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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규의 교육칼럼] 연세대 정시모집 확대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이 글은 교육정보 사이트 '스터디홀릭'에 게시된 강명규 운영자님의 글을 재게시함을 알려드립니다.
홍순철 기자 | 승인 2018.04.03 10:22

지난 주에 교육부 박춘란 차관이 서울 주요대학에 정시를 확대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요청이 있은지 며칠 만에 연세대학교가 2020학년도 입학전형 시행계획안을 발표하며 논란을 불러일으켰지요. 그래서 제가 2020학년도 연세대학교 입학전형 시행계획안에 담긴 내용과 파급효과를 분석해봤습니다.

연세대학교의 2020학년도 입학전형 시행계획안을 보면 전년도와 비교하여 많은 변화가 있는데 그 중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부분은 바로 정시 모집정원 확대입니다. 전년도와 비교하여 정시 모집인원을 1,011명에서 1,136명으로 125명을 늘렸거든요. 이 소식에 정시확대를 원하는 많은 수험생 및 학부모님들이 기뻐하고 계시네요.

그런데 연세대학교 정시 확대의 이면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을 알고 계신가요? 그것은 바로 조삼모사라는 것이지요. 연세대학교가 전형상에서 정시 모집인원을 125명 늘렸기 때문에 명목상 정시모집은 확대된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하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정시 축소라는 반작용이 발생하게 됐지요.

그게 무슨 소리냐고요? 2018학년도 기준 연세대학교 수시이월인원은 297명입니다. 다양한 이유로 인해 수시모집에서 선발하지 못하고 정시로 이월된 인원이 297명이라는 뜻이지요.

그렇다 보니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폐지될 경우 앞으로 수시이월인원이 급감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앞에서는 정시를 확대하는 척 하고 뒤로는 수시이월인원을 빼앗는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이지요. 말 그대로 조삼모사, 아니 조삼모사를 뛰어넘어 눈가리고 아웅하고 있는 것입니다. 겉으로는 정시확대인 것처럼 보이지만 안으로는 정시를 축소하는 방식으로요.

물론, 2018학년도 연세대 수시이월인원 297명 모두가 수능 최저학력기준 때문에 불합격한 것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폐지된다고 해도 수시이월인원이 전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요.

하지만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사라지면 수시이월인원이 급감할 가능성은 매우 높습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 미충족으로 인해 불합격되는 학생이 사라질 뿐 아니라 서울대나 의대에 중복합격해서 빠져나가는 인원도 줄어들 테니까요. 그래서 결국 연세대학교 정시의 문은 앞으로 더 좁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이네요.

입시는 겉으로 드러난 내용과 뒷쪽에 숨겨진 내용에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따라서 입시정보를 접하실 때는 겉으로 드러난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이면에 숨겨져 있는 의도를 파악해보내는 것이 중요하지요. 글을 읽을 때 행간의 의미를 파악하고, 시험을 볼 때 출제자의 출제의도를 파악해야 되는 것처럼요.^^

추신 1. 연세대는 정시 모집정원뿐 아니라 수시 학종 모집정원도 120명 늘렸습니다. 그리고 논술전형과 특기자 전형을 축소했지요. 대학이 겉으로는 정시를 확대하는 척 하면서 안으로는 학종을 확대하길 바라는 교육부의 속내를 정말 잘 읽어냈네요. 역시 연세대학교입니다.

추신 2. 연세대학교 입장에서는 정시를 확대하는 것이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정시까지 입시를 끌고가면 우수한 학생들을 수능성적 순서대로 서울대나 의대 등에 빼앗길 수 있거든요. 서울대와 연세대는 모집군이 달라서 정시에서 중복지원이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에 연세대학교 지원자의 상당수가 서울대에도 중복지원하니까요.

그래서 연세대학교는 서울대에 합격할 수 있는 우수한 인재들을 수시에서 최대한 많이 납치해와야 됩니다. (수시납치란 수능시험을 잘 봤음에도 불구하고 수시모집에 합격해서 어쩔 수 없이 수시에 합격한 대학에 다녀야 되는 것을 말합니다.)

추신 3. 2020학년도 입시에서 연세대는 의대 논술전형을 폐지했습니다. 이것은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할 경우 수능 커리큘럼을 배우지 않은 과학고, 영재학교 학생들이 연대 논술전형에 대거 몰릴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럴 경우 연대 의대 논술전형은 과고, 영재학교 학생들의 텃밭이 될 수 있는데 이것은 과고, 영재학교 학생들의 의대 진학을 적극 봉쇄하고 있는 교육부의 뜻에 반대되는 일이 되기 때문에 의대의 경우 논술전형을 폐지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다만, 다른 학과들은 논술전형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수능 최저학력기준 폐지라는 혜택을 등에 입고 과고, 영재학교 학생들의 연세대학교 지원이 많이 증가하겠네요. 의대 지원은 줄어들겠지만요. 과고, 영재학교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악재이지만, 중위권 이하 학생들에게는 호재라고 생각됩니다.

추신 4. 연세대학교는 수능 최저학력기준 때문에 불합격하는 학생비율이 생각만큼 높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학교의 명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데다가 애초부터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통과할 자신있는 학생들이 많이 지원하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이런 학생들 중에는 서울대나 의대 등 다른 대학에도 중복합격해서 빠져나가는 학생들이 적지 않습니다. 즉, 연세대학교 수시이월인원 중에는 수능 최저학력기준 폐지와 무관한 학생들도 많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사라지면 내신만 좋을 뿐 수능에 자신이 없어서 연세대학교에 지원할 엄두를 내지 못했던 지방 일반고 전교권 학생들이 대거 지원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이 학생들은 어차피 연세대보다 좋은 대학에 중복합격하기 어려운 학생들이기 때문에 다른 대학으로 빠져나가기도 쉽지 않지요.

그래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사라지면 연세대 합격자 중 서울대나 의대 중복합격자도 줄어들게되어 수시이월인원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 폐지라는 요소가 다양한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이지요.

홍순철 기자  cool8222@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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