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2022학년도부터 적용할 대입제도를 개편하기 위해 지난해 12월12일 1차 대입정책포럼을 시작으로 지난 1월24일 2차 포럼을 거쳐 지난 2월8일 3차 포럼을 개최했다. 3차 포럼은 최근 금수저 전형이라 비판받는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의 공정성 강화방안을 주제로 전국 일선 학교의 학생, 학부모, 고교 교사가 학종을 준비하며 느낀 바를 발표했다.

이에, 에듀인뉴스는 학종에 대한 현장의 의견을 정확하게 알리고 소개하기 위해 발표 원문을 게재한다. 일곱 번째로 진해고 박OO 교사의 토론문을 소개한다.<편집자 주>

■ 전형의 신뢰성 확보를 위한 노력에 대한 아쉬움

12년의 교사 경력 중 4년 차부터 이런저런 이유로 고3 담임을 하거나, 학생들의 진학지도를 담당해왔습니다. 어떤 집단의 대표가 아닌 한 사람의 교사로서 현장에서 가지게 된 입시에 대한 다양한 생각이 있으나 오늘은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대학의 전형 개선 노력을 믿을 수 있는가?

가끔 진학지도를 위해 끊임없이 설명회와 간담회에 참석할 기회가 된다면 참석하여 관계자들과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노력하고, 대학 측에서 개최하는 각종 세미나에도 방학 기간 등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 대학 측의 노력이 부정적인 시선을 가지게 하는 경우가 있어 안타깝습니다. 대학 측에서는 여러 루트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전형개선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이러한 의견 수렴 과정에서 때로는 오해를 부를 수 있는 답변을 하는 예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일반고 합격비율이 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답변입니다. 일반고 학생 합격비율이 높아지는 것은 저와 같은 일반고 교사로서는 반가워야 할 일이지만, 되려 선발과정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게 합니다. 합격자 비율을 인위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학생 대상 설명회에서 학생이 어떻게 하면 그 대학에 합격할 수 있는지 질문을 합니다. 그런데 답변이 내신성적이 어느 정도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답변을 합니다. 내신성적만으로 선발하지 않는다고 끊임없이 이야기하는데, 설명회에서 이런 답변을 들었다는 이야기를 학생들과의 상담과정에서 듣게 되면 진학지도하는 교사로서 무척 난처하게 됩니다.

교과성적이 전부는 아니지만, 평가 일부라는 답변으로 해결되지 못할 이러한 내용이 대학을 대표해서 방문한 관계자의 입에서 나오게 된다면 과연 저희는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합니까?

진정 내가 바라는 학생역량평가는 평가과정에서 조정할 수 있다거나, 숫자로 그물을 쳐놓고 이뤄지고 있는 것이냐는 생각이 듭니다.

대학은 고교-대학연계사업을 통해 서류평가 경험을 공유합니다. 그리고 평가에 대해 믿음을 가져달라고 끊임없이 호소합니다. 그런데 한 학생을 평가하는데 입학사정관 1명에서 부여되는 시간은 평균 30분 내외라고 합니다. 아무리 숙련된 전문가라고 하지만 과연 30분 내외로 얼마나 많은 내용을 고려해 평가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매년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은 변화합니다. 때론 이런 변화에 대해 대학 측의 입장이 궁금합니다. 설명회, 간담회 등의 기회를 통해 묻습니다.

■ 입학사정관의 전문성을 믿을 수 있는가?

변화에 대한 대학 측의 의견을 물었을 때, 가끔 고개를 갸웃거리게 합니다. 입학사정관이 해당 내용을 모르고 있는 경우가 가장 황당합니다. 그리고 그래도 적어달라고 할 때는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규정을 지키지 않아도 되니 우리는 정보가 필요하다는 답변을 들을 때는 과연 고등학교에 대한 이해도를 의심하게 합니다.

게다가 가끔은 계약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소속 대학의 전형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답변을 듣거나, 평가 기준 등에 대해 답변을 해주지 못하는 입학사정관도 있습니다. 단기간(1년 미만) 계약직 입학사정관 선발공고문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과연 대학의 평가과정에서 그 대학만의 인재상이라는 것이 존재할까에 대해 의심스럽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선발과정에 대한 의구심과 선발전문가의 역량에 대해 걱정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대학은 평가과정에서 다수의 입학사정관에 의한 다단계 평가를 강조합니다. 그리고 평가점수 차이가 현저할 경우 조정과정을 거친다는 이야기를 반복합니다.

그런데 그 입학사정관 중 대다수가 위촉사정관으로 교수님들이 평가에 참여하게 됩니다. 교사들이 설명회 등을 통해 만나게 되는 전임입학사정관이 평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적습니다.

비율을 보다 보면 전임입학사정관이 모든 학생의 평가에 참여할 수 있을지 의문이며, 이루어진다면 과연 한 학생의 평가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대학은 아니라 하지만 많은 현직의 교사들은 교수위촉사정관의 평가역량은 편차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연구자인 교수님들이 고등학교 교육과정과 그 변화 등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일까요? 대학 측에서는 사전교육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만 면접 과정 등에서 느껴지는 고등학교에 대한 이해도는 현저히 낮다고 판단됩니다.

■ 학생부종합전형을 신뢰하도록 하려면?

앞서 두 차례 토론에서 선발방법에 대한 다양한 대안이 제안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핵심은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중 증가와 비교하면 대학의 선발 과정과 그 역량에 대한 의구심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이 전형은 지속해서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충분히 대학과 교육부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첫째, 평가과정을 사례 공유라는 이름으로 세미나 등을 통해 공개합니다만 본교에서 지원한 학생들이 합격하고, 떨어진 이유를 학교 측에 공유하는 대학은 극히 일부입니다. 대학은 적극적으로 평가 결과를 설명해줘야 합니다. 설명해주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서류평가점수라도 알려줘 학교 측에서 지원자들을 통해 점수 차에 대한 이해와 분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둘째, 입학사정관들이 지방학교를 방문해서 설명회를 진행하는 것 이외에 학교 교사들과 대화를 하며, 학교를 알아가는 시간이 너무나도 부족합니다. 물론 학교 프로파일 등으로 평가과정에서 학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학생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글에서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없을 때, 이러한 기회로 얻어진 정보 수집은 학생평가에 도움이 되는 자료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지역 인근 대학이 아니라면 소통의 통로가 아직도 부족합니다. 인력부족도 한몫한다고 봅니다. 따라서 대학별 전임입학사정관의 충분한 확보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셋째, 대학들의 평가과정에서 전임입학사정관의 독립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전임입학사정관들의 양성과 주기적 교육을 통한 학생 선발 전문성의 확보를 전제로 합니다.

모 대학의 세미나에서 교수님이 학과소개를 할 때 교수님께 어떤 학생을 뽑길 원하는지 물었습니다. 교수님께서 답변하시며 이런 전제를 붙이셨습니다.

“입학사정관이 1단계 평가를 해서 저희에게 평가를 맡기기 때문에 100% 저희가 원하는 학생을 선발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 답변은 그 대학 선발과정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줬습니다. 선발과정에서 전문성을 가진 입학사정관이 서류평가에서 별도로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단계가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넷째, 입학사정관의 대학별 근무 기간을 평가항목에서 주요소화 해야 합니다. 5~8월에 계약직으로 뽑힌 입학사정관에게 9월부터 선발을 맡기는 경우가 일부일 수 있으나 전체 전형에 대한 신뢰도에 흠집을 낼 수 있음을 이해하시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학교생활기록부에 관한 논의도 필요합니다. 사교육 영향에 대한 고민도 이해가 되지만 제약사항이 너무 많습니다. 과연 현재 조건에서 학생 역량에 대한 정성적 평가결과가 내신성적에 어느 정도까지 편차를 벌여줄 수 있는지, 정성평가를 가장한 내신평가가 되어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습니다.

주변 선생님들에게 자주 받는 질문이 있습니다.

“선생님, 이 내용을 OO 항목에 넣어도 될까요?  △△ 항목에 글자 수가 넘쳐서요. 그리고 □□ 내용은 적으면 걸릴까요?”입니다.

몇 년간 지속해서 언론 등에서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적지 말라는 내용이 추가됐습니다. 그리고 항목별 글자 수 제한도 일부 항목에서 강화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교실 수업의 충실도 이야기가 나오며 일부 대학 중심으로 과목별 세부능력 특기사항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번져 일명 '세특붐'을 일으켰습니다. 정성평가이니 사정관 개인별 평가관점의 차이는 존재하다고 가정하더라도 이것이 과연 평가에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대학마다 차이는 있는지 등이 너무나도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학생평가의 편차를 줄이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현재 기재요령 변화 방향은 고교와 대학 모두에게 평가의 어려움을 주는 방향이라고 봅니다. 학교별, 교사별 차이는 있으나 점차 학생부 기록수준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질적 평가가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학생마다 역량이 발휘되는 활동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항목별 기재방식과 글자 수 제한은 이러한 역량발휘 분야의 차이에 대해 반영하는데 어려움을 주게 됩니다. 유사항목의 통합을 통해 전체 글자 수 제한을 보완할 방안 마련을 부탁합니다.

예를 들어, 굳이 자율-동아리-봉사-진로활동을 분리입력을 해야 할까요? 독서활동은 다른 모든 항목에 연관되는데 굳이 별도의 항목으로 존재해야 할까요? 과목별 세부능력 특기사항은 학생마다 교과목별 역량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최근 융합적 사고를 강조하는 시점에서 굳이 교과목별 글자 수를 제한해야 할까요?

최근 자기소개서와 추천서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존재합니다. 자기소개서는 학생들 관점에서 들어볼 필요가 있기에 논외로 하고, 추천서 부분도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의 변화와 함께 가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봅니다.

추천서 작성은 분명 부담스럽습니다. 추천서 작성횟수 등 때문입니다만 학교생활기록부의 기재 요령상 적을 수 없는 내용을 적을 기회가 됩니다. 때론 부정적인 평가를 포함할 수도 있는 공간입니다. 학생부 기재요령 중 되도록 긍정적인 방향으로 적도록 안내합니다. 교사의 평가에는 학생의 부정적인 면도 포함되어야 하나 기재요령 자체가 이를 가로막습니다.

게다가 기재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현재 시스템에서 교사가 부담을 가지면서까지 학생평가에 기재할 수 없는 부분도 있습니다.

정성평가과정에서 때론 학교생활기록부에서 기재하지 못한 부분을 소통할 수 있는 통로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한 학생이 학생부 종합전형만 6회 지원하고, 모든 대학이 추천서를 요구할 때 가져야 하는 교사의 압박감에 대한 부분도 고려한다면, 학생별 공통 추천서 등을 고민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깜깜이’라는 단어가 싫습니다. 진학지도를 하다 보면 정시도 깜깜이라고 생각이 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군별 지원전략부터 일명 펑크 찾는 족집게 고액컨설팅 등은 과연 정시는 공정하고 객관적인가 생각하게 합니다. 어쩌면 모든 입시는 깜깜이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모든 전형요소는 나름의 긍정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선발방법 중 완벽한 방법은 없기에 선발과정의 신뢰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입학사정관 참여 전형은 아직 역사가 짧은 만큼 점차 나아질 수 있습니다. 질적 개선의 노력을 통해 학생의 스펙이 아닌 역량을 평가하는 학생 선발의 대표적 방안으로 신뢰받으며 자리 잡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