26개 교, 2012년에 2개 교, 2014년에 1개 교가 지정되었고 실제 운영되는 학교는 2010년에 26개 교, 2011년에 51개 교, 2012년에 50개 교, 2013~15년에 49개 교, 2016년 46개 교이다. 총 54개 교가 지정되었는데 8개 교가 지정을 취소하여 현재 46개 교가 운영되고 있고(교육부, 2016) 2017년에는 울산 성신고가 지정 취소(경향신문, 2017)를 신청하였다.

<표 2. 2016학년도 시도별 자율형 사립고 운영 현황>

자율형 사립고는 공약에서 제시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였을뿐더러 무리하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여건이 조성되지 않는 학교까지 참여하도록 하여 취소하는 학교가 9개 교에 이르고 있다. 공약에 제시된 자율형 사립고 100개 교는 과도하게 높은 목표이며, 운영되는 학교도 서울에 편중되어 있다. 세종시, 경남, 제주는 자율형 사립고가 없다.

자율형 사립고는 우수교육을 바라는 교육적 열망과 정부의 과도한 추진력이 만들어 놓은 유형의 학교이다. 추진하는 과정에서 공약에 제시된 100개 교를 달성하기 위해 자립형 사립고등학교보다 기준을 낮추고, 부교육감을 동원해 신청을 강요하는 등 부작용이 많았다.

교육부 주도의 강력한 정책집행은 운영 과정에서 많은 부작용을 유발해 학생 충원이 어려워 자율형 사립학교 운영을 취소하는 사례가 9개 교나 되었으며, 자율형 사립고 중심의 인재 선발은 일반계 고등학교 운영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하였다.

자율형 사립고등학교에서 인재를 선발해 가니 나머지 일반고들은 정상적인 교육을 하기 어려운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였다.

인재를 육성하고, 학생에게 선택권을 보장해 주는 일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고, 다른 고등학교 교육에 폐해를 주는 정책은 심각하게 고민을 해야 할 일이다.

또한 선정된 공약을 달성하기 위해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하는 일은 더더욱 문제이다. 자율형 사립고등학교는 공약에 매여 교육의 본질을 흐리게 하고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하여 본래의 목적이 와해된 정책이라 할 수 있다.

마이스터고의 허와 실

마이스터고등학교는 ‘전문적인 직업교육의 발전을 위하여 산업계의 수요에 직접 연계된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을 목적으로 하는 고등학교’이다. 산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육성하는 특수목적고등학교로 수업료, 입학금, 학교운영지원비가 면제되며, 기숙사 생활을 하도록 하는 학교이다. 학교 졸업 후 대학에 바로 진학하지 못하며 기업체에서 36개월 재직하면 특성화고졸재직자 특별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2015년 현재 44개 학교에서 1만 8,610명이 재학하고 있다. 졸업 후 취업률도 높아 2015년 취업률이 90.4%이다. 2013년 취업률 90.3%, 2014년 취업률 91.6%로 완전 취업에 가깝다. 취업의 내용도 대기업 38.5%, 중소기업 46.1%, 공공기관 15.4%이다(2014년 기준). 학비를 지원하고, 우수한 교육을 제공하며, 취업률이 높고, 취업의 질적 수준도 우수해서 마이스터고는 경쟁률도 높다.

마이스터고등학교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교육청에서는 다양한 마이스터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0년도에 21개 교로 시작한 마이스터고가 2015년에 44개 교로 확대되었으며 2017년에는 47개 교가 마이스터고로 전환하여 학생을 모집하고 있다. 산업의 수요에 맞추고 학생들의 요구에 부응하여 다양하게 학교 유형을 만들어 가고 있으며 꾸준히 학교가 늘어나고 있다.

2017년 현재 마이스터고등학교의 지정분야를 보면 기계, 뉴미디어, 모바일, 바이오산업, 반도체장비, 에너지, 의료기기, 자동차, 전자, 조선, 철강, 항공, 항만물류, 해양, 로봇, 친환경축산, 석유화학, 어업 및 수산물가공, 말 산업, 해외건설 플랜트, 조선해양 플랜트, 소프트웨어, 식품, 농생명자원 생산․가공, 도시형 첨단농업, 나노융합 등 26개 분야이다. 그동안 분류했던 공업, 농업, 상업, 수산해양 등과 다른 세분화된 분야이다.

학교가 수행해야 할 역할, 육성해야 할 인재상 등을 생각해 본다면 예비 명장을 육성하는 과정에서 다양하고 구체적으로 지정하는 것이 더 분명하게 목표를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마이스터고등학교가 정착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예비 명장들이 취업한 후에 자기계발을 하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대학진학에 어려움이 없도록 배려하여 이들이 자신감을 갖고 생활하도록 기반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이럴 때 국가 사회에서 필요한 명장을 육성할 수 있을 것이다.

Ⅲ. 결어

학교 다양화 300, 허와 실을 ‘고교다양화 300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학교 다양화는 국민의 선택권, 교육의 다양성, 교육의 수월성, 사회의 수요 등과 맞물려 있는 사회적으로 민감한 정책이다.

선택권을 보장하고 수월성을 강조하면 평등성이 약해진다. 자율형 사립고등학교를 확대하여 선택권을 늘리면 일반고등학교에서는 우수한 학생들과 더불어 생활하고 학습할 기회가 줄어들어 평등성이 약화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특수목적고등학교, 자율형 사립고등학교 확대로 일반고등학교가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기 힘들어 일반고등학교 경영에 어려움을 주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반면에 평등성만을 강조할 경우에는 다양성, 수월성이 축소되는 문제가 제기된다.

국가발전과 개인발전을 위해서는 좋은 교육, 우수한 교육, 다양한 교육이 필요하다. 자신의 능력에 맞게 선택해서 교육을 받을 수 있을 때 인재가 육성되고, 국가발전의 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

항시 교육정책은 수월성과 평등성 간의 조화이다. 때로는 수월성이, 때로는 평등성이 강조되며 이들이 조화를 이룰 때 갈등 없는 국가발전이 이루어진다. 괘종시계의 추처럼 수월성과 평등성, 다양성과 선택권 등이 오고 가며 조화를 이룰때 교육의 문제를 보다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수월성과 평등성이 오고 가며 조화를 이룰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교육의 장기성, 백년지대계이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다른 정책을 일시에 폐지하고 내 정책을 강요하는 일은 교육에서 가장 위험한 요소이다.

교육은 어떤 경우에도 역사적 배경이 있고 발전되어 온 과정이 있다. 나와 다른 정책을 일시에 폐지하고 내 정책을 강요할 경우 내 정책은 성공하기 힘들다. 외국어고와 자율형 사립고를 폐지하겠다는 정책이 이와 같다.

문제를 파악하고, 숫자를 조정하고, 정책을 수정하는 일은 필요하지만 일시적으로 폐지를 주장하는 정책은 또 다른 문제를 일으켜 교육을 혼란에 빠지게 한다.

교육 다양화 사업으로 기숙형 고등학교, 자율형 사립고등학교, 마이스터고등학교 등이 나름대로 임무를 수행하였다. 자율형 사립고등학교를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문제를 일으키고 본질을 흐리게 한 것이 이 제도를 폐기하도록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문제를 철저히 분석하고 이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하는 것이 상책이다. 폐지가 능사는 아니다.

 

이 글은 최준렬 공주대학교 교육학과 교수가 월간교육 8월호에 기고한 글을 재게시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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