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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 소식] 교사에게 인성교육이란 무엇인가?경기도율곡교육연수원 '행복한 삶을 위한 실천중심 인성교육 직무연수'
월간교육 | 승인 2017.08.03 11:28
<우수진 풍덕고등학교 교사가 지난 6월 30일 경기도율곡교육연수원에서 개최한 '행복한 삶은 위한 실천중심 인성교육 직무연수'에 참여서 '교사에게 인성교육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경기도율곡교육연수원>

경기도율곡교육연수원(원장 성기선)에서는 지난 6월 30일부터 7월 1일까지 유·초·중·고교 교사를 대상으로 ‘행복한 삶을 위한 실천중심 인성교육 직무연수’를 실시했다. 이번 연수에서는 학교급별 150여 명의 교사가 참여해 인성교육 실천 사례를 함께 나눔으로써 학생 생애단계별 인성교육 연계 방안을 모색했다.

본지는 이 연수에서 우수진 풍덕고등학교 교사가 발표한 ‘교사에게 인성교육이란 무엇인가?’를 소개한다.

Ⅰ. 인성교육에 눈을 뜨다

“선생님! 저 정말 죽고 싶어요. 요즘 밤늦게 학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어떻게 죽을지 생각하고 있어요. 가끔은 2, 3층 건물에서 뛰어내리는 연습도 하고 있어요!”

2016년 경기도에서 실시하는 정서·행동특성검사 결과 내가 담임을 맡은 고등학교 1학년 반에서 고위험군으로 나온 한 아이와의 심층 상담을 통해 듣게 된 말이다. 그 아이는 평소 말이 없고 조용한 성격으로, 같은 반 아이들과의 교류가 많지 않아 거의 혼자 지냈다. 학업성적도 좋지 않아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있어 자신감을 많이 상실한 상태였다.

나는 교직경력 18년째로 수많은 아이를 만났지만, 이처럼 구체적으로 자살에 관해 설명하는 아이는 처음이었다. 담임으로서 그 아이와 함께 ‘1년 동안 아무 일 없이 잘 지낼 수 있을까?’, ‘이 아이가 잘못되면 어떡하지?’ 하는 부담감과 의무감이 밀려왔다. 한편으로는 ‘자신이 힘들다는 것을 누군가에게 이야기 하고 싶었구나’ 하는 생각에 안쓰럽기도 했고, 나를 믿고 이야기 해준 것에 고맙기도 했다.

나는 학급 담임으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우선 상담선생님께 의뢰하여 면담을 하고, 부모님과 자주 연락해 만나면서 아이의 상황을 설명하며 가정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줄 것을 요청했다.

워낙 조용한 아이라서 겉으로는 문제가 크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아이의 마음속에는 ‘자신은 할 수 없다’라는 좌절감이 팽배해 있어 사소한 말에도 크게 상처받는 상태였다.

학급담임으로서 따뜻하게 인사해주고, 격려해주고 지지해주려고 노력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아이의 깊은 곳에 있는 좌절감을 치유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단련하여 회복할 힘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나에게 찾아온 우연한 기회

나는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공부하며 나 자신과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으로 가슴 뛰는 설렘과 열정을 품었던 때도 있었지만, 실제 학교 현장에서의 나는 아이들 대학 진학 결과에 연연하며 능력을 인정받으려 노력하고 있었다. 또한, 학급담임이자 수학교사로서 매일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 교사로서 보람도 찾지 못한 채 나 자신을 돌볼 시간도 없이 지쳐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15년 경기도에 근무하는 수석선생님들의 나눔 기부 연수에 참여하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서울대학교에서 진행한 행복연수(기초, 심화, 행복대학)를 시작으로 평소 듣고 싶었던 다양한 연수 등을 찾아다니며 참석했다.

특히, 서울대학교에서 받은 행복연수와 최송일, 임세은 선생님의 디자인씽킹 강의는 오랫동안 나의 마음을 울린 강의로 기억에 남았다. 이를 통해 ‘교사로서의 나의 삶’과 ‘나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 인성과 관련한 강의를 하고자 하는 새로운 나의 꿈도 발견했다.

일상에 지친 나에게 다양한 인문학 강의와 인성연수는 나를 다독여주는 시간이었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며 참여하니 마음이 행복해지는 것을 느꼈다. 나 자신이 행복해지자 아이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고, ‘교과 지식을 잘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에서 조금은 벗어나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개개인의 마음을 살피고자 하는 여유도 생겼다.

처음은 무엇이든 어렵다

이때가 나에게는 교사로서 큰 전환점이 되는 시기였다.

학기 초 우울감을 호소하며 자살을 하겠다는 아이를 만나고, 학급 단톡방에서 혼자 소외되어 왕따를 경험하고 있는 아이와 대화를 하고, 튀는 행동으로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에게 버림받고 점심 먹을 친구가 없어 두 달 가까이 점심을 거르고 있는 아이와 점심을 먹으며, 학급 담임교사인 나의 개입만으로는 아이들을 변화시키고 성장시키는 데 한계가 있음을 깨달았다.

아이들을 불러 놓고 상담하며 훈육을 하고 부탁도 하였지만, 서로 간에 형성된 분위기는 쉽게 바꿀 수 없었다.

그래서 ‘아이들이 학급 내에서 즐겁게 생활하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수 없을까?’를 고민하게 되었다. 서로 다름의 차이를 인정하고 각자의 소중함을 알고 협력하고 격려하는 학급 공동체를 만들고 싶었다.

다양한 연수 등을 찾아다니며 배운 내용과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을 읽으며 아이디어가 될 만한 내용을 발췌하여,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될만한 자료를 만들어 실천하기 시작했다.

1년 동안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하여 학급 특색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고, 수학 수업시간에는 강의식 수업을 벗어나 모둠 수업을 진행하였다. 그동안 학급에서 또는 수업에서 늘 아이들을 만나면서 생활지도도 하고 상담도 많이 하였지만, 아이들에게 입시가 아닌 행복한 학급, 행복한 수업을 목적으로 활동하고 적용하는 것은 처음이라 어색하고 쑥스러웠다.

나에게는 이런 활동이 큰 도전이었다. ‘과연 내가 잘하고 있는지’, ‘입시가 코앞인 아이들의 공부할 시간을 빼앗는 것은 아닌지’, ‘이런 활동이 아이들의 입시에 불필요한 것은 아닌지?’라는 생각과 고민도 했다.

아이들에게서 ‘귀찮다’라는 말을 들을 때도 있었고, 너무 많은 활동이 ‘부담스럽다’는 말을 들을 때도 있었다. 그럴 때는 나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나를 다독여주고 힘을 낼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것은 다름 아닌 내 곁에서 나와 함께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우수진 교사가 동료교사들과 함께 영화 <어바웃타임>을 관람하고 시간의 소중함을 생각하며 만든 교육 자료. 사진=우수진 교사>

Ⅱ. 함께 하는 그들이 있어 힘이 된다

나를 깨운 한 마디

모둠 수업을 진행하며 계속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한 선배 선생님께서 나에게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

“고민하지 말고, 아이들에게 물어보세요. 아이들의 요구와 필요를 알아보고 시도해보면 당위성을 얻게 되니 훨씬 마음 편하게 수업을 진행할 수 있을 거예요.”

선배 선생님의 조언을 토대로 아이들이 자유롭게 대답할 수 있는 설문지를 만들고, 아이들에게 의견을 물어가며 상황에 맞게 수업 방법을 바꿨다.

다수의 의견에 묻힌 소수 아이의 의견을 선생님이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존중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소수 의견을 수렴하여 적용하였다. 또한, 소수 의견을 채택하지 못함에 대해 선생님으로서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는 것도 이야기해주었다.

아이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며 수업을 만들어 가니 처음보다 훨씬 마음이 편해졌고, 아이들과 가까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거창한 활동은 아니지만, 서로 마음을 열고 대화를 나누며 서로를 이해하다 보니 아이들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고 수업시간이 재미있어졌다.

또한, 혼자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기에 부담감과 책임감도 줄어 수업이 편하게 느껴졌다. 강의식 수업을 할 때보다 훨씬 재미있어지고, 아이들이 선생님에 대해 호감을 느끼게 되면서 나의 학교생활도 이전보다 즐거웠다.

‘주고 싶은 것’과 ‘원하는 것’의 차이

학급특색활동을 계획할 때도, 처음에는 내가 주체가 되어 프로그램을 만들고 계획하며 자료를 만들었다. 여러 자료를 뒤적이며 ‘더 좋은 자료는 없을까?’, ‘의미 있는 활동은 무엇이 있을까?’를 고민하며 프로그램 자료를 만들었지만, 나의 기대와는 달리 좋지 않은 반응이 나올때도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것’과 ‘아이들이 원하는 것’의 차이가 느껴졌다. 너무 많은 내용을 넣다 보니 아이들이 지루해하기도 하고, 재미를 추구하다 보니 아이들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이 줄어들어 활동 위주의 수업이 된 적도 있었다.

아이들 개인마다 반응도 달랐다. 깊이 있는 사고를 하고 싶은 아이들도 있었고, 재미있는 활동을 하고 싶은 아이들도 있었다. 또한 모둠 수업을 시끌벅적하게 진행하다 보니 다른 반 선생님들에게 눈치가 보였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지지해주고 위로해주며 감사의 인사를 전해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어 힘을 낼 수 있었다. 내가 하는 일에 실수가 있어도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괜찮았다. 교직에서 먼저 그 길을 걸어오신 선배 선생님과 동료 선생님들이 계셨고, 선생님의 애씀과 열정을 알아주는 아이들이 있어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다.

‘함께’의 가치를 깨닫다

교직 경력이 많지 않은 선생님이 관리·감독하기 힘든 아이들을 맡아 학급 경영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을 때, 함께 수업 자료를 공유하고 교실에서 적용해보는 시간을 가지며 서로 좋았던 점, 부족했던 점 등의 의견을 나누면서 위로받기도 하고, 칭찬해주면서 함께 성장할 수 있었다.

함께 의견을 나누니 혼자 생각할 때보다 훨씬 좋은 아이디어가 나왔다. 책을 찾아가며 혼자 고민했던 것보다 시간도 훨씬 단축되었으며 풍부한 자료들도 함께 나눌 수 있어 좋았다.

주변의 동료 선생님 중에서 함께 하고 싶다는 분들도 생겨났다. 먼저 시도해보고 아이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던 활동을 소개하며 구체적인 절차와 방법을 알려주고 적용해 볼 것을 권유도 했고, 함께 새로운 활동 등을 고민하고 만들면서 시도해보는 시간도 가졌다.

학교 업무와 아이들 지도에 바쁜 학교생활에 몸은 지쳐가고 힘들었지만, 같은 생각과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있어 즐거웠다.

‘일단 시도해보자’는 생각으로 도전하는 선생님들을 보며 평소 완벽하지 않으면 시도하지 못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던 나도 생각한 것을 즉각적으로 실천하려는 사람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직접 실행해 보니 머릿속으로만 생각했을 때보다 ‘무엇이 문제인지’, ‘아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나아가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방법 등을 훨씬 수월하게 찾을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좋은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실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좋은 아이디어가 구체적인 실행력과 추진력을 만날 때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것을 체험하는 기회가 되었다.

Ⅲ. 내가 행복해야 한다

내가 바라고 꿈꾸는 인성교육의 의미

얼마 전 퇴근길에 학교 앞에서 책가방을 메고 걸어가는 한 남자아이를 보았다. 나는 그 아이를 큰 소리로 불렀다. 거리가 멀어서인지, 아이는 아무것도 듣지 못했는지 꼿꼿하게 가슴을 펴고 앞만 보고 걸어가고 있었다.

작년에 나에게 자살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 그 아이였다. 항상 의기소침하고, 축 처져있는 어깨로 구부정하게 걷던 아이였는데, 그 아이가 꼿꼿하게 가슴을 펴고 당당하게 걸어가고 있었다. 별로 대수롭지 않은 상황인데, 웬 호들갑이냐고 말할 사람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가슴이 뭉클해지는 순간이었다.

학급담임으로서 1년 동안 꾸준히 반 아이들과 함께 매일 행복일기를 쓰며 인성수업을 진행하였다. 자살로 힘들어하던 아이도, 친구들과의 불화로 슬퍼하던 아이도, 왕따를 당해 고통을 호소하던 아이도 스스로 버텨낼 힘을 조금씩 찾아가는 것이 보였다.

소소한 일상 속에서 행복했던 일을 적고, 친구들과 따뜻한 말을 서로 주고받으며 아이들은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고 있었다. 각자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깨달으면서 다른 사람의 입장을 고려하고 서로 배려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다.

학기 초와는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선생님들에게 “OO반 수업하기 좋아요”, “발표도 잘하고, 적극적이에요”, “아이들로 인해 덩달아 행복해집니다”라는 말도 들었다. 아이들의 긍정적인 변화를 보며, 교사가 된 것에 자부심을 느꼈다. 인성 수업은 나에게 그동안 잊고 있었던 나를 발견하게 해주었고, 아이들과의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을 안겨주었다.

나의 이야기가 다른 선생님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1년 동안 좌충우돌하며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새롭게 도전했던 경험이 현실에 안주하고 있던 나를 채찍질하여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냈으며, 또 다른 목표를 가질 수 있는 꿈을 꾸게 만들어 주었다.

앞에서도 잠깐 이야기했지만, 나의 꿈은 대학원에서 배운 심리학적 요소를 포함한 인성 수업, 행복 수업 등을 진행하고, 이 과정에서 쌓은 경험을 다른 선생님들에게 들려주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이다.

은퇴 후에도 나의 작은 경험을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나누고 싶다. 지금은 걸음마 단계이지만, 천천히 한 걸음씩 나아가보려고 한다. 학교 현장에 있는 여러 선생님과 함께 나의 꿈이 시작된다. 선생님들 각자의 새로운 꿈, 새로운 도전이 지금 이 순간에 시작되길 소망해 본다.

이렇게 나의 작은 경험과 이야기를 선생님들께 들려주는 것도 시도하지 않았다면 결코 할 수 없는 일이 되었을 것이다. 나의 이야기가 아이들의 인성교육을 꿈꾸고 있는 선생님들에게 응원의 메시지가 되길 소망한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교사라는 책임감과 부담감을 조금은 덜어내고, 선생님들 각자 자신이 정말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어떠한 순간에 행복감을 느끼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기를 추천한다. 나 자신이 행복감을 느끼고, 나를 발견할 때 다른 사람의 행복도 챙길 수 있다.

가끔은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던 때로 돌아가 순수한 나를 발견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가슴 뛰는 순간을 기억해보고, 그때의 열정으로 돌아가 꿈을 꾸는 선생님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 글은 우수진 풍덕고등학교 교사가 월간교육 8월호에 기고한 글을 재게시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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