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평가를 평가한다-좌담] 절대평가 도입, 우리교육 개선할 수 있나?
[교육평가를 평가한다-좌담] 절대평가 도입, 우리교육 개선할 수 있나?
  • 지성배 기자
  • 승인 2017.09.11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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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화성 교장, 김신영 박사, 배호순 교수, 황현창 학부모, 송영찬 교사
왼쪽부터 이화성 교장, 김신영 박사, 배호순(사회) 교수, 황현창 학부모, 송영찬 교사

현대사회에서 개인, 조직, 심지어 국가도 평가를 받는다. 교육분야에서 '교육평가'는 학생들의 교육 성취를 재는 활동이기도 하고 교육 기회를 학생들에게 적절히 배분하기 위한 절차나 수단이기도 하다. 한국 사회에서(사실상 세계적으로도) 교육은 경쟁의 장이고 경쟁은 평가를 통해 판가름나야 한다. 이때 평가는 물론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교육에서 평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에듀인뉴스가 '교육평가를 평가한다'를 주제로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 전문가들의 교육평가에 대한 진단과 대안 제시부터 좌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준비한 기획에 독자들의 관심을 기대한다.<편집자 주>

사회 | 먼저, 교육계뿐만 아니라 사 회적으로 널리 사용하고 있는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라는 용어가 어떻게 다른가를 전문가 입장에서 간략하게 설명하는 것으로부터 좌담을 개시하기로 하겠습니다.

김신영 | 절대평가란 용어는 우리나라에 서양의 교육평가이론을 소개한 제1세대 학자들이 ‘Criterion- Referenced Evaluation’란 용어를 ‘절대평가’로 번역하면서 사용이 시 작되었습니다. 그러나 교육평가학회에서는 절대평가의 ‘절대(絶對)’ 가 전달하는 어감에 따른 차이로 절대평가의 원래 의미가 왜곡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준거참조평가’로 지칭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절대평가(Criterion-Referenced Evaluation)와 상대평가(Norm- Referenced Evaluation)의 구분은 평가결과로 부여된 점수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점수를 해석하기 위한 판단 기준 즉, 참조틀(A Frame of Reference)에 따른 것입니다. 학생 평가가 학생들의 학습을 이해하고 그 성장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정 보를 얻기 위해 실시하는 것임에는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한 학생이 시험에서 85점을 받았을 경우 이 점수에 의미를 부여하고 해석하기 위해서는 먼저 ‘85점은 그 학생이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 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가?’, 그리고 ‘다른 학생들의 점수와 비교해 볼 때 85점은 어느 정도로 높은 점수인가?’,

‘85점이 과거보다는 향상된 점수인가?’, ‘그 학생의 능력 수준에서 85점은 최선의 노력을 기 울여 얻는 점수인가?’ 등의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중 첫 번째 질문인 ‘85점은 그 학 생이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가’에 대한 답변은 학생이 도달해야 할 ‘성취목표(평가준거)’를 판단 기준으로 하며, 이같이 성취목표의 도달 정도를 평가하는 것을 준거참조평가(절대평가)라고 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 질문인 ‘다른 학생들의 점수와 비교해 볼 때 85점은 어느 정 도 높은 점수인가’에 대한 답변은 해당 학생이 소속한 집단의 ‘점수 분포(규준)’를 판단 기준으로 하며, 다른 학생의 점수와 비교해 자신의 점수가 차지하는 상대적인 위치를 가늠하는 평가를 규준참조평가(상대평가)라고 합니다.

사회 | 그렇다면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를 교육 현장에서 활용할 경우에 두 평가의 목적이 양립되는 경우는 없겠지요?

김신영 | 맞습니다.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는 양립할 수 없는 서로 다른 평가라기보다는 교육성과를 확 인하기 위해 실시한 평가에서 얻어진 결과(검사점수)에 의미를 부 여하는 참조틀이 다른 평가유형일 뿐입니다.

서로 다른 평가정보 즉, 절대평가가 제공하는 정보로 상대 평가가 제공하는 정보를 대신할 수 없고, 상대평가가 제공하는 정 보로 절대평가가 제공하는 정보를 대신할 수 없는 정보를 제공하게 될 뿐이죠.

따라서 이 두 유형의 평가가 제공하는 정보를 어떻게 적절히 교육적으로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지 ‘지향해야 할 좋은 평가’와 ‘지양해야 할 나쁜 평가’의 이분법적 접근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 내신 성적이나 수능 점수를 모두 절대평가로 전환하여 사용하는 것이 꼭 필요하거나 가능하다 고 봅니까?

김신영 박사

김신영 | 앞서 언급했듯이 절대평가 는 학생이 달성해야 할 성취목표를 준거로 그 도달 정도에 대한 정 보를 제공하는 평가입니다. 따라 서 학교교육과정 운영의 목표가 설정된 교육목표의 달성이라면 학생 들이 달성해야 할 교육목표를 어느 수준에서 달성하고 있는가에 대한 평가정보는 학생평가에서 가장 일 차적으로 요구되는 정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학생 의 학업성취도에 대한 평가는 본질 적으로 그 학생이 무엇을 알고 있으며 무엇을 모르고 있느냐를 파 악해 학생들의 강점과 장점은 더 욱 강화해나가고 약점과 단점은 보완해 나가기 위함입니다.

이는 절대평가를 통해서 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교수·학습 과정의 운영 목표와 그를 위한 환류시스템이 학생평가체제임을 고려할 때 가장 먼 저 필요한 평가는 성취목표에 근거 한 ‘절대평가’임을 그 누구도 부인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절대평가보다 는 상대평가에 치중하면서 ‘배움 중심’의 교육보다는 ‘선발 혹은 경쟁 중심’의 교육에 집중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는 우리나라 교육의 많은 문제와 폐단을 만들어낸 원인이기도 하고 시대적 요구와 기대에도 부응하지 못합니다.

이제는 성취목표에 기반을 둔 절대평가를 중심으로 ‘학생 성장을 위한 평가’, ‘통합적 역량을 위한 평가’, ‘배움 중심의 평가’, ‘교사의 전 문성에 기초한 평가’를 추진해 학 교 교육을 개선 및 혁신해 나가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사회 | 우리 학교 현장에서는 절대평가를 온전하게 시행할 만한 준비가 어느 정도 되어있다고 봅니까?

이화성 | 저는 ‘학교 내신’에서의 절대평가와 ‘국가 수능’에서의 절대평 가로 구분하여 논의했으면 합니다. 구분하지 않고 논의하게 되면, 시 행 과정에서 발생할 문제점들을 놓 수 있다고 봐요.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면, 저는 ‘내신’ 또는 ‘수능’이 지향해야 하는 방향은 절대평가라 고 생각합니다. 절대평가 즉, 목표를 기준으로 하는 ‘준거참조평가’가 상대평가보다는 좀 더 강조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평가 집단에 영향을 많이 받는 상대평가가 그동안 학교 교육을 많이 왜곡하였기 때문 이죠.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

중학교에서는 제도로서의 절대평가가 이미 정착되었어요. 석차등급 또는 석차백분율이 사라졌죠. 그래 도 교사 준비도 측면에서는 좀 더 보완할 부분이 있기는 합니다. 고등학교에서는 석차(등급 또는 백분 율)를 함께 적고 있기 때문에, 제도 적으로도 절대평가가 완전히 정착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네요.

송영찬 교사

송영찬 | 학교현장에서 절대평가로 평가하는 것 자체에 별다른 어려움은 없습니다. 지금도 상대평가와 함께 시행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절차적인 준비가 아닌 학생과 학 부모, 선생님들이 절대평가에 대한 개념과 취지를 얼마나 이해하느냐 에 대한 질문이라면 아직은 준비가 안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절대평가를 단지 상대평가의 단점 을 보완하기 위한 정도로 생각하고 쉬운 문제와 변별력 없는 평가 에만 집착한다면 절대평가로의 전 환은 상대평가의 장점은 잃어버리고 절대평가의 장점은 살리지 못 한 채 또다시 폐기될 수밖에 없다 고 봅니다.

사회 | 내신이나 수능 모두를 절대 평가로 전환할 경우 학교 현장에 는 어떤 변화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하나요?

이화성 | 제가 근무하는 학교에서 절대평가, 즉 ‘성취평가제’를 시행 해 보니, 좋은 점이 많았습니다. 우리학교는 한 학년이 4학급 80명 미만인 소규모학교인데요. 동일학년· 학생 수에 따른 유·불리가 전혀 없고, 교육목표 및 성취기준 등 본질 에 좀 더 집중하여 교육할 수 있게 됩니다.

전입생이 오거나, 채점의 오류를 바로 잡아야 할 때, 해당 학 생에게만 집중하고 본질적인 고민 만 하면 됩니다. 상대평가에서는 대상 학생 수가 달라지거나, 한 명 의 성적이 변경되는 경우, 다른 학 생들에게 미치는 영향과 유·불리를 따지게 되거든요.

저는 모두가 우려하는 성취평가제 에 따른 성적 인플레이션을 방지하기 위해 등급별 분포도를 비교해 보고 있어요. 5단계 평가에서 한 등 급, 특히 A등급에 40% 이상이 분포 되는 경우, 교과협의회에서 그 이 유와 개선방안을 동료교사와 협의 하고 성찰해 보도록 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성적 인플레이션을 해 소하고 있으며, 교사들의 전문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황현창 | 학부모 입장에서 절대평가를 내신과 대학입시로 나누어서 예상해 보겠습니다. 먼저 내신교육에 절대평가가 도입되면 모든 학생이 90점 이상이면 A, 80점 이상부터 89점 이하까지는 B를 받게 됩니다.

현재 중학교에서는 절대평가를 시행 중이므로 A, B의 비율만 다른 학 교나 타 과목대비 높지 않은지 관찰하면 되겠지만, 고등학교는 9등급제의 상대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절대평가를 고등학교에 전면 도입 할 경우 긍정적 변화로는 고등학교 내에서의 경쟁이 줄어들고, 옆 친구를 극단적인 경쟁자로 인식하는 폐단은 막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난이도 실패에 따른 B, C, D의 양산 이 우려됩니다. 현실적으로 공부를 잘하는 학교와 공부를 잘 못 하는 학교로 나누어져 있는데, 어려운 문제를 낸 학교에서는 A를 취득하는 학생의 비율이 극히 드물게 되 고 C, D의 비율이 대폭 늘어나게 됩니다.

전국단위의 학교를 서로 비교하는 기준으로는 부적절하게 되 죠. 결국 고등학교 내신의 A, B, C, D를 대학에서는 활용할 수 없게 되 어 전국단위시험인 수능으로 평가를 하게 되겠죠.

두 번째로 대학입시에 절대평가를 적용하게 되면, 우리나라의 현 재 교육 여건상 엄청난 혼란이 야 기될 것으로 봅니다. 물 수능 불 수 능에 따른 A, B의 대폭증가와 대폭 감소를 겪게 되고, 선택과목에 따른 A, B의 차이도 나타나게 됩니다.

대학입학 관계자들은 수능이 절대 평가가 되면, 대폭 늘어난 동점자 처리의 어려움으로 수능보다는 학 생부종합을 입학기준으로 적용하겠죠. 결국 깜깜이 입시와 정성적인 평가가 만연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학부모들이 수능절대평 가를 절대 반대하고 있습니다.

송영찬 | 절대평가의 이상대로 일정 수준에 도달한 학생들이 같은 성 적을 받게 되겠죠. 학교에서는 학교급의 학업 성취도에 맞는 교육 을 하게 되고 시험 문제를 내게 되 어 학교 교육 정상화에 기여할 것으로 봅니다. 교사와 학생 간의 학 습 과정이 중요시되므로 사교육에 대한 의존도를 현저히 낮출 수도 있습니다.

뒤떨어진 학생이 일정 기준에 올라오도록 학생 각자의 수준에 따 라 개별 지도할 때에도 다른 학생과의 형평성 문제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어 활성화되리라 봅니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과정 중심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기록이 형식화되거나 온정주의에 빠져 언어의 인플레이션이 나타난다면 평가자체가 무의미해질 수 있습니다.

사회 | 현재 우리나라 교육 상황에 서 절대평가체제가 적합하고 바람직하다고 봅니까?

김신영 | 현재 우리나라의 국가교육 과정이 21세기 미래사회의 변화와 요구에 대처하는 창의·융합형인 재양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음을 고려한다면 당연히 절대평가체제가 학교현장에 잘 정착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인재 양성을 위해 지식에 기반을 둔 인지적 사고 능력 외에 정의적 역량, 21세기 핵심역량, 소프트 스킬 등의 함양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역량의 평가는 상대평가보다는 각 학교급과 학년수준에서 어느 수준의 성취 목표를 설정할 것인가를 분명히 하 는 절대평가로 진행하는 것이 적절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입시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고등학교에도 절대평가를 전면 도입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찬성과 반대의 의견이 팽팽히 대립하고 있습니다.

‘성적부풀리기’에 대한 우려, 교사의 주관이 개입 될 수밖에 없는 절대평가결과에 대 한 신뢰 부족, 고교 간 학업능력의 격차, 대입전형 요소로서의 활용가 치 저하 등의 문제들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죠. 학교 교육이 정상화되고 교육경쟁 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성취목표(성취기준과 성취수준)를 교사와 학생이 공유하고 개별학생의 성취목표 달성을 위한 수업운영을 내실화하 고 그에 기반을 둬 학습을 평가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수적입니다.

더욱이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 는 고교학점제에서는 각 과목의 성취목표에 기반을 둔 절대평가가 요 구된다고 봅니다. 시험성적을 올리기 위한 문제풀이 연습 위주의 수 업에서 벗어나 교육과정에 기반을 둔 수업 혁신이 요구되는 현 교육 상황에 적절하고 타당한 평가체제 라 생각합니다.

황현창 학부모

황현창 | 고등학교 내신에 절대평가 체제를 도입하면 점수 부풀리기와 학교 간 격차를 어떻게 보완할 것이냐의 문제가 가장 이슈화될 것입 니다. 시골 읍내에 소재한 고등학교와 특목고 그리고 강남8학군에 소재한 고등학교 간의 학습역량 차 이가 엄연히 존재합니다.

결국 대학에서 신입생을 선발할 때 절대 평가를 기준으로 한 평가결과만으로는 원하는 인재를 선발하기 어 려운 문제가 생기죠. 그래서 고등학교 내신의 절대평가는 학교 내의 학습역량 평가 기준으로만 남기고, 선발평가는 지금의 수능중심으로 전국단위의 상대평가를 해야 공 정성의 문제가 없어진다고 봅니다.

내신과 수능을 모두 절대평가로 하 면 수능은 변별력이 없어져 무력화 될 것입니다. 대학에서는 학생부종합이나, 학교 간 우열에 따른 비정성적인 평가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에 따른 불 공정 시비는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될 것입니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수능의 절대평가, 수능의 졸업자격 고사화는 결국 각 학교에 격차가 존재하는 현실을 무시하고, 수능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로밖에 안 보입니다. 지금도 학생부종합은 깜깜이 전형으로 불리며 불공정 시비가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사회 | 수능에 절대평가논리를 도입 한다면 수능의 성격도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김신영 | 당연히 수능의 성격을 재정립해야 합니다. ‘자격고사화’ 하 여 일정 기준을 넘어선 학생들만 대학에 진학하게 한다면 별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학생을 선발하는 선발고사로의 성격도 포함한다면 변별력이 있는 부가적인 정보를 대 학에 제공하거나, 현재 정시의 전 형방식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절대 평가체제에서도 절대평가등급만 으로 대학입시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고 점수, 석차 혹은 백분위 등의 부가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 습니다.

사회 | 그렇다면 학교 교육 전반에 걸쳐 절대평가체제의 정착을 위해 해결해야 할 사항은 무엇이라 봅니까?

이화성 교장

이화성 | 절대평가체제가 옳은 방향 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도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차근차근 단계 적으로 시행해야 합니다. ‘수능 절대평가’ 시행 이전에 ‘고교 내신 절대평가’가 먼저 정착되어야 합니다.

고교 내신은 상대평가적인 요소를 아직도 가지고 있어, ‘수능 절대 평가’만 시행할 경우, 많은 부작용이 우려됩니다. 절대평가가 도입된 수능이 변별력에 대한 공격을 받게 되면, ‘고교 내신’의 상대평가적인 요소가 대입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입니다.

한 교실에서 함께 생활하는 친구를 경쟁자로 인식 하는 분위기가 오히려 강화되겠죠. 경쟁이라는 것도 어느 정도 필요하나, 과도할 경우 학생들의 인성교 육에는 치명적이거든요. 요즘 TV 에서 방영하는 드라마 <학교 2017> 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실제로 벌어진다고 생각하면, 걱정이 많아집니다.

그래서 단계적으로 순서에 따라 시행했으면 해요. 내신 절대평가를 우선 도입하고 수능 절대평가, 수능 서·논술형 평가를 차례로 도입하는 것이죠. 고교 내신 절대 평가가 정착될 때까지 수능 상대평 가로 내신 부풀리기를 보완하거나 억제하는 것이 필요하죠.

황현창 | 학교내신의 절대평가체제 정착을 위해서는 학교별, 학년별, 과목별 A, B, C, D 등급에 대한 공 통 가이드라인(Guide Line)이 있어야 합니다.

학교 간 성적 부풀리기를 예방하는 데 필수적으로 요 구되기 때문입니다. 지필평가와 수 행평가의 기준을 전국의 모든 학 교가 공통으로 다 맞출 수는 없기에, 대략 몇%의 평균 비율이라도 Guide를 하고, 이 비율을 과하게 넘는 학교가 있는지 교육 당국의 관리·감독이 필요합니다.

또한 학 교 간의 학습능력 격차를 어떻게 줄일지, 시골 학교의 A등급과 강남 학교의 A등급을 어떻게 분류할지 교육 당국의 보다 체계적이고 진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송영찬 | 교사, 학생, 학부모가 가진 절대평가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상대평가의 치열함을 없애는 소극적이고 부수적인 측면이 강조되다보면 평가에 소홀해지는 것 과 평가를 불신하는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절대평가 자료가 대학 입시 등의 취지에 적합하게 사용되도록 해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상대평가의 불이익에 도 불구하고 좋은 교육환경을 위해 자사고와 특목고 등으로 우수 학생들이 진학하기도 했는데, 절대 평가가 도입되어 이러한 불이익마저 없어진다면 일반고 기피 현상 이 보다 심화할 수도 있습니다.

김신영 | 절대평가의 전면적 도입을 망설이게 하는 내신자료로서의 변별력 미흡, 고교에서의 ‘성적부풀 리기’, ‘교사의 평가 전문성에 대한 불신’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교사의 평가 전문성과 학생평가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 필요하죠.

절대평가는 성취목표를 기반으로 학생이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를 파악해 성취목표의 도달수준을 평가하는 것입니다. 교사는 무엇보다 성취목표와 그에 따른 성취수준을 분명하게 구체화하고 그에 적합한 다양한 평가방법을 활용할 수 있 어야 합니다.

성취기준에 따른 학 생의 성취수준을 진술함에는 해당 학교 학생들의 특성과 수준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합니다. 특목고 와 농산어촌의 고등학교에서 설정 한 성취기준과 성취수준이 획일적으로 같을 수 없고 또 그래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이의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한 시·도교육청 차원의 모니터링 체계와 교사 전 문성의 지속적인 신장을 지원하는 연수체제의 확립 등 정책적인 지원도 강화해야 합니다.

그리고 절대평가가 학교 교육의 정상화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학교 간, 지역 간의 학력격차를 해소하는 방안과 단위 학교별로 산출된 성취수준의 학교 간 차이에 대한 분석과 그 차이를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방안을 연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학교에서의 학생평 가결과가 대입에서 어떻게 활용 될 것인가에 대한 내신반영 방안, 대학수학능력시험의 활용 방안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사회 | 절대평가 도입과 적용이 앞으로 교육계와 사회 전반에 어떤 영향 을 미칠 것으로 봅니까?

김신영 | 학교현장에 제대로 된 절대평가가 잘 정착된다면 분명 교육 과정 중심으로 수업이 혁신될 것입니다. 성취목표 및 수업 활동과 연 계된 평가는 개별 학생의 장점과 강점이 무엇인지, 수정·보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등의 정보를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학교가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어떤 경험을 제공하려는 지를 명료하게 정하고, 설정된 교육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업을 설계해 운영하고, 평가를 통해 그 교육성과를 관리한다면 ‘배움 중심’의 학 교문화가 정립될 것입니다.

이로써 개인들이 서로 다름과 수준 차이를 인정하고 상호존중하는 자세로 자 기 주도적인 학습을 하고, 진로를 설계·개척해 나가는 사회문화가 조성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화성 | 다시 강조하지만, 수능 절대평가 도입의 전제조건은 고교 내 신 절대평가 정착입니다. 수능 절대평가 도입 후 이에 대한 활용법 은 대학에 맡겨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어느 대학은 수능 등급을 점수화하여 대입에 반영하고, 어느 대학은 지원 자격으로만 활용 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고교 내신 절대평가는 인성교육 차원에서도 바람직하고, 소수과목 개설 또는 현재 논의 중인 고교학점제 도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겁니다.

대학 교육에 기초가 되는 소수과목 개설이 좀 더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을까요? 저는 대학입시에서 전공 교육에 필요한 소수과목 이수를 지원자격으로 제시했으면 좋겠어요.

자연과학대학 또는 공과대학에서 ‘물리2, 화학2 이수 또는 최소 등급’을 지원자격으로 제시할 수 있죠. 그럼, 대학에서도 기초가 튼튼한 학생을 선발할 수 있어서 좋을 거 같아요. 내신 절대평가로 소수과목 개설이 살아나야 이런 정책도 제자리를 잡을 수 있어요.

‘고교 내신 절대평가제’가 학교 교육을 정상화하는 첫걸음이자, 우리 교육에 선순환을 일으키는 실마리 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송영찬 | 초·중학교가 절대평가로 전환되었지만 결국 고입 전형자료 로 사용될 때에는 평가의 변별력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고등학교 절대평가도 입시와 취업 등에 관한 제도와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하면서도 이것만으로는 사회가 바뀔 수 없다는 회의적인 생각도 하게 됩니다.

학력고사식의 패러다임으로는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창의 적이고 협력하는 인재를 양성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을 사회가 공유해 야만 합니다. 고등학교 교육을 단 지 대학입학과 취업을 위한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다음 세대의 사회를 설계한다는 긴 안목으로 바라보고 고민하도록 끊임없이 홍보하고 공감대를 형성해야 합니다.

교육에서 시작된 과정을 중시하고 개개인 능력의 차이와 이에 따른 성취의 차이를 인정하는 절대평가의 취지는 서서히 사회 전반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황현창 | 고등학교 내신을 절대평가 로 하게 되면, 대학에서는 고등학교 내신 활용도를 크게 떨어뜨리고, 상대평가 위주인 수능점수 위 주로 학생을 선발하게 됩니다.

교육계에서는 내신 경쟁은 성취도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바꾸고, 점수 부풀리기를 하지 않는 이상 30% 정 도의 학생들이 A 성취도를 받을 것으로 예상해 내신 경쟁은 많이 줄어들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에 따라 학생들의 내신부담이 완화되는 장점이 있다고 봅니다. 현재는 4% 이내의 1등급에 들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내신 시험기간만 되면 많은 학생이 피 말리는 경쟁을 하 고 있습니다. 같은 반 친구들을 밟고 올라서야 1등급, 2등급이 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기도 하죠.

이러한 내신의 부담이 줄어드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입니다. 줄어든 내신 에 대한 부담으로 사교육 부담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의 선결조건은 대학에서 내신점수를 선발평가의 기준으로 삼는 점수 폭을 대폭 줄이는 것입니다. 학교 간 점수 차이와 학교 간 학습역량의 차이가 엄연히 존재하므로 선발평가에서는 절대평가화 된 내신의 반영비율을 대폭 줄여야 합니다.

사회 배호순 교수
사회 배호순 교수

사회 | 수능에도 절대평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사회적으로 예민한 정부의 정책 제안에 패널 여러분이 의견을 개진해 주셨습니다. 이 를 바탕으로 좌담 내용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으로 교육적으로나 평 가 이론상으로 중요한 절대평가 개념에 더욱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중요한 소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능성적을 절대평가 논리에 따라 등급화하여 그동안 단순 점수 비교라 불리는 상대평가로 인하여 발생한 과민반응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도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엄격히 말하면, 다만 등급제를 활용하여 입시 전형상 상대적 비교를 완화하기 위한 기술적 조치에 불과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선발이나 변별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수능점수를 등급화하는 일에 절대평가라는 개념을 사용하는 것은 타당 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특히 중·고교 현장에서 추구하고 있는 교수-학습 과정에 적용하는 절대평가 개념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수능 점수를 절대평가로 활용하는 문제만을 중요한 변화인 것처럼 다루게 되면, 순수한 절대평가 논리에 입각하여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학생을 지도하는 일을 과소평가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수능성적 의 등급제로 인하여 입시 전형 자료의 비중에 변화가 오게 되면 학 생과 학부모들이 내신성적이나 여타의 전형자료에만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어 교육계 내의 불필요 한 불안감을 조장하거나 사교육에 대한 의존감을 증대시킬 수도 있는 등 부작용도 우려됩니다.

절대평가라는 용어로 포장한 수능 점수의 등급화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중·고등학교 교육과정 운영상에서 절대평가체제 가 제대로 정착되어 원만하게 작동 하는 데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일이 더 우선적이고 중요한 과업이 라는 인식을 공유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기에 당국은 수능점수의 등급화에 과도하리만큼 불필요한 관 심을 불러일으켜 입시 전형상의 대 변화가 오는 것처럼 불안감을 조장 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교육 당국이 더욱 관심을 기울여 야 할 보다 시급하고 중차대한 과업은 평가를 주관하는 교원들의 책무성과 전문성을 지속해서 향상하며, 교수학습목표별 평가 기준을 공유하고, 그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적용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평가절차 전반에 섬세하고 정교한 수준의 평가를 시행하여 평가결과 에 대한 신뢰수준을 높이는 것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어야만 내신성적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 보할 수 있고, 내신성적을 핵심적 인 입시전형자료로 원만하게 활용 할 수 있으며, 나아가 학교 교육목표 달성 수준을 지속해서 향상해 나갈 수 있는 교육의 질 관리가 가능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탕이 되어야 교육 선진화를 추구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장기적인 비전으로 수능의 교육과정타당도와 예언타당도를 보장할 수 있고 관련자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더욱 수준 높은 검사 도구로 개발하는 일에 더 많은 관 심과 투자가 요구됩니다.

더욱 타당 하고 변별력 있는 수능검사를 사용 하면 고교에서의 절대평가체제를 제대로 정착시키는 데 크게 도움이 되며, 대학 측에서는 전형 과정에서 더욱 안정적으로 신뢰감을 가지고 내신성적이나 수능등급을 활용할 수 있어 입시 위주의 교육문제가 상당히 해결될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수능이 수능 점수를 입시 전형자료 로 활용하여 경쟁을 부추기는 선발기능을 강조하는 상대평가논리 에서 과감하게 탈피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고교 졸업 자격 또는 대학입학자격 여부를 평가하기 위 한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면 절대평가논리에 보다 충실 하게 되어 학교현장에서의 절대평가체제 운용이나 대학의 학생 선발 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어 미래지향 적이고, 양질의 교육을 추구하도록 유도하는 바람직한 효과를 거둘 것 입니다. 이는 지속적인 교육발전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합 니다.

바쁘신 중에도 좌담에 참여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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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배 기자  edupaper@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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