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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공부법] 내가 사랑하는 삶을 사는 방법
월간교육 | 승인 2017.08.29 11:20
<이다예 숙명여대 중어중문학부>

자신을 아는 것

올바른 목표를 설정하는 것만큼 중요한 시작은 없다. 나는 목표를 설정하는 데 있어서 올바름이란 본인의 욕구만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청년들에겐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좋아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기회가 많이 없다는 것을 안다. 대게 학생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어렴풋이는 알고 있지만 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려 하면 3분도 긴 시간일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그게 곧 그 사람의 정체성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좋아하는 것뿐만 아니라 관심 없는 것, 싫어하는 것 또한 그 사람을 표현해주지만 좋아하고 관심 있는 것들만큼 자신을 잘 표현해주지는 못한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원하는지를 고민하는 일은 내 삶의 목표와도 연결되기에 나는 자아를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노력 중 하나로 예술작품을 많이 접했다. 흔히 접하는 영화, 책을 넘어서 전시에 가기도 하고 직접 글을 써보기도 했다. 우리는 영화나 책을 읽고 나서 느낀 점에 대해 기록을 해두는 일을 초등학생 때부터 강압적으로 시도해왔기에 숙제처럼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결과물을 친구들에게 보여주면서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일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또 나의 친구는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알아갈 특별한 기회이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 좋아하는 책이 모이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나를 알아가는 일과 내가 정한 꿈을 이야기하는 일은 항상 즐겁다. 나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때 꿈을 꼭 물어보는 편이다. 그 사람이 추구하는 세상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고, 인생을 살아가며 어떠한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해 가장 빠르게 알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을 독자들을 위해 나의 꿈을 먼저 밝히자면 세상을 가장 낮은 위치에서 바라보며 많은 사람을 존중할 수 있는 그릇을 갖고 싶다.

그중에서도 내가 열정을 갖고 하고 싶은 일은 사람들에게 장애에 대해 알리고,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하여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하는 단체를 만드는 것이다. 직접 교육을 하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 아닌 예술적인 요소들을 활용하여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도록 영감을 주는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하고 싶다.

내가 흥미 있어 하는 것을 위주로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알고 실천하는 것은 습관이 되어 학교 시간표를 짤 때와 시험대비를 할 때도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려 했다.

다른 학생들이 교양과목을 선택할 때에는 흔히들 말하는 ‘꿀강’(수업을 잘 듣지 않아도 시험기간에 공부하면 성적이 잘 나오는 강의)을 많이 선택하는 편인데, 나는 성적이 어떻게 나오든 전혀 걱정하지 않고 내가 알고 싶은 것들을 배울 수 있는 수업을 고른다. 내가 관심이 있어 듣는 수업이라 한눈팔 일이 없으며 수업시간도 매우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그리고 수업이 끝나서도 그 날 배운 내용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집중해서 수업을 들으면 성적이 나쁘게 나오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나 스스로가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기에 성적이 낮아도 기분은 나쁘지 않다. 단적으로 작년 말에는 생물과학에 대한 기초가 전혀 없음에도 정신장애의 원인을 알고 싶어서 ‘뇌와 행동’이라는 수업을 들었다. 한 학기 만에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는 분량이 아니었기에 내가 알고자 하는 부분을 깊게 배우지는 못했지만 관련된 지식을 접했을 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은 되어 뿌듯했다.

나에게 있어 시험공부는 성적을 위해서 하는 공부라기보다는 교수님에 대한 예의라는 의미가 더욱 크다. 한 시간 반이라는 시간이 지나도록 큰 강의실 앞에 줄곧 서서 큰 목소리로 강의를 해주시는 교수님께 감사한 마음에 졸지 않으려 하고, 수업시간에 집중했다는 것을 보여드리는 것이 바로 시험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수업시간에도 교수님께서 하신 말들과 설명을 들으며 내가 따로 더욱 알아보고, 고민해보고 싶은 것들을 적어두며 내가 원하는 것들을 기억한다. 수업에 집중하면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시험에 나올까 노심초사하며 모든 내용을 받아 적고 기억하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마음을 다해 배우고 싶은 것들에 집중하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공부를 실컷 하기 위해 대학에 왔고, 고등학교 때의 내가 그토록 바라던 꿈을 마음껏 이루고 싶다.

우선 해보는 것

내가 원하는 일에 확신을 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몸소 경험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에는 직접 해보지 않는 이상 모르는 일 투성이다. 중학생 시절 나의 장래희망은 사람들에게 친절과 배려를 마음껏 베풀 수 있는 호텔리어였다. 하지만 호텔 아르바이트를 포함한 여러 종류의 서비스직 아르바이트를 경험하고 난 후로 서비스직만은 절대 직업으로는 삼고 싶지 않다는 바람을 갖게 되었다.

분명 머릿속으로 생각했을 때는 나에게 잘 맞고 재미있어 보이는 일이라도 직접 해보면 어디서인가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라 힘들기도 하고 미친 듯이 잘 맞아서 행복하기도 하다. 이러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건 직접 체험을 해봤기 때문이다.

우선 경험을 위해 도전하고 나면 뒤따라 얻어지는 것들이 내 인생에 큰 의미가 될 때가 있다.

<용산복지관에서 통합 그룹 치료를 받는 아이와 공원 산책 나간 날 찍은 사진>

나는 중국에서 학교에 다니다가 사정상 한국 고등학교로 편입하게 되었고, 한국에서는 지역사회에 있는 장애인복지관에 자원봉사활동을 다녔다. 자원봉사를 하며 지적장애를 가진 친구에게 쏟아지는 불쾌한 시선과 말들을 경험하고 나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의 심각성을 느끼게 되었다.

복지관을 다니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할 수 있는 일을 하고자 열정적으로 참여하였다. 그곳에서 장애를 가진 또래 친구들과 함께 사회적응 훈련을 했는데 일상생활을 하며 흔히 들르는 동네의 마트나 공원 등 어딜 가든 낯선 시선을 받았다.

또래와 지내는 경험을 한 당시에 나는 장애인의 사회화가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했다. 더욱이 어린 아이들이 아닌 청소년에게는 거부감을 느껴 자원활동가의 지원이 적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장애 친구들과 프로그램을 하며 내가 보내는 일상생활을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나는 대학진학 후 학교 근처의 복지관으로 활동 영역을 옮겼다. 이곳에서의 활동으로 장애인 당사자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갖게 되었다. 앞서 말했듯 또래의 장애를 가진 친구들과 프로그램을 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 유치원생 정도의 어린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들의 유년시절에 대해 고민해볼 기회가 되었다.

어린 친구들은 주변 사람들의 시선과 말 한마디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알았고, 이에 따라 심리적인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새로운 문제점을 찾게 된 이유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지원한 도전 덕뿐이었으며, 이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경험하는 과정에서얻는 결과물의 바람직한 예라고 생각한다.

프로그램을 하며 내가 느낀 것은 나의 진로에 큰 영향을 미쳤고, 복지와 관련하여 종사하시는 많은 분을 만나 작업치료나 미술치료 등 내가 몰랐던 분야의 이야기를 들으며 진로에 대한 길을 넓힐 수 있었다.

경험으로 얻은 나의 장점과 개선점

대학에 와서 가장 많은 시간을 쏟은 활동은 교환학생들을 도와주는 버디활동이다. 중국어는 자신이 있었지만 영어와 내가 배치받은 홍보부 일은 전혀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어쩌면 평균보다도 부족한 실력이었다.

못하는 것에 도전하는 것 또한 색다른 경험이었는데 내가 기대하고 잘 해낼 것으로 생각했던 활동들보다 더 큰 깨달음과 성장을 얻었다. 영어를 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밀려오는 당혹감을 이겨내고 틀려도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고, 포스터나 홍보영상 제작과관련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내가 사람들이 재미있어하는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인 것을 알았다.

그 외 작업물들을 만들어 내며 생애 처음으로 포토샵이나 프리미어 프로그램에 도전할 수 있었고, 흥미를 느껴 강의까지 들으며 내가 할 수 있는, 잘하는 일들의 영역을 넓힐 수 있었다.

경험을 쌓기 위한 도전에 실패라는 것은 없다. 하지만 항상 행복한 깨달음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소수자의 시선으로 더 낮은 곳에서 세상을 바라보기를 바랐던 나는 평소 너무 장애인의 인권에만 치우친 관심이 있다는 반성을 했다.

그래서 조금 무관심하다고 생각했던 노인복지를 실천하기 위해 독거노인을 찾아가는 목욕봉사를 신청하였다. 예상치 못하게 할머니가 아니라 중증장애를 가진 분과 연결이 되었고, 내가 희망하던 활동이 아니어서 그랬는지 의무감만 남아 활동이 부담스러웠다.

활동 특성상 사람이 자주 바뀌지 않는 게 좋은데 차가 막힌다거나 몸이 아프다는 등의 핑계를 대며 그만두고 싶어했던 내 모습이 나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직도 후회로 남는 활동이다. 그래서 활동을 선택할 때 조금 더 신중하게 알아보고 신청해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는 깨달음을 얻었으며 안일했던 나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나와 닮은 사람과 함께하며 다른 사람을 아는 것

여러 활동을 하면서 내가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매 순간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내가, 그리고 함께하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에 집중하고 느껴지는 것들을 글로 기록했다.

<용산복지관에서 통합 그룹 치료를 받는 아이들에게 대중교통 이용하는 법을 알려주려고 함께 지하철을 이용했다.>

이러한 태도는 나 자신에게도 의욕을 불어넣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관심을 끌게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가시적인 것들에 집중하지 않고 나 자신의 성장을 중시해 선택한 활동들은 나와 비슷한 삶을 사는 사람들을 만나게 해준다.

그들과 잠시나마 깊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사람의 세상을 빌려보며 내 생각도 돌아보게 된다. 그렇게 나의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내게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도 들려주고 관련된 사람들도 소개해준다.

또한 나의 이야기를 주변에 알리며 좋은 기회를 함께 찾아준다. 경험으로 미루어 보아 무엇을 하든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과의 관계에 집중하고 그 관계를 아끼는 것이다.

 

이 글은 이다예 숙명여대 중어중문학부 학생이 월간교육 8월호에 기고한 글을 재게시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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