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환 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 상임고문

자녀들이 힘들어하고 지쳐 있을 때, 그리고 좌절하거나 실의에 빠져있을 때, 詩는 위안이 되고 용기를 불러일으켜 준다. 좋은 시는 우리 몸과 마음을 울리는 악기이다. 아이들이 지치면 지게 되고 즐기면 이기게 된다. 詩를 암송하면 눈빛이 맑아지고 얼굴빛도 밝아진다. 그래서 좋은 시는 언어 중의 언어로 마치 요술쟁이와 같다.

이에 에듀인뉴스는 이수환 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 상임고문과 함께 지쳐있고 방황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나만의 애송시를 갖게 함으로써 용기를 내 더 나은 미래로 나갈 수 있도록 교육과 관련이 있는 좋은 시만을 엄선해 해설과 함께 소개하고자 한다.

이수환 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 상임고문

무엇이 되든 최고가 되어라

산꼭대기의 소나무가 될 수 없다면
골짜기의 관목이 되어라. 그러나
시냇가의 가장 아름다운 관목이 되어라.

나무가 될 수 없다면 덤불이 되어라.
덤불이 될 수 없다면 풀이 되어라.
그래서 큰길가를 더 푸르게 만들어라.
모두가 다 선장이 될 수는 없는 법
선원도 되어야 한다.

누구에게나 여기서 할 일은 있다.
고속도로가 될 수 없다면 오솔길이 되어라.

태양이 될 수 없다면 별이 되어라.
네가 이기고 지는 것은 크기에 달려있지 않다.
무엇이 되든 최고가 되어라!

-더글라스 맬록(Douglas Malo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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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신문사에서 잡지 《엄마 생각》을 통해 교사들이 좋아하는 학생을 알아봤다. 교사가 좋아한다는 학생은 교사들의 말에 귀 기울이는 아이,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잘 하는 아이일 수도 있겠지만 담임은 첫날부터 청소를 열심히 하는 아이를 최고로 꼽았다.

왜 담임교사는 그런 아이를 좋아할까? 첫날 교사의 눈에 띌 만큼 청소를 잘하는 아이라면, 자기 둘레의 정리정돈은 물론, 책임감까지 강하니 공부도 잘할 것이고, 친구들과 사이도 원만하며, 봉사와 배려하는 자세까지 두루 갖추었을 터이니 어느 담임인들 이런 아이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무엇이 되든 최고가 되어라>라는 시를 읽으며 왜 뜬금없이 청소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하겠지만 여기에서 최고는 남 보기에 그럴듯한 게 최고가 아니라, 자신 스스로 가장 좋아하며 즐거이 할 수 있는 게 최고이다.

또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라는 뜻도 포함하고 있다. 엄마가 아이에게 절대로 해서는 안 될 말은 누구와 비교하면서 ‘무엇이 돼라’는 강권이고, 자주 그리고 연거푸 해야 할 말은 ‘무슨 일을 하고 싶니?’라는 물음이라 하겠다. 태양만이 위대한 게 아니고, 밤하늘에 반짝반짝 빛나는 작은 별들도 다 아름다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