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호순의 행복교육] 행복교육을 정착시키기 위한 조건
[배호순의 행복교육] 행복교육을 정착시키기 위한 조건
  • 지준호 기자
  • 승인 2018.02.05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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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호순 서울여대 명예교수

최근 학교에서 인성교육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은 주요 원인으로 ‘입시 위주의 교육’을 빈번하게 거론한다. 상급학교 진학지도에서 학부모들의 요구를 만족시키며 좋은 성적을 내는 데 인성교육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명분을 내세워 푸대접해온 것을 지탄하는 것이다.

학교에서 기본적이며 핵심적인 책무를 경시하고 진학준비 위주의 교과교육에만 치중한 관행이 오늘의 상황에 이르게 한 것이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높은 수준의 자녀 교육열’로 유발된 진학중심의 교육 현상은 과거 70여 년 동안 일종의 ‘필요악’으로 간주하여 왔다. 그러나 입시 위주의 교육이 오늘날 부실한 인성교육의 결과를 낳았다는 것은 설득력이 있는 처사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해방 이후 40여 년 동안 우리의 학교교육은 6.25 전쟁의 상처를 극복하며 경제발전과 민주화의 주역을 양성해내는 놀라운 성과를 남긴 것으로 인정받았고, 그 당시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정신으로 추진했던 교원들의 인성교육 노력도 상당 정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1980년대 후반 이래 우리나라는 경제발전과 민주화가 가시적으로 이루어져 세계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하면서 국민들의 생활 수준과 의식 수준이 전반적으로 향상되었고, 중산층이 증가하면서 국민들의 교육에 대한 요구수준도 향상되었다.

그러나 당국은 평준화 교육정책을 고수하면서 사회적 요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였다. 결국, 상대적으로 교육발전이 정체되면서 학교교육이 부실화되었고, 그에 대한 불만이 쌓인 학부모들은 불가피하게 사교육에 의존하게 되었다.

게다가 민주화 물결에 편승하여 설립된 교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이 학교교육의 부실화를 비판하며 학교에 뿌리를 내린 이래, 교원을 노동자로 간주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학생 지도는 하나의 노동 행위에 불과한 것으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또한, 전교조가 자신들의 주요 실적으로 내세우는 ‘학생인권선언’이 발효된 이후 교원들이 학생에 대한 인성교육 차원에서 시행해오던 전통적인 학생지도활동마저 더는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그동안 학교교육의 부실화와 인성교육 실종 상태를 경험하면서 국민대부분은 학교교육을 근본적으로 개혁해야한다는 데 합의해왔다. 그렇다면 학교교육이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변화해야 국가 선진화가 가능하고, 국민들이 인간답고 품위 있는 삶을 추구할 수 있는가?

학교 부실화 문제를 해결하고 시대적 변화 요구에 부응하며 국민행복수준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먼저 학교교육의 실상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로부터 탈피하는 과감한 교육개혁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국민적 요구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성교육이 왜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였고, 그 현상은 왜 오늘까지 지속하고 있는가를 분석해 그 원인에 대한 근원적 처방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인성교육에 기반을 둔 행복교육도 유명무실하게 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학교의 교육력을 회복하고 교원들이 진정성 있게 학생지도에 임하도록 교육문제들을 근원적으로 해결하는 체계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는, 2016년 7월 21일부터 시행하고 있는 「인성교육진흥법」이 우리 학교문화에 제대로 뿌리내리기를 기대하기는 매우 어렵다.

다시 말해, 교원들이 당국의 눈을 피해 진학준비에만 열중하고 형식적으로만 인성교육활동을 전개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교원들이 자발적이며 적극적으로 인성교육의 진흥에 참여하는 기회와 여건을 제공하는 학교문화와 풍토를 조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앞으로 시행될 인성교육이나 행복교육도 학생들에게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고, 학교와 교원에 대한 학부모와 국민들의 신뢰는 더욱 추락해 이를 회복하기는 더더욱 어렵게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오랫동안 지속한 평준화 정책의 영향을 받는 부실화된 학교에서 무사안일(無事安逸)식의 근무태도를 가진 노동자(?)로 행세하는 교원들로는 인성교육을 기대하는 만큼 수행할 수 없을 것이다. 학생들은 그러한 교원들로부터 별다른 감동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아무리 행복 교육(인성교육에 기반을 두고 행복 추구 능력의 함양에 중점을 두는 교육활동)을 강조하는 조치를 한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과 여전히 교원들 앞에는 다양한 장애물이 존재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말하자면 최근 30여 년 동안 교원들에게 사회적 책무로서 요구되는 학생에 대한 인성교육을 소명의식으로 수행하기 어렵게 만드는 사회적 제약들이 존재했고, 우리 학교체제가 학생을 교육하고 지도하는 기본적 직무를 소신껏 수행하지 못하도록 방해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먼저 지난 40여 년 동안 유지된 평준화 교육정책으로 인한 무사안일주의적 교육 패턴을 타파하지 않고는 새로운 교육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인정한다면, 평준화 정책을 전면적으로 폐지하거나 상향 평준화 정책으로 개혁하도록 선진화 사회에 걸맞은 미래지향적인 교육 정책을 구안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학교의 핵심 기능인 인성교육을 정상화하려면 학생인권선언으로 위축되었던 교원의 인권과 인성교육을 위한 권한과 책무를 강화하는 ‘교원인권선언(가칭)’을 신속히 제도화해야 한다.

또한, 전교조가 관련 법률을 무시하고 학교를 자신들의 정치적 활동 근거지로 삼거나 학교교육행정에 관여하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

이러한 점이 선행되어야 학교교육을 통하여 시대적·사회적 발전과 변화에 적극적으로 부응하는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

이러한 인재들이 바람직한 행복관을 갖고 사회 생활에 임해야만 우리 사회가 점차 행복한 사회로 발전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에 앞서 교원들이 자율적 책무성을 갖고 더욱 높은 수준의 전문성과 도덕성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안내하고 지도해야 한다.

이것이 지식 위주의 교과교육에만 치중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의미와 가치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실천하는 기회와 여건을 제공해야 한다. 즉 학교와 교원은 인성교육과 결부된 행복교육활동을 기본 책무라고 인식해야 한다.

이러한 책무를 통하여 학교는 교육력을 회복하고, 교원들은 학생들로부터 신뢰받고 존경받을 수 있다. 교원들에게는 특별한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행복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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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준호 기자  casaji97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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