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 전인고 '탄력적 무학년제'①
[학교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 전인고 '탄력적 무학년제'①
  • 권호영 기자
  • 승인 2018.04.03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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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 탄력적 무학년제 - 소스쿨(小school)

춘천 전인고등학교는 인성과 창의력 향상에 중점을 둔 특성화고교다. 2012년부터 동아리학급인 소스쿨(小school)을 운영하고 있다. 소스쿨은 학생들의 진로 개발을 목적으로 새로운 교육과정과 학급형태를 시스템화한 프로그램이다. 특히 2018년부터는 학년제를 폐지하고 소스쿨 학급제로 변경하고, 소스쿨 담임제를 도입해 학생들의 진로와 학습, 생활을 통합적으로 코칭하고 있다.

2018년 3월 23일 금요일 오전 9시 30분, 춘천 전인고등학교.

교실 앞쪽에선 4명의 학생이 몇 대의 카메라가 놓인 책상을 사이에 두고 교사와 얘기중이고, 뒤쪽에선 3명의 학생들은 각자 뭔가 열심히 정리 중이다. 또 한 명의 교사는 왔다 갔다 하면서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도대체 이 분위기는 뭘까?

뒤쪽의 학생에게 무슨 수업이냐고 물었더니 언론 정보, 영화 소스쿨의 창의적 체험활동시간이라고 한다.

소스쿨!!

한문으로 작다라는 의미의 소(小)와 영어 스쿨(school)의 합성어다. 작은 학교, 소스쿨은 꿈과 진로가 같은 학생들로 한 학급을 편성해 담임교사가 생활-학습-진로-진학을 체계적으로 지도하는 동아리학급제도다.

언론 정보, 영화 소스쿨은 언론홍보와 미디어, 영화 세 분야를 공부하는데, 모두 11명(1학년 4명, 2학년 3명, 3학년 4명)으로 구성된다. 학생들과 개별적으로 얘기하던 선생님은 언론미디어 소스쿨 담당 채욱 교사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촬영기법을 소개하던 선생님은 구본회 피디, 촬영과 편집 등 영상기술을 가르치는 외부강사다. 1학년과 새로 들어온 학생들은 1년동안 기초적인 영상기술을 배운다.

영화를 전공하는 학생들은 다른 교실에서 예술강사지원 프로그램에서 파견나온 전문강사와 영화제작 프로그램을 진행중이다.

교실 뒤쪽에서 각자 뭔가 정리하던 학생들은 모두 3학년으로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중이었다.

<정윤서 학생의 학교홍보 영상 제작기획서>

학교생활을 소개하는 홍보영상 제작을 위해 설문조사를 거쳐 내용구성중인 학생도 있고, 5월에 있을 학교 행사에 사용할 영상을 기획중인 학생도 있고, 학교주변 문제를 취재형식으로 제작중인 학생도 있었다. 주제와 진행방법과 과정은 모두 달랐다.

전인고등학교는 2005년 개교당시부터 학생들의 인성과 창의성 계발에 중점을 뒀다. 그리고 2012년부터 학생들의 진로개발을 목적으로 소스쿨을 제도화하면서 동아리 학급의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그러다가 올해부터 무학년제 소스쿨 학급으로서 운영하게 됐다. 같은 진로를 가진 1,2,3학년 학생이 하나의 학급이 되는 것이다. 물론 무학년제 학급이어도 교과 수업은 일반학교와 같이 학년별로 진행된다.

현재 <경제>, <교육복지·문학·유네스코>, <언론정보·영화>, <생명과학·건축>, <수학과 컴퓨터·기계>, <미술·체육>, <음악·역사>, <국제정치> 등 8개의 소스쿨학급이 운영중이다.

보통 한 소스쿨당 정원은 10~12명이다. 매주 금요일 창체시간인 동아리활동, 진로활동 시간에는 8명의 소스쿨 담당 교사뿐 아니라 6명의 내부교사와 외부강사까지 추가 투입돼 총 14개의 심도있는 동아리 수업이 이루어진다.

가장 특징적인 것은 소스쿨 담당교사가 담임을 맡아서 기본적인 조·종례에서부터 프로젝트 활동, 매주 금요일 창체시간에 이루어지는 소스쿨 수업등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언론 정보, 영화 소스쿨의 김인우군은 소스쿨 담당교사와 담임이 동일한 것이 큰 장점이라고 한다.

“소스쿨 선생님은 오랫동안 소스쿨을 담당하셔서 관련 분야에 대해 많은 정보와 네크워크를 가지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활동 내용도 자세히 알고 계시구요. 만약 담임선생님이 따로 계시다면(거기다 매학년 바뀐다면) 입시를 위해 학생들의 활동을 따로 파악해야 합니다. 그런데 소스쿨선생님이 담임선생님이다 보니 저희들의 관심사는 물론 활동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고 계셔서 진로 멘토역할은 물론 정확한 입시상담도 해주실 수 있습니다. 저는 만족합니다.“

소스쿨의 무학년제 담임에 대해서 우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학년별로 학생들의 주요 활동과정이 다르기 때문에 집중도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컸다.

경제 소스쿨 담임인 김성광 교사는 “현행 국가교육과정은 학년제로 구성돼 있어 학년제로 운영해야 하는 프로그램이 대부분이다. 그러다보니 소스쿨 활동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어진다. 그리고 교사입장에서는 1학년 학교적응기나 3학년 입시준비기에도 해당 학생들에게 집중하기 어려울 수 있다”라고 지적한다.

그런데 소스쿨별로 오랫동안 개발해온 커리큘럼과 경험치 덕분에 학년통합의 한계는 장점으로도 작용한다고 귀뜸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어려움은 선후배들간의 멘토링 분위기와 같은 관심을 공유하는 학생들이 모여서 내는 시너지로 오히려 보완되더라구요.”

예를 들면 경제 소스쿨은 누구든 주제 발표시 피피티를 사용하는데, 따로 피피티 제작 방법을 강의하지 않는다. 처음 피피티를 제작하려면 막막하지만 학과수업외의 모든 시간을 함께하는 소스쿨내 선배나 동료들에게 그 때 그 때 물어보고,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그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는 것이다.

언론 정보, 영화 소스쿨 담당 채욱 교사는 테크닉을 익혀야 하는 소스쿨의 특성을 고려해서 아예 멘토와 멘티를 정해줬다. 그리고 자신을 “나는 투명인간이다. 필요할 때면 언제, 어디서나 나타난다”라고 학생들에게 선언했다. 담임의 역할을 지켜봐 주는 사람, 그리고 문제가 생기면 함께 고민하는 사람으로 설명한 것이다. 덕분에 학생들은 자율적으로 참여하고 서로 소통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레 형성됐다고 한다.

김인우군은 학년간 통합은 소스쿨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1, 2 ,3 학년의 활동을 세분화해서 진행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멘토-멘티 시스템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선배들의 아이디어나 활동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죠.”

► 언론 정보, 영화 소스쿨 정윤서학생 인터뷰

- 언론미디어 소스쿨에 들어온 이유는?

저는 1학년 때 경제 소스쿨 부원이었습니다. 경제 소스쿨에서 기업분석과 창의제안 활동을 하다가 제가 마케팅(홍보)에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직접 영상을 제작해 보고 싶어 언론미디어 소스쿨에 들어왔습니다.

- 소스쿨이 진로나 진학에 도움이 될 것 같은지?

언론미디어 소스쿨에 들어와 직접 영상을 만들고, 그 영상에 대해 학생들과 선생님 피드백을 받는 과정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스쿨제는 일반 학급에 비해서 인원이 적기 때문에 담임선생님이 학생 각각의 진로와 관심사를 잘 알고 계십니다. 그래서 언제든지 진로에 대해 구체적이고 깊은 상담도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 지금 무슨 책을 읽고 있는지?

《사회 마케팅과 공익광고 캠페인》(김성훈, 양병화 편저)를 읽고 있습니다. 공익광고 관련 자료를 찾다가 우연히 관련 학위를 발견했는데요, 그 때 ‘내가 과연 공익광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어려워요. 그래도 모르는 부분은 줄도 치고, 중요한 부분은 표시도 해가면서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 고3인데 그런 책을 읽은 시간적 이유가 있는지?

내신과 활동, 그리고 도서를 모두 챙기는 것은 확실히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내신공부를 위해 책읽기를 포기하면 오히려 진로와 더 멀어진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제가 읽고 있는 책들은 모두 제 진로와 관련된 내용이기 때문에 앞으로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언론 정보, 영화 소스쿨에서 본인이 진행중인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학교홍보를 목적으로 하는 ‘립덥’과 ‘재학생의 학교소개’ 영상이 있고, 학교발전을 위한 ‘공익광고 제작’이 있습니다. 특히 학교발전을 위한 공익광고의 기획 의도는 선생님과 학생 사이에 생길 수 있는 사소한 오해를 이해로 바꾸면서 교우관계를 개선하는 겁니다.

혼자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힘들 것 같아서 3명의 친구들이 함께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영상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 사제간의 오해를 풀기 위한 방법 등에 대해 설문을 준비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2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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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호영 기자  lovtome34@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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