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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자녀 교육]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가치 있는 일에
월간교육 | 승인 2017.09.20 13:59

글. 김수연 학부모

나는 태어나서 부모노릇을 처음 해본다. 그러기에 실수도 있고, 좌충우돌의 경험을 겪는 중이다. 모두 다 비슷하지 않을까.

나는 누구나 처음 해보는 부모와 자녀의 역할에서 자녀교육이라 함은 더 좋은 결실, 완벽함을 만들기 위해 부모가 앞서고 자녀들은 뒤따르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같이 살아가면서 겪는 에피소드에서 지혜를 얻고, 나중에 가족들과 두고두고 회자할 이야깃거리가 되는 그런 추억을 함께 만들어 가는 것으로 본다.

중3 아들에게 “엄마가 ‘나의 자녀 교육’에 대해 원고를 써야 하는데, 아들은 엄마의 교육 방법을 어떻게 생각해?”라고 물었다. 아들은 “엄마는 장점도 많고, 우리를 사랑하고, 행복하게 해주고, 잘하고, 좋지~끝!”이라고 답했다.

좀 구체적으로 대답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그나마 잘했다는 칭찬으로 만족한다. 아이의 긍정적인 피드백이 아니라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이라면 우리 아이들에게 세 가지는 지켰다는 것이다.

내가 지킨 세 가지

첫째, 절대 힘으로 아이를 대하지 않았다. 체벌뿐만 아니라 언어를 통해서도 아이들을 무조건 따라오라 이끌지 않았다. 보통 어릴 때는 힘이 없어서 복종하지만,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성장하게 되면 그동안 부모로부터 당했던 그 ‘힘’을 받은 그대로 복수하기에 사춘기에 부모와의 갈등이 증폭되는 것이다.

현재 고2 딸, 중3 아들과의 관계는 참 좋다. 서로 사랑한다며 얘기하고 안아준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문제가 있어 보이면 식탁에 앉아 맛있는 것을 먹으며 같이 욕해주고, 공감해준다. 그때는 무조건 부모가 된다. 그러다 한참을 지나서는 학부모로서의 좋은 말을 해준다.

“너희들은 작은 학교에서 사회생활을 하는 거야”, “학교는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야. 모난 곳 서로 부딪혀가며 동글동글해지는 시간을 갖는 거야”라며 토닥여준다.

주변 사람들은 우리 아이들에겐 아직 사춘기가 안 온 것 같다고 한다. 무슨 소리! 중3 아들은 작년에 우리나라에 왜 전쟁이 나지 않는지를 실감하게 하는 중2의 시기를 보냈다. 호르몬의 변화로 눈은 도끼눈이 되고, 코에서는 보이지 않는 김을 뿜어내는 그런 날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았던 것은 “엄마 사랑해”라는 말을 매일 빠지지 않고 했다는 것이다. 사랑을 충분히 받고 자란 아이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기본이 흔들리지 않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둘째, 하지 말아야 할 소리는 안 했다. 10년 전 어느 강연에서 ‘부모에게서 가장 듣기 싫었던 말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라는 미션을 주었다. 딱히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생각났다. “너도 너랑 똑같은 애 낳아서 키워봐!”였다.

그 말이 참 상처였나 보다. 내가 아무리 말 안 듣는다 해도 그렇지 사랑하는 딸한테 무슨 엄마가 저런 말을 하나 싶었다. 그 강연장에서의 다짐은 내 아이들에게는 절대 상처 주는 말은 하지 말자는 것이었고, 지금도 잘 지키고 있다고 자부한다.

매일 사랑한다고 속삭이기에도 짧은 시간에 내가 화가 난다고 상처 주고 아프게 할 필요가 있을까. 그 ‘화’라는 것은 아이들 때문이기보다는 ‘나’에게서 비롯된 것이다. 사실 화를 낼 때가 있었다.

속상해하며 아이들에게 “엄마가 화를 내서 미안해. 엄마도 엄마를 처음해보는 거라 잘 안 될 때가 있어”라고 말하며 이러저러한 이유로 화를 냈는데, “얘들아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라고 사과를 하면 아이들도 바로 이해하고 받아준다. 그런 과정을 지나며 아이들에게 화를 내는 경우가 없어졌다.

셋째, 자율성을 인정해 주었고 울타리 안보다는 Street Boy가 되도록 하였다. 무엇이든 스스로 판단하게 하였고, 그에 따른 책임도 본인이 져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모든 부모는 아이들이 넘어지지 않고 잘 커 주기를 바란다. 세상의 어느 부모가 자녀가 다치고 상처받는걸 좋아하겠는가. 하지만 아이들의 앞에 펼쳐진 길 위에 박힌 돌부리를 평생 미리 치워줄 수 있는 부모는 없다.

부모가 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아이들이 넘어졌을 때 툭툭 털고 일어나 가던 길 계속 가도록 지켜봐 주고 믿어주는 일이다. 넘어지고 다치는 것을 지켜보는 일이 얼마나 힘들고 마음 아플지 미루어 짐작되고, 생각만 해도 가슴이 아프다. 하지만 늘 옆에 있고, 사랑하고 응원해 주는 가족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으면 어려운 일도 이겨내는 강한 사람이 될 것이다.

믿어주고, 기다려주고, 응원해주기

고2 딸은 임신 8개월 때부터 마음의 준비를 하며 겨우겨우 지켜내서 낳은 아이다. 돌도 되기 전부터 현재까지 수술, 치료, 검사의 목적으로 수면제도 몇 번 먹었고, 평생 맞을 수 있는 전신마취 횟수도 이미 오버했다. 현재는 서울대 병원에서 담당 주치의만 2명을 두고 있다.

온실 속의 화초처럼 곱게 키웠고, 남편과 내가 평생 지켜야 하고 돌봐야 할 아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럼에도 그 아이는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이 분명하고, 그 힘든 길을 생각보다 잘 가고 있어 감사할 뿐이다. 약하니까 힘들어할 거라는 생각은 단순한 내 기우였다. 아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은 정말 잘 해낸다. 믿어주고, 기다려주고, 응원만 해주면 된다.

내 아이들과 나란히 걷기

과거 호기심과 지적욕구가 강한 엄마를 둔 덕에 걸어야 하는 아이들이 뛰느라 바쁜 시간도 있었다. 언제나 난 늘 앞서갔고, 미리 시작했다. 피아노, 첼로, 읽어야 할 책들 등등. 따라오지 못하는 아이들을 채근한 적은 없었지만, 왜 못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먼저 앞서가던 내가 아이들과 나란히 옆에 섰다. 그랬더니 아이들과 더 즐거운 대화가 가능해졌다. 아이들이 좋아하고 관심 있어하는 국제정치, 국가방위산업, 애니메이션 등을 같이 찾아보고 정보를 공유하면서 더 깊이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지금도 가끔 뉴스에 등장하는 IS는 테러를 왜 일으키는지, 수니파와 시아파는 어떻게 다른지, 시리아 난민사태 같은 국제문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비행기를 좋아할 때는 인천공항, 김포공항 옆에 있는 논두렁, 밭두렁에 서서 활주로에 착륙하려는 비행기를 보며 비행기 기종, 엔진 개수, 랜딩기어에 대해 이야기하고, 전투기를 좋아할 때는 2년마다 열리는 서울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ADEX)를 보러 서울공항에서 하루를 보내고, ADEX와 번갈아 수원에서 열리는 경기항공과학전에 참석하면서 가지고 있는 호기심을 많이 자극하였고 또한 채워주려 한다.

과천과학관은 문 열고 들어가서 문 닫고 나오기도 여러 번. 전시회에 단순 참석이 아니라 자세히 들여다보고 알아가는 시간을 보냈다.

현재 아들은 주변 강대국에 둘러싸여 할 말 다 못하고 눈치 보는 지금의 나라를 힘이 있는 자주국방의 나라로 만들겠다고 맨날 고민이다. 요즘 청소년 중 꿈, 진로를 확실하게 가지고 있는 학생은 약 20%라고 한다.

자주국방의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다니 참으로 고맙기는 한데, 학부모로서 아이에게 강조하기를 네가 좋아하는 일이, 잘할 수 있는 일이 이왕이면 사회에 가치가 되고, 사람을 살리는 일이었으면 좋겠다고 늘 강조하고 조언한다.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모두가 행복하다

아이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이상으로 서로 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다. 생각을 조금만 바꾼다면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이 재능을 맘껏 발휘하여 만족감을 얻고 행복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사랑한다고 속삭일 수 있는 아이들이 옆에 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2014년 4월에 우리는 깨달았다.

“사랑한다. 너희들이 나의 아이들이라서 항상 행복하단다. 고맙고, 사랑해”

 

이 글은 김수연 학부모가 월간교육 9월호에 기고한 글을 재게시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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