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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수업 방법] 좋은 수업을 만드는 자양분, 다양한 시도
월간교육 | 승인 2017.09.01 12:38
추승호 선생님이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 ‘미美 스타★ 추 쌤의 씐나는 사회문화’

글 · 추승호 서울미술고등학교 교사

들어가며

몇 해 전 탤런트 차인표 씨가 출연한 SBS의 <힐링캠프>를 시청한 적이 있다. 미국유학을 할 당시 영어도 잘하지 못하고 돈도 없었던 주눅들고 의기소침하였던 차인표 씨를 구원했던 것은 다름 아닌 ‘팔굽혀 펴기’였다고 한다.

팔굽혀 펴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 몸이 좋은 주방장에게 “어떻게 하면 당신 몸처럼 될 수 있냐?”고 물었는데, 주방장은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팔굽혀 펴기 를 하루에 1,500회만 하라”고 하였다는 것이다.

차인표 씨는 주방장의 말을 듣고 50회를 시작으로 100회, 200회로 조금씩 늘려가다 보니 어느 순간 매일 1,500회씩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몸에 근육이 붙고 자신감도 생기자 삶의 변화가 왔으며 유명한 연예인까지 될 수 있었다고 한다.

차인표 씨의 일화는 나의 교육 철학과 비슷한 점이 많다. 내가 생각 하는 교사의 역할은 학생들의 생각이나 마음가짐을 전면적으로 바꾸려고 하기보다는 스스로가 느끼고 깨닫게 하는 것이다.

이는 작은 행동과 습관의 형성으로 학생들이 사고방식을 올바르게 바꾸는 것이 바람직한 교육 효과를 내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에게 감동을 주어 학생 스스로 자신만의 규칙을 정하고 꾸준히 실천하게 한다면 그 학생의 삶은 분명 달라질 것이다.

그리고 차인표 씨에게 주방장 은 잊지 못할 스승이 된 것처럼 학생들에게 그러한 변화를 일으킨 교사 는 그 학생에게 영원히 잊히지 않는 훌륭한 스승이 될 것이다.

위의 사례와 관련하여 참된 수업이란, 수업과 동떨어진 학생들에게 흥미를 갖도록 유도하고 흥미를 지속해서 유지할 수 있는 수업을 만들지 고민이 된 수업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교사로 근무하고 있으면서 아직 내세울 만한 거창한 목표는 없다. 다만 학생들의 동기를 유발 할 수 있을 만한 영향력 있는 교사가 되어 학생들에게 좋은 습관을 만들어 주고 싶다. 여기에서 핵심은 내가 교사로서 학생에게 제안한 작은 습관이 학생들의 생활에 어떻게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 충분히 이해시켰는가이다.

이 글에서는 내가 그동안 서울미술고등학교에서 근무하며 학생들 에게 흥미를 유발하여 작은 습관을 만들어 주기 위해 어떻게 수업을 개선해 왔고, 앞으로 어떠한 노력을 할 것인지에 대하여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수업 개선을 위한 다양한 시도

참여식 수업과 강의식 수업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대다수 학생은 입시에 관련 없는 수업에 소극 적이다. 생활기록부 기재나 정기고사, 수능시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싶으면 수업에 참여하지 않으려고 한다. 수업혁신을 하고 싶고, 다른 교사들과는 다른 수업을 기획하고 싶지만 현재의 대학입시제도를 무시하고, 수업에 변화를 준다는 것에 두려운 마음이 앞서는 것은 사실이다.

또 나름대로 처참하게 실패한 경험도 있다. 현실을 고려할 때 수능시험을 성공적으로 치르면 사회문화의 교과 내용을 최대한 미술 작품과 연관지어 당장 입시 면접에 도움이 될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학생들이 평생 살아가면서 접하게 될 그림을 보며 사회학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 내 수업의 목표로 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매 학기 초 학생들에게 사회문화에 대한 학습이 입시뿐만 아니라 미술을 진로로 하는 것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며 동기를 유발하도록 노력한다.

모든 수업방법에는 동전의 양면처럼 장단점이 존재한다. 그래서 단 점은 최소화하고 장점을 극대화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참여식 수업을 하라며 교사들을 불러 연수하는 자리에서 강의식으로 지루하게 연수하는 것은 대단히 모순적인 일이라고 생각해왔다.

연수를 주최하는 본인들조차 참여식 수업을 학교현장에서 제대로 시행해본 적이 없고, 성공적으로 정착시키지 못한 상황에서 선진국의 사례만으로 교사들에게 전면적인 수업의 변화를 짧은 시간 안에 이루도록 요구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강의식 수업은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이 있는 수업방식이다. 여전히 장점이 단점보다 훨씬 많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의식으로 수업하는 방식을 무조건 구닥다리 방식으로 치부하는 것은 잘못된 사고방식이다.

여전히 학교현장에서 행해지고 있고, 학생들 이 입시에 도움을 받기 위해 돈을 들이는 사교육 시장도 강의식 수업 이 압도적이다. 강의식 수업의 장점을 인정하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보완해 나가자고 설명하는 것이 더 설득력 있을 것이다.

실패로 끝난 참여식 수업과 나만의 대안

몇 해 전 나 역시 참여수업을 시도해보았는데 결과는 실패로 끝났다. 원인은 수업 준비 부족과 학생중심수업을 만만하게 본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충분한 워밍업 없는 수업변화는 큰 재앙을 몰고 온다는 점을 깨달았다.

나는 거꾸로 수업을 수업에 적용하여 보았다. 학생들 이 집에서 수업내용을 동영상으로 시청하고, 수업에서는 토론과 발표, 질문중심으로 이끌어 가는 방식이다. 처음에는 이러한 수업이 잘 운영되었으나 시간이 갈수록 똑같은 패턴에 지루해졌는지 학생들의 참여도가 현저히 낮아졌다. 학생들은 수업에 집중하지 않고, 여기저기서 불평불만을 쏟아냈다.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강의식 수업을 무조건 구시대적 발상으로 보는 것은 잘못된 편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수준 높은 강의식 수업을 바탕으로 다양한 수업방법을 접목하 여 서서히 학생의 참여를 늘려가는 방법으로 참여식 수업을 실현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느꼈다.

강의식이든 참여식 수업이든 방법이 문제가 아니고 시대의 흐름을 무시하고 학생들의 눈높이를 고려하지 않는 수업이 진짜 문제가 큰 수업이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경험을 거치면서 아직 내가 학생중심으로 수업을 이끌어 가기에는 충분한 역량을 가지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일단 기존의 방식을 유지하되 부분적으로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다양한 수업방식을 시도 했다. 그 수업의 일부로 활용하였던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거꾸로 수업

그동안의 수능시험 기출문제를 분석하여 40개 주제를 선정해 거꾸로 수업을 시도하였다. 사회문화 모든 과정을 동영상으로 제작하고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여 학생들과 온라인으로 소통하였고, 수업시간에 는 발표와 토론을 하였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나는 좋은 결과를 예상하였지만 결과적으로는 학생들의 반발을 사는 역효과를 낳았다. 그러나 이 동영상 시청을 의무가 아닌 학생의 수업 보조수단으로 사용했을 때 오히려 호응이 좋았고, 꾸준히 듣는 학생도 더 많아졌다.

특히 이번 사회문화 기말시험 이후에 한 학생이 찾아와 동영상을 보고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을 때 뿌듯함을 느꼈다. 그리고 한 졸업생이 찾아와 EBS나 유명 인터넷 강사보다 내용이 함축적이면서 핵심적이고 간결하여 공부하는 시간이 절약되어 1등급을 획득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에 큰 감동을 했다.

이 동영상은 현재 누적 유튜브 조회 수가 2만 5,000회 정도 되는데, 솔직히 말하면 2년 전에 혼자의 힘으로 처음 찍 은 동영상이라 완성도가 매우 떨어진다. 그래서 나는 시간이 허락하는 방학을 이용하여 완성도 높은 동영상 강의를 제작하려고 계획 중이다. 물론 학생들에게는 의무 시청이 아닌 수업의 보조수단으로 당분간 활용하고, 확대·운영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을 모색하려 한다.

2) 노래하는 사회문화

과목의 개념을 쉽게 가사로 개사하여 부르게 하는 방법이다. 여러 방송매체에서 소개되기도 하고, 우리학교 선생님들도 일부 시도하였던 방법으로 학생들의 참여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 생각한다.

학생들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선택하고 그 노래의 가사를 ‘사회문화 Song’으로 만들도록 하였다. 애초에는 노래방 MR도 준비하고 화면에 가사도 나오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계획하였으나 시간과 비용 등 여러 요건이 필요하여 지금은 보류상태이다. 나중에 여건이 되면 한번 시도해 볼 만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3) 학생들이 직접 만들고 공유하는 개념강의 동영상과 칸 만화

내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학습법 중의 하나는 직접 자신이 교사가 되 어서 누군가를 가르쳐보는 것이다. 학생에게 교사가 되어서 수업 주제와 개념을 강의하도록 하고 학생 한 명당 5분내외의 동영상을 찍어 카페에 공유하도록 하였다.

또한 그 개념을 학생들의 그림그리기 재능과 결부시켜 칸 만화로 그려보는 수행평가를 했다. 학생들은 일반적인 강의식 동영상을 많이 촬영하였으나, 몇몇 학생은 시트콤식, 연극식 등 기발한 방법으로 동영상을 촬영하였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의 창의성이 신장하고, 친구와 함께 결과물을 만들어내면서 협동학습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져 인성함양에도 좋은 시도라고 생각했다.

카페에서 학생들끼리 서로의 결과물을 공유할 수 있기에 다른 동영상을 보면서 사회문화를 재미있게 학습할 기회도 제공되었다. 교사인 내가 만든 동영상보다 수준이 높은 결과물을 학생들이 만들어 낸 것을 보면 나도 아이디어를 얻음과 동시에 자극도 받게 되어 정말 좋다고 생각한다.

좋은 수업을 위한 앞으로의 노력

올해 4~6월까지 진행된 서울미술고등학교 수업콘서트에서 선생님들의 수업관과 수업노하우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이 콘서트를 계기로 나의 수업을 성찰하게 되었고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 되었다.

나 역시 수업콘서트에서 발표한 대로 ‘그림으로 공부하는 쉬운 사회 학’이라는 책을 편찬하는 것을 기획하고 있다. 내가 앞으로 저술하게 될 책은 술술 읽히는 소설처럼 빠져들 수 있는 쉽고 재미있는 대중적인 책이다. 더불어 우리학교의 맞춤형 사회문화 수업 교재가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일단 개념설명 부분은 최대한 쉬운 용어를 선택하여 소설처럼 술술 읽히는 구어체로 기술할 것이며 대화체 형식을 지향할 것이다. 그리고 미술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명화를 제시하고 자연스럽게 사회문화 개념을 도출하여 스토리를 만들어 가려고 한다.

수능시험 기출문제를 분석하여 50여 개 정도 개념을 선정해 그림을 보며, 쉽고 재미있는 교재를 읽다 보면 어느새 사회문화에 대한 내용이 정리되어 있어, 문제가 술술 풀리는 교과서를 만드는 것이 2~3년 내 나의 목표이다.

기출문제집은 따로 분리하여 수능시험에 대비하고, 그림을 전공으로 하는 학생들을 위해 워크북을 따로 만들어서 매시간 배운 사회문 화 수업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하도록 할 계획이다.

학생 스스로 자신 만의 교재를 만들게 되며 그것을 수행평가로 평가하려 한다. 또한 개 별 학생들도 다른 학생들의 사회문화 그림 작품을 볼 수 있도록 공유 하고, 교내 전시회도 개최할 구상이다.

사실 이러한 나의 노력이 미술과 사회과목의 융합이라고 주장할 수 도 있겠지만, 그렇게 말하기에는 아직 조심스럽다. 아무것이나 짜깁 기해놓고 융합수업이라는 용어를 붙이는 사례를 많이 봤는데 매우 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사회교사인 내가 학생들에게 경제학자인 애덤 스미스(Adam Smith)나 마르크스(Karl Heinrich Marx)의 초상화를 그리게 하고 그것을 ‘ART SOCIAL’이라고 이름 붙인 후, 하나 의 성과물을 내놓았다고 주장한다면 그것은 억지스러운 느낌이 있을 것이다.

이는 융합수업이 아니라 단순한 섞어수업이라고 해야 적절해 보인다. 융합수업이라고 하는 것은 A+B=C가 되어야 한다. 단순한 짜깁기가 아닌 전혀 다른 독창적인 창조물의 특성이 있어야만 한다.

이러한 점에서 나 스스로 당장 급급한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단순한 짜깁기를 하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볼 필요도 있다. 앞으로 이러한 나의 노력을 더 정교하게 발전시켜 누가 보아도 융합에 의한 새로운 수업 모델을 창조하였다는 인정을 받고 싶은 욕심이 있다.

다음 학기부터 대학원 공부를 시작하는데 대학원에 진학하여 끊임없는 수업 연구로 서울미술고만의 획기적이고 창조적인 융합수업 모델을 만들고 싶다.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스탠퍼드 대학교(Stanford University) 연 설에서 순전히 호기심과 직감만을 믿고 저지른 일들이 훗날 정말 값진 경험이 되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좋은 수업을 위한 용기 있는 다양한 시도들이 현재에는 무모한 시도가 될 수도 있고, 처참하게 실패할 수 도 있겠지만 그러한 경험들이 좋은 수업을 위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는 굳은 신념을 갖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내가 근무하는 서울미술고등학교의 환경은 수업혁신을 이루기 위한 아주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학교가 지향하는 가치 자체가 학교혁신인 데다 젊고 열정적이고 유능 한 선생님들이 함께하고 있어 많은 자극이 되고, 또 그들에게 배우고 있다. 앞으로도 좋은 수업, 학생들이 평생 기억할만한 수업모형과 노하우를 개발하고 싶은 간절한 희망이 있다.

이 글은 추승호 서울미술고등학교 교사가 월간교육 8월호에 기고한 글을 재게시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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