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동권 천안신흥초 교장

천안 신흥초등학교는

천안 시내를 벗어나 흑성산 자락의 취암 터널을 지나면 애국의 혼과 얼이 담긴 독립기념관 겨레관이 바로 내려다보이는 명당에 개교 11년 차 신흥초등학교(교장 이동권)가 자리하고 있다.

교정이 잘 정돈된 이곳에는 학생 613명과 유치원생 25명 그리고 39명의 교직원을 포함한 교육가족 모두가 ‘신바람 나고 흥이 돋는 행복한 배움터’를 꿈꾸며 생활하고 있다.

교정에 들어서면 물채송화, 수련, 부처꽃 등이 피어 있고, 학생들이 직접 심고 가꾼 벼들이 풍성하게 익어가고 있다. 모퉁이를 돌아가면 수세미, 여주, 호박 등이 터널을 이루어 주렁주렁 열려 있다.

그 옆으로는 반별로 심은 농작물들이 학생들의 등굣길을 싱그러움으로 채워준다. 학교 곳곳에는 학생들을 위한 쉼터와 흔들 그네가 있으며, 수십 개의 바람개비가 뱅글뱅글 돌아간다.

그리고 운동장에는 붉은 벽돌을 감싸고 있는 담쟁이덩굴과 알록달록 동심을 자극하는 몬드리언 벽화가 있다. 마치 식물원에 온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주말이면 학부모와 인근 주민들, 특히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손주들과 함께 자연 체험과 마음의 안정을 위해 많이 찾는다.

신흥초등학교 교장실에는 ‘사랑방(Agape Hall)’ 이란 푯말이 붙어있고, 그 흔한 교장 명패도 없다. 교장실을 무겁고 어려운 곳이 아교육가족 누구나 대화하고 서로 소통하는 공감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다. 모든 교직원은 학생이 있기에 존재한다. 따라서, 모든 교육활동은 학생을 중심에 두어야 한다는 교육 철학과 신념을 바탕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 학교가 추구하는 인간상은 ‘된 사람, 든 사람, 난 사람’이다. ‘된 사람’은 나눔과 배려의 가슴이 따뜻한 인재를 말하고, ‘든 사람’은 21세기 글로벌 시대 경쟁력 있는 인재를 의미하며, ‘난 사람’은 꿈과 끼가 발현되는 창의적 인재를 의미한다. 이러한 학생을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활동을 펼친다.

학생중심 교육활동 전개

웃음이 묻어나는 활기찬 등굣길

신흥초등학교의 아침은 선생님들의 밝은 웃음과 미소로 시작한다. 학교의 주인공인 학생들을 맞이하기 위해 교직원들은 컴퓨터를 켜지 않고 업무도 잠시 미룬 채 학생들을 맞이한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교문 앞에서 교장·교감 선생님이 환한 얼굴로 학생들을 맞이하고 교실에서는 담임 선생님이 반갑게 학생들을 맞이한다.

신흥초의 등굣길은 한 달에 한 번 학생들이 숨은 끼와 솜씨를 자랑하는 ‘꿈과 끼를 나누는 행복 무대’로 특별하게 꾸며진다. 공연 첫 번째 주자는 ‘스쿨락 밴드부’로 다양한 행사에서 멋진 실력을 뽐낸다. 등굣길 밴드부 공연으로 이른 아침부터 학교 안은 학생들이 연주하는 악기소리와 신나는 노랫소리로 가득 채워진다.

‘꿈과 끼를 나누는 행복 무대’ 공연은 밴드부뿐만 아니라 방과후활동 부서와 연계해 방송 댄스, 바이올린, 음악줄넘기 등 다양한 학생이 참여하는 공연 릴레이로 이어지고 있다. 웃음이 묻어나는 학생 맞이하기와 활기찬 등굣길 공연은 신흥초등학교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우는 밑거름이자 감성교육의 시작점이다.

바른 젓가락질과 밥상머리 교육

젓가락 사용은 손가락 운동을 통해 두뇌계발 및 지능발달에 도움이 되고 집중력을 향상할 수 있다. 어릴 때부터 바르게 사용하는 법을 익혀 평생 자연스럽게 사용하도록 1학기 동안 담임 선생님과 영양교사의 꾸준한 지도가 이루어진다.

학생들은 올바른 젓가락 사용법을 익히며 부상으로 맛있는 과자도 먹는 즐거움을 누리게 되어 일거양득의 효과를 가져왔다. 전교생 중에서 젓가락 면허증 소지자는 63%로 많은 학생이 바른 젓가락질과 함께 밥상머리 교육으로 인성교육을 체험하고 있다.

자연과 함께하는 배움과 삶

5월 말부터는 ‘누에 기르기’ 프로젝트를 실시하였다. 과학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를 높이고 창의력과 관찰력을 키우기 위해 실시한 본 프로젝트는 저학년에서 고학년까지의 모든 학생이 복도에 설치된 사육장의 누에를 직접 관찰하고 만져본다. 누에의 성장 과정에 따른 변화 모습을 기록하여 곤충의 한살이 과정을 체험한다.

요즘 신흥초 교정은 다양한 채소와 열매 수확이 한창이다. 우리는 배움과 삶이 어울림 속에서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교육철학을 현실화하기 위해 2015년 봄부터 교정에 ‘어깨동무 농장’을 만들어 학생들이 직접 씨앗을 심고 물을 주며 가꾸도록 하고 있다.

교육공동체가하나 되어 가꾼 어깨동무 농장에서는 상추, 고추, 가지, 생강, 비트, 치커리, 옥수수, 당근, 토란 등 여러 가지 식물이 자란다.

이외에도 3월에는 ‘자기 몸과 대화하기’, 4월에는 ‘나의 자존감 체크하기’, 5월에는 ‘자기 암시문 만들기’, 6월에는 ‘양파 기르기’ 등 다양한 ‘자존감 UP! 프로젝트’를 실시하였다. 모두가 함께 체험으로 공감하는 ‘자존감 UP! 프로젝트’를 통해 신흥초 학생들의 자존감은 무럭무럭 바르게 자라고 있다.

교육공동체와 함께하는 교육활동

마라톤으로 만드는 가족의 추억

신흥 교육가족은 지난 5월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진행된 제15회 유관순 평화 마라톤대회에 참가했다. 이번 대회는 학생과 가족이 함께하는 기회를 제공하여 가족 간의 추억을 만들고 학생들의 체력을 향상하기 위해 희망학생, 학부모, 교사 등 75명이 참가했다.

우리는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교육가족을 위해 평소 아침걷기 활동으로 체력을 길러왔다. 또한 나는 마라톤 풀코스 완주 경험을 바탕으로 주의사항과 요령 등을 사전지도해 주었다.

신흥 추수 한마당

신흥 추수 한마당 행사는 전교생이 참여하고, 부스마다 학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진행한다. 학생들은 지난 6월 직접 모내기를 하고, 1인 1포기의 벼를 가꾸며 벼의 생장 과정을 관찰해왔다. 가을이 되어 익은 벼를 베고 홀태와 호롱기를 사용하여 직접 타작하며 전통체험을 했다.

나눔을 실천하는 행복한 경제교육

신흥초등학교는 교육부요청 충청남도교육청 지정 경제교육 연구학교를 2년간 운영하고 있다. 신흥초가 추구하는 경제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나눔의 경제의식을 지닌 학생’을 기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여러 활동을 했지만 그 중 특히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참여한 플리마켓을 백미(白眉)로 꼽을 수 있다.

다른 학교에서도 플리마켓은 많이 하고 있지만 대부분 자신의 물건을 가져와서 팔거나 교환하는 바자회 개념에 가깝다. 하지만 신흥초 플리마켓에서는 그런 물건뿐만 아니라 경제 동아리나 개인별로 직접 만든 물건도 판매하였다.

학생들은 가격을 정하고 팔고, 흥정하는 활동을 하며 시장 가격 형성 원리 등 시장경제의 기초를 체험을 통해 배울 수 있었다. 6학년 창업동아리 학생들은 사전에 시장조사도 하여 저학년과 고학년이 선호하는 장신구를 따로 제작하여 판매하기도 했다.

플리마켓에서 발생한 250여만 원의 수익금은 전액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하였다. 신흥초뿐만 아니라 천안 관내와 아동보호기관에서 추천받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여 학생들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이겨내도록 힘을 주었다.

또한 지역 노인회의 추천을 받아 학구 내 형편이 어려우신 어르신께도 성금과 내의를 전달하였다. 이밖에도 다양한 나눔행사를 통해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공존하며 나눔과 기부를 실천하는 데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교육

제4차 산업혁명이 다가오고 있다. 신흥초등학교에서는 변화하는 미래를 대비하여 이에 적합한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2016년에 방과후학교프로그램으로 개설한 드론 동아리는 천안교육지원청에서 주관한 창의융합과학동아리 드론 부문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성과는 학생들의 꿈과 미래에 날개를 달아준다. 학생들은 드론을 처음 접했을 때 띄우는 것조차 힘들어했지만 모두가 모여 드론의 원리와 조작 방법을 익히며 드론 조작에 익숙해졌다.

이를 토대로 2017학년도 신입생 예비교육, 1학기 학교교육과정 설명회 때 학생들이 직접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을 실시간으로 학부모님들에게 보여줄 수 있었다.

또한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2016년부터 중소기업청 창업진흥원에서 주관하는 ‘청소년 비즈쿨 학교’에 선정되어 학생들에게 풍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충청남도 초등학교 중에서 유일하게 ‘도약단계 비즈쿨 운영교’에 선정되었다. 이를 통해 학생들에게 기업가정신과 창업에 대한 이론적 교육 및 다양한 체험을 제공하였다.

2017학년도에는 3D 프린터, 레고로봇, 가상현실(VR) 등을 활용하여 학생들에게 새로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힘을 키워주고 있다. 3D 프린터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학생은 “내가 상상한 물건이 실제로 만들어지는 모습을 보니 너무 신기하고 즐거워요”라며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

학생들의 꿈을 키워주는 교장선생님, 행복한 아이들

나는 ‘결국 학생이 행복한 교육’으로 학생들의 웃는 모습을 보는 것이 세상 최고의 기쁨이라고 생각하며 ‘신바람 나고 흥이 돋는 신흥교육’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하고 있다. 나만의 꿈을 향해 가는 학생들, 사랑으로 감동을 주는 선생님이 함께하는 행복한 학교를 꿈꾸고 있다.

교실 창밖으로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 지붕이 훤히 보이는 양지바른 언덕을 배경으로 인성, 지성, 감성을 기르며 바르게 자라는 신흥 학생들을 보면서 우리 교육의 밝은 미래를 엿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