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 교육 자치와 교육감 직선제, 문제는 없는가?
[좌담] 교육 자치와 교육감 직선제, 문제는 없는가?
  • 지준호 기자
  • 승인 2018.02.28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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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13일은 주민이 직접 교육감을 뽑는 날이다. 지난 2007년부터 시행한 교육감 직선제는 지방 교육 수장을 주민이 직접 뽑는다는 점에서 교육 자치 실현의 목적을 이루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상당 수준의 선거 자금을 필요로 하는 점에서 부담이 되어 왔다. 또한 이기는 선거를 치르기 위해 이른바 보수와 진보로 나뉜 진영 간 단일화가 일상화 되어 교육계가 여의도 보다 더한 정치판이 되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월간교육에서는 교육감 예비후보 등록을 하는 2월을 맞아 교육감 직선제의 장점과 단점을 알아보고, 향후 교육 자치 실현과 교육감의 역할 등에서 교육의 본질을 찾을 수 있는 교육감 선출 방식의 대안을 찾아보고자 한다.

<월간교육 2월호 좌담 '교육 자치와 교육감 직선제, 문제는 없는가?'에 참석한 (왼쪽부터)김기연 전 평택교육장, 서정화 월간교육 편집인, 김경회 성신여대 교수, 황영남 전 영훈고 교장이다. 사진=월간교육>

  참석 김경회 성신여대 교수ㅣ김기연 전 평택교육장ㅣ황영남 전 영훈고 교장

  사회 서정화 월간교육 편집인

서정화 | 교육 자치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교육 자치의 본질을 먼저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김경회 | 기본적으로 교육은 고도의 자율적·창의적 활동입니다. 전문적이고 창의적인 교육활동을 수행함에 있어 외부적인 간섭은 최소화되어야 합니다.

지방교육자치의 성격을 규정하는 관점은 대표적으로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지방의 일반 행정(시·도)으로부터 교육행정의 분리·독립으로 보는 입장이고, 둘째는 중앙정부의 교육행정통제로부터 지방정부의 교육행정 독립을 강조하는 입장이며, 셋째는 교육행위(교수자)의 자치를 중시하는 관점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단위학교의 자율적인 운영은 교육 자치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기연 | 교육 자치를 원론적으로 말씀드리면 헌법 정신에 따라 주민들 스스로 교육문제를 설계하고 집행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인사, 예산, 교육과정 편성 등 각종 권한의 확실한 보장이 선행되어야 하겠죠.

지방자치 측면에서 살펴보면 교육 자치는 반드시 교육감 직선제를 통해야만 구현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지방자치법』 제9조에는 시·도지사가 일반 행정뿐만 아니라 교육에 관한 행정을 함께 관장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다만 교육의 자주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같은 법 제121조에서 교육 행정은 별도의 기관을 두도록 하고 있습니다.

‘별도의 기관을 둔다’라는 조항을 자치라는 개념으로 생각해서 독립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은 논리의 비약입니다. 이런 논리라면 자치경찰청장, 자치복지청장, 자치소방청장 등도 따로 선출할 수 있습니다.

이 법에서 ‘별도의 기관을 둔다’라는 것의 의미는 종합행정으로서의 자치 기능을 말하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종합행정이 아닌 기능별 자치를 주장하는 것은 법규 해석의 포괄성에 비추어 볼 때 교육 자치에 대한 해석의 오류라고 봅니다.

따라서 정치권과 정부는 교육 자치와 일반 행정간의 관계 해석을 통일하고 제도를 개선해야 합니다.

황영남 | 교육 자치는 교육에 관한 자방자치를 말합니다. 우리나라 헌법에 보장된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해 일반 행정으로부터 독립된 것입니다. 그래서 흔히 지방교육자치는 중앙의 교육행정과 지방의 일반 행정으로부터 분리·독립을 이야기 합니다.

이것은 교육자치가 교육행정에 있어서 지방분권주의를 기본원칙으로 하고, 일반 행정으로부터 분리·독립하여 교육의 자주성, 정치적 중립성, 지역의 특수성, 전문성 등을 보장하기 위함이라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여기에는 몇 가지 딜레마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교육 자치의 범위와 수준은 어떻게 정할 것인지’, ‘교육자 또는 교육계만의 자치를 의미하는지’, ‘예산의 독립을 이룰 수 있는지’, 그리고 근본적으로 ‘정치로부터 독립된 교육자치가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등에 대한 것이죠. 이는 실제로 지방교육자치가 시행된 이후 우리 사회의 갈등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정권이 바뀌거나 교육부 장관이 바뀌면 교육정책들이 변하는 게 당연시됐습니다. 특히 선출된 시·도교육감들이 학교현장의 통제를 강화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따라서 이제는 우리가 시행하는 지방교육자치를 개선하기 위해 사회의 공론화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고 봅니다.

교육감 직선제 개선 혹은 폐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교육예산과 권한 조정, 일반지방행정과의 관계 재설정, 단위 학교의 정치화 제한 등 많은 문제를 충분히 논의하여 합의를 이끌어 내길 바랍니다.

서정화 | 교육감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황영남 | 교육감은 유·초·중등 교육을 관장하여 다음 세대의 미래를 책임지는 중요한 자리입니다. 교육감에게는 시·도교육청 산하의 학교와 교원에 대한 지도·감독의 권한이 있습니다.

교원 인사권, 교육과정 운영권, 학교설치 이전 폐지권, 예산안 편성과 재정 운영권, 재산의 취득과 처분, 기채 발행권, 조례안 작성, 교육규칙 제정권 등이 대표적입니다. 동시에 교육감은 중앙정부, 지방정부, 시민단체, 언론, 국회와 지방의회, 지역 주민, 학부모 등 여러 기관과 단체로부터 다양한 견제와 요구를 받는 어려운 자리입니다.

이런 교육감은 교육의 시대적 의미와 사회적 요구를 잘 파악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지식정보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응하고 선도할 역량을 학생들이 기르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공교육의 신뢰도를 높이는 노력을 기울여 학교교육의 본질을 회복하고, 학생을 위하고 학부모가 원하는 교육을 학교 현장에서 구현해야 합니다.

김기연 |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20조에서는 교육감의 관장 사무를 조례안·예산서·결산서의 작·편성 및 제출, 교육규칙 제정, 교육기관의 설치·이전·폐지, 교육과정 운영, 과학·기술교육의 진흥, 평생교육·그 밖의 교육·학예 진흥, 학교체육·보건 및 학교환경정화, 학생통학구역, 교육·학예의 시설·설비 및 교구, 재산의 취득·처분, 특별부과금·사용료·수수료·분담금 및 가입금, 기채·차입금 또는 예산 외의 외무부담, 기금의 설치·운용, 소속 국가공무원 및 지방공무원의 인사관리, 그 밖에 당해 시·도의 교육·학예에 관한 사항이라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지방 교육과 관련한 모든 사항을 교육감이 관장한다고 볼 수 있죠. 그만큼 교육감의 권한이 막강하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김경회 | 법적으로 살펴보면, 교육감은 지방교육행정기관의 수장이며 집행기관의 장입니다. 시·도의 교육과 학예에 관한 사무집행기관이며 국가행정사무 중에서 교육과 학예에 관한 사무를 위임받아 처리하죠. 즉, 지역실정에 적합한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을 실현하는 교육행정가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서정화 | 우리 교육과 시대적 상황에있어 교육감은 굉장히 중요한 자리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교육감이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선 어떤 역량과 자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김기연 | 무엇보다 초·중등 교육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전문성이 필요합니다. 교수학습과 생활지도, 교육 계획 수립 등의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인문학적 소양도 빼놓을 수 없죠. 교육 행정가는 인문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탁월한 지식 편집가요 전방위적 지식 경영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교육행정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학생을 가르치는 열정을 바탕으로 한 능력을 인정받아 단위 학교, 시·도교육청 등에서 교육행정 경험을 쌓은 후 교육감이 되어야 안정적인 직무 수행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경험이 없는 사람이 교육감이 되면 현장감 있는 교육정책 수립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학생지도 경험의 부재는 학생실태와 진단의 부실을 초래하여 교육정책 및 교육계획 수립의 결정적 하자를 수반합니다.

또한 일선 교육현장에서 열과 성을 다해 학생들을 가르치는 초·중등 선생님들에게 정서적 박탈감을 느낍게 합니다. 이는 대형병원에서 병원행정직 또는 보조 인력이 병원장이 되는 경우와 같다고 봅니다. 이런 경우 실제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들이 정서적으로 병원장을 인정하고 존경할까요?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되리라 봅니다.

따라서 경험이 바탕이 되어야 구성원들의 에너지 총량을 통합하고 이끌어 나아가는 지도성을 가질 수 있다고 봅니다.

<김경회 성신여대 교수>

김경회 |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고 학력신장과 인성함양을 중시하는 교육철학과 리더십을 지닌 인물이어야 합니다. 저는 세부적으로 다섯 가지 정도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째는 건전한 역사관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근현대사에 대한 인식이 대한민국은 ‘태어나서는 안 될 나쁜 나라’라는 자학적 역사관이면 곤란하죠. ‘선진화와 민주화를 이룬 자랑스러운 국가’라는 역사관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둘째는 교육활동의 자유와 다양성을 존중해야 합니다.

교육의 공공성을 내세워 교육공급을 국가가 독점하기보다는 교육주체들의 경쟁을 촉진하는 자유와 학교선택권을 보장해야 합니다.

셋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학력을 신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탄탄한 실력이 창의성의 원천이 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 요건이라 생각하여 학력을 중시하는 교육관을 가져야 합니다.

넷째는 학교의 자율과 교권을 존중해야 합니다.

학교운영의 자율을 보장해 학교 간에 ‘잘 가르치는’ 경쟁 문화가 조성되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학생인권보다는 교권을 중시하여 학생 인성지도에 헌신하는 교사를 우대해야 합니다.

다섯째로 사학의 자주성을 인정해야 합니다.

정부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지 않는 독립사학에 대해서는 학생선발과 교육과정 운영에 자율권을 부여하여 국·공립학교와는 다른 개성 있는 교육을 제공하도록 해야 합니다.

황영남 | 교육감은 「헌법」 제31조 제4항에 명시된 교육의 자주성,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합니다. 그리고 교육자치가 교육에 대한 전문적 관리를 목표로 하고 있으므로 교육에 관한 전문적 식견과 경험을 지니고 있어야 합니다.

또한, 사회 제반 분야의 교육적 요구를 수용하고 타협하는 협상과 조정 그리고 현장과 소통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아울러 교육에 대한 미래비전과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교육행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은 필수적이죠. 물론 교육감은 교육계 수장으로서 이에 걸맞은 인품을 지녀야 하는 것은 기본일 것 입니다.

서정화 | 2006년 개정된 『지방교육자치법』에 따라 2007년 일부 지역에서 교육감을 직선제로 선출한 것을 시작으로 2010년 전국 동시 지방선거를 통해 전국 시·도에서 교육감을 선출하였습니다. 교육 자치의 확립이라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점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가장 시급히 개선할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김경회 | 교육청과 시·도의 통합을 전제로 도입한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하고 시·도가 자율적으로 선임토록 제도의 혁신이 필요합니다.

교육감 직선제 도입은 정치적 산물입니다. 교육감 직선제는 2006년 당시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이 교육 자치와 일반자치 통합의 반대를 무마키 위해 제시한 방안이었고, 한나라당은 교육위원회를 시·도 상임위에 통합하여 의결기관을 우선 통합한 후에 다음 단계로 시·도와 교육청을 통합할 계획으로 수용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진보성향의 인사들이 대거 교육감으로 당선되면서 교육감 직선제는 선거제도로 고착화되었습니다.

지금까지 교육감 선출제도로 ‘공동 등록형 주민직선제’, ‘시·도지사 임명제’, ‘러닝메이트제(Running Mate)’, ‘제한적 주민직선제’ 등이 제시되고 있으며 각 제도는 특징과 장·단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저는 교육감 선출 방식은 시·도 자율적으로 결정토록 일임하는 것이 최선의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개헌을 위한 국민 투표가 시행된다면, 교육감 직선제 유지 여부에 대한 국민의 의사도 함께 묻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황영남 |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2007년 보궐선거부터 교육감 직선제가 실시된 이래 교육감의 일선학교 통제는 더욱 강화되고 있습니다.

이른바 진보교육감들의 이념편향성 정책, 학생인권조례로 인한 교권추락 방조, 주입식 교육으로 인한 교실붕괴 가중, 편가르기식 보은인사 등 불통과 일방적인 교육정책들이 늘어나면서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교육의 주체인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나 학교 현장의 필요에 의해 정책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포퓰리즘과 보여주기식 실적위주의 정책들이 남발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는 교육감 직선제가 야기한 측면이 있습니다. 교육감 직선제는 후보 개인에게 막대한 자금과 조직 동원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적게는 5억 원, 많게는 50억 원 가량 드는 선거 비용을 개인이 조달하기 어렵고, 광역단위를 아우를 수 있는 조직 운영도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때문에 부득이하게 기존 조직과후원 자금에 의지하게 되어 당선 후 편향된 인사와 정책이 난무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문제는 교육감 직선제를 개선 혹은 폐지하는 것입니다. 시·도지사와 러닝메이트로 선출하거나 시·도의회에서 선출하는 간선제도 하나의 대안으로 검토될 수 있습니다.

<김기연 전 평택교육장>

김기연 | 직선제가 폐지되어야 합니다. 주요 선진국의 교육감 선출 사례를 살펴보면 미국은 25개 주에서 주교육위원회가 임명하고, 11개 주는 주지사가 임명합니다. 나머지 14개 주에서만 주민 직선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일본은 교육위원회가 교육위원 중에서 교육장을 임명하고, 독일은 주교육부 장관을 주지사가 임명하죠. 영국은 LEN(지방교육행정집행 및 의결기구)에서 교육감을 선임하고, 프랑스는 대통령이 임명합니다.

종합해보면 미국 14개 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교육 선진국은 교육감 직선제보다 임명제 및 간선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례를 보면 직선제가 교육의 장을 결정하는 최적의 제도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교육감 후보자의 초·중등 교육경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이른바 폴리페서(Polifessor)라 불리는 대학교수의 후보 등록을 제한하는 것이죠. 이유는 초·중등 교육 경험 부재에 의한 교육 부실이 초래되며, 교육 경쟁력 제고라는 교육의 본질 문제보다 무상시리즈, 학
생 인권 등 언저리 정책으로 인한 예산 낭비 사례 때문입니다. 말씀드렸던 일선 초·중등 교원의 정서적박탈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또한, 일선 교원의 선거 개입을 엄중 문책해야 합니다. 선거 운동을 돕고 선거 후에 행해진 논공행상의 행태는 언론에 보도된 이상으로 심각한 수준입니다. 이러한 교원들은 대부분 교육감 후보자와 학연, 지연 아니면 직·간접 인연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능력과 역량에 상관없이 자신의 출세를 위해 선거판을 기웃거리는 교원들을 엄중 문책해야 합니다.

서정화 | 교육계가 보수와 진보로 분열되어 있다고 합니다. 지난 2014년 치른 교육감 선거에서는 전국 13~14개 시·도에서 진보로 분류되는 후보자가 당선되었다고 합니다. 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다고 보시나요?

황영남 | 현행 선거법에는 교원들의 선거운동이 금지되어 있어 한국교총은 지지후보를 일체 지원할 수 없지만, 전교조는 민노총이라는 상급 단체를 통해 지지후보에 대한 우회적인 자금과 조직 지원이 가능한 모순이 있습니다. 절대적으로 보수 교육계에게 불리한 제도라는 것이 지난 2014년 선거에서 증명되었습니다.

혹자는 보수 교육계의 후보 난립과 진보 교육계의 후보 단일화가 전교조 교육감의 대거 당선이라는 결과를 낳았다고 하지만, 그것이 전부를 설명하지는 않는다고 봅니다. 선거법에 내포된 구조적인 문제가 더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따라서민의를 왜곡하지 않으려면 이러한 불공평한 선거제도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합니다.

김기연 | 예견된 일입니다. ‘보수는 분열로 망하고 진보는 자충수로 망한다’라는 말이 실감납니다.

주민 직선에 의해 선출되는 각 후보들은 한 평생 교단에서 학생교육에만 전념한 분들입니다. 이들이 어느 날 갑자기 광역 단위 선거를 치르기 위해 가장 절박한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조직과 선거자금입니다.

그러나 현행 선거법에서는 교육감 후보자는 정당인이 아니기에 정치자금을 합법적으로 모금할 수 없습니다. 선거 자금을 조달할 방법이 전무하죠. 또한 정당인이 아니기에 조직도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후보자 성향 별로 여야 정당의 사정권으로 들어가 서로 공생하는 관계가 됩니다.

따라서 직·간접적으로 정당의 우산 아래 당선된 교육감은 각 정당의 이해관계가 포함된 공약을 발표합니다. 그래서 당선된 후에는 교육으로 포장된 정치적인 교육정책을 펴게 됩니다.

저는 경기도의 무상급식과 학생인권조례가 대표적인 예라고 생각합니다. 이 같은 패턴이 전국으로 퍼졌으며, 교육 경쟁력의 저하로 인한 피해는 학생에게 돌아갑니다.

김경회 | 2018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교육감 선거법 개정이 어려운 현실을 감안할 때, 제6회 지방선거의 실패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이번 선거에서는 보수 성향 후보들의 단일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2014년 치러진 제5회 지방선거에서는 보수 후보의 난립으로 좌파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17개 시·도 중 13명 당선 되었던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서정화 | 정치권에서 헌법 개정에 대한 논의가 한창입니다. 만약 헌법 개정을 통해 상당한 책임과 권한이 지방자치단체로 이양될 경우, 교육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교육감 직선제에 문제가 있다면 헌법 개정 시 함께 논의가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기연 | 헌법 개정 시안에서는 지방 분권을 강력하게 강화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따라서 교육감 선출방식을 17개 시·도가 똑같이 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주민 직·간선, 러닝메이트, 학부모 선출, 교원 선출, 임명 등의 방식은 각 시·도가 주민 의사를 묻고 그에 따라 결정된 방법으로 진행하는 것이 진정한 자치라 생각합니다. 17개 시·도 주민의 생각이 모두 동일할 수 없고 교육적 관점도 다르기에 이같은 방식이 합리적이라 생각합니다.

황영남 | 말씀하신 것처럼 시·도교육감 직선제는 시급히 개선해야 합니다. 교육계가 정치적 이해관계에 휩쓸려 정치적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선거를 위한 경제적·물리적 환경도 교육감 후보 개인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무겁습니다.

더구나 현행 교육감 직선제는 특정 교원단체에게 유리한 구조적 결함도 내포하고 있어 심각한 문제로 인식해야 합니다.

교육감 선거를 시·도의회에서 뽑는 간선제로 하거나, 시·도지사와 러닝메이트로 선출하는 방안 등을 대안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니면 김기연 교육장님의 말씀처럼 시·도별로 교육감과 교육위원회 선출과 구성을 달리하는 자율권을 주는 것도 지방자치 정신에 부합하는 방안이라 봅니다.

김경회 | 교육 자치와 일반자치 간의 연계를 강화하고, 교육감 직선제는 폐지해야 합니다.

서정화 | 단일 학교의 자율성 강화를 포함한 학교 자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떠하신가요?

황영남 | 단위학교의 자율성 보장은 공교육의 성과에 대해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 교사들에 의한 단위학교 자치 강화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권한과 책임은 항상 함께 해야 한다는 점에서 법적으로 책임과 권한이 분명한 학교장 중심의 자율경영을 보장하고 이를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황영남 전 영훈고 교장>

이런 의미에서 일각에서 주장하는 교사에게 주도권을 주는 학교 자치는 본말이 전도되었다 생각합니다. 학교장 책임의 단위학교 자율성이 확보되어야만 단위학교마다 다른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책임경영이 바탕이 되고 이를 통해 교육 구성원으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학생교육은 교사에게 전권을, 교사 관리는 교장에게 전권을 부여하는 것이 학교교육의 성과를 촉진하고 공교육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신뢰도를 확보하는 옳은 방향이라 봅니다.

김기연 | 현재와 같은 학교 경영 체제는 자치정신에도 반할 뿐더러 자율경영은 엄두도 못 냅니다. 시·군교육청이나 시·도교육청과 같은 상급 기관에서 지시하는 대로만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씨줄, 날줄로 얽혀 있는 각종 법망을 벗어난 행위를 하면 바로 징계 사유가 됩니다. 개인이 법망 안에서만 행위를 해야 책임에서 벗어난다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느 교사, 어느 학교장이 소신을 갖고 교육에 임할수 있을까요? 가만히 앉아서 상급 기관이 시키는 대로 하면 인사 상 불이익을 안 당하는데요. 이래서 무사안일 교육과 수동적 교육활동이 현재 일선학교에 고착화되었죠.

인사권, 교육과정 편성권, 예산 편성권 등을 학교로 대폭 이양하지 않으면 학교 현장은 더욱 경직될 것입니다. 우리가 좀 더 나은 교육,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교육을 하려면 하루빨리 각종 단위 학교의 자치를 위한 권한을 강화해야 합니다.

김경회 | 단위학교의 자율적인 운영은 교육 자치의 궁극적인 목표이므로 단위학교의 자율성·책무성을 동시에 높이는 방향으로 법령 개정이 필요합니다. 법령에는 학교 운영의 자율성 보장을 명문화하고 학교장의 권한은 열거주의를 채택하여 법률로서 구체적으로 규정해야 하며사립학교에 대한 지도·감독권을 완화하여 국·공립보다 넓은 의미의 자율성을 부여해야 합니다.

서정화 | 앞으로 일반 행정과 교육감 선출 방식 등을 포함한 교육 자치와의 관계를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요?

김경회 | 지방분권 정신에 맞추어 교육감 혹은 시·도지사의 고유사무를 확대하고 일반 행정과의 연계를 강화하여 점진적으로 일원화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교육 자치의 자기결정권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저는 교육 자치의 자기결정권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인사권, 재정권, 교육과정 재구성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봅니다.

김기연 | 일반 행정과 교육 자치는 불가분(不可分)의 관계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시·군 등 행정기관의 지원 없이 지역교육청에서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예산, 인력 등 각종 인프라를 일반행정과 교육 자치가 공유하고 있으며 많은 부분에서 도움을 받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볼 때, 지역 이기로서 일부 교육계의 반발은 예상되나 OECD 국가의 사례를 볼 때 일반 행정과 교육 자치는 통합되어야 합니다. 교육감 선출 방식에 있어 지금과 같은 직선제는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심화될 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초·중등 학교 교직원과 학부모가 선출하는 방식, 시·도 지사와 함께하는 러닝메이트 방식 그리고 시·도 지사가 후보자 두 명을 추천하면 의회에서 임명하는 방안을 지향합니다.

그 중 교육의 직접관계자가 선출하는 첫 번째 방법을 가장 지지합니다. 교육감의 정통성, 대표성 문제는 교육계만의 문제로 좁혀서 해석해도 무리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학부모가 아닌 일반 시민들의 교육문제에 대한 관심은 제로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왼쪽부터) 황영남 전 영훈고 교장, 김경회 성신여대 교수, 김기연 전 평택교육장>

서정화 | 교육 자치의 발전을 위한 방안을 말씀해 주세요.

황영남 | 교육 자치가 교육계만의 자치가 아닌 교육을 위한 자치로 발전하면 좋겠어요. 교육계의 기득권 보호를 위한 자치가 아닌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교육 자치가 이루어져야 하죠.

시대변화와 사회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서 교육의 체계와 운영 방식을 바꾸는 교육 자치, 우리나라 교육의 국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교육 자치가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김기연 | 한 가정도 각 가정마다 가풍(문화), 경제 규모, 학력 수준, 자녀 수 등 처한 환경에 따라 천차만별이듯이, 각 학교도 시·군·구, 광역시·도, 대도시, 중·소도시, 농·산·어촌 등 다양한 환경에 속해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을 무시하고 전국적으로 획일화 한다는 것은 시대정신에도 맞지 않을뿐더러 교육 경쟁력 제고에도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합니다.

따라서 교육의 공공성을 보장하되, 교육경쟁력을 향상하는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국가 이념은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를 기초로 합니다. 이러한 체제에서 ‘수월성 교육’과 ‘보편성 교육’,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공교육’과 ‘사교육’ 등은 상대적 공존 가치이지 배타적 가치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정책들이 서로 보완하는 보완재로서 기능하도록 하는 이해와 배려가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상대성을 가진 정책을 현장에 도입할 때는 단위 학교 또는 지역교육청마다 처한 환경이 다르기에 스스로 선택하여 시행하는 자치가 요구됨이 당연하다 생각합니다.

단위 학교의 자치역량과 지역교육장의 권한과 책무성도 강화해서 주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을 펼치는 것이 진정한 교육 자치라 생각합니다.

김경회 | 1945년 이후 우리나라와 일본의 교육은 미국의 영향으로 일반행정으로부터 분리·독립하여 주민통제원리(Layman Control)와 전문가 관리 원리(Professional Leadership)의 조화를 도모하였습니다.

일본은 교육위원회의 기능을 축소하고 지자체장의 교육사무 관장을 확대하는 일반 행정과 교육행정의 ‘일체화’를 추진하여 지방교육행정의 최종 권한과 책임을 단체장에게 부여하는 제도 변혁을 이루었습니다.

우리나라는 해방 후 교육 자치 실험기와 1961년부터 1990년에 이른 장기간의 중앙정부 예속기를 거쳐 1991년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정으로 본격적인 지방교육자치 토대를 마련하였습니다.

이후, 교육감을 주민 직선제로 선출하여 단체장과 대등한 정치적 위상과 독립성을 갖게 함으로써 일반 행정과 교육행정의 ‘분단화’ 현상을 고착시키는 방향으로 제도 변화가 이루어졌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교육을 일반자치와 분리·독립하는 직선제로 지방교육행정의 장을 선출하는 나라는 앞서 김기연 교육장님이 말씀하셨듯이 미국의 14개 주 정도를 제외하곤 거의 없습니다.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지방행정기관과 지방교육행정기관의 일체화를 지향해야 합니다. 즉, 지방분권 정신에 따라 지방교육행정기관의 고유 사무를 확대하고, 일반 행정과의 연계를 강화하여 점진적으로 일원화하는 것이 바른 방향이라 생각합니다.

<서정화 월간교육 편집인>

서정화 | 바쁘신대도 이렇게 귀한 시간을 내주시고 고견을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세 분 모두 현행 교육감 선출제도는 문제가 많은 것으로 지적을 하셨습니다.

앞으로 훌륭하신 교육감을 모시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이 돈이 많이 드는 선거, 보수니 진보니 편 가르는 것이 아닌 교육의 본질을 구현하는 역량과 리더십을 가진 교육전문가를 모시는 선거 그리고 우리의 교육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시킬 능력을 지닌 교육 지도자를 뽑는 선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깨끗한 선거 과정을 거치도록 교육감이 ‘무보수 명예직’으로 그 위상이 정립되도록 분위기가 조성되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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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준호 기자  casaji97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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