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은희 부모교육연구소 소장

 

 

당신이 무엇의 확장을 추구한다면, 그리고 인생의 행복을 추구한다면, 당신은 원하던 것보다 더 큰 것을 이뤄낼 수 있다 . 내 인생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든 감사하는 법을 배웠을 때, 기회, 사람들과의 관계, 심지어 부까지도 내게로 다가왔다.
- 오프라 윈프리(Oprah Gail Winfrey)

은지 씨의 어머니는 은지 씨의 어린 시절부터 “내 인생은 너 때문에 계속 꼬여!”, “내가 널 낳는 게 아니었는데···”라는 말로 엄마의 역할이 고되고 힘들다는 표현을 쏟아내었습니다. 그래도 엄마의 사랑이 늘 고팠고, 간절했던 은지 씨는 학교가 끝나면 “엄마~~~” 하고 부르며 엄마에게 안기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은지 씨에게 돌아오는 건 “저리가”, “왜 이래”, “다 큰 게”, “징그러워!”와 같은 차디찬 외면의 말이었습니다.

은지 씨는 자신을 감당하기 힘들어하는 엄마의 선택으로 여고시절을 서울에 있는 친척 집에서 보내면서 방황을 시작하였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해에 남자친구를 만났고, 아이를 가졌습니다. 임신 사실을 알고 남자친구는 은지 씨의 곁을 떠났고, 지금 은지 씨는 홀로 아이를 만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임신이라는 말을 병원에서 듣는데 임신 자체보다 나도 엄마 같은 엄마가 될까 봐 그게 두려웠어요. ‘엄마 노릇이 도대체 얼마나 힘들기에 내게 그리도 모질게 굴었을까’ 하는 생각에 오기가 생기더군요. ‘난 절대로 엄마 같은 사람은 되지 말아야지. 보란 듯이 잘 키워야지’라는 생각으로 혼자서라도 내 아이를 키우기로 결심하고 그때부터 좋은 엄마, 행복한 엄마 되는 방법을 인터넷에서 찾았어요. 찾다보니 화가 나더군요. ‘왜 우리 엄마는 그렇게 무지했나’, ‘왜 책임도 지지 못하면서 나를 낳았나’ 하는 원망과 분노가 하염없이 쏟아졌어요. 그런데 하나, 둘 강의를 들을수록 엄마가 가엽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우리 엄마도 부모교육을 좀 배웠다면, 우리 엄마도 할머니 사랑을 듬뿍 받았더라면’ 하는 생각이요. 아이를 낳고 몸을 좀 추스르면 엄마를 만나러 갈 거예요. 그리고 엄마가 제게 주지 못했던 사랑을 제가 엄마에게 드릴 거예요. 그래서 엄마와 저 모두 좋은 엄마가 되는 꿈을 이룰 거예요.”

감사의 힘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삶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을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자신이 만난 상황에서 더 좋은 걸 선택한 은지 씨가 참 자랑스럽습니다. 익숙한 것을 선택하기는 쉽습니다. 더 좋은 걸 알면서도 익숙하지 않은 걸 선택해야 할 때는 많은 부담이 뒤따르거든요. 은지 씨에게 아픔이 없었다면 감사를 알 수 없었을 거예요. 은지 씨가 아픔을 사랑으로 실천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바로 감사입니다.

감정이 신체에 미치는 심장의 기능과 효과를 연구하는 미국 하트매쓰(Heartmath)연구소의 연구에서, 감사를 느끼는 순간에는 심장박동의 흐름이 매끄러워져 가장 이상적인 감정 상태를 유지하게 만들고, 긍정적이며 행복한 에너지를 만들어낸다고 합니다. 반대로 불만인 상태에서는 심장박동의 패턴이 불규칙해지고, 두뇌의 활동을 방해하거나 면역체계가 약화한다고 하였죠.

UC 데이비스(University of California, Davis)의 심리학 교수 로버트 에몬스(Robert Emmons)는 12세에서 80세 사이의 사람들을 상대로 한 감사 일기 실험에서 한 그룹에게는 감사 일기를 정기적으로 쓰게 하고, 다른 그룹에는 그냥 아무 사건이나 기록하도록 한 결과, 감사 일기를 쓴 그룹의 사람 중 4분의 3은 행복지수가 높게 나타났고, 수면이나 일, 운동 등에서 더 좋은 성과를 냈다고 밝힌 바도 있습니다. 감사하는 마음이 더 많을수록 행복감과 일상의 성과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입니다.

사람은 고마움을 느낄 때 자기 자신은 물론 주변에 대해 긍정적인 마음 상태가 되지요. 어릴 때부터 감사함을 느끼고 자주 표현하면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사고방식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반대로 감사할 줄 모르는 아이들은 부정적인 측면이 강하고, 불만을 느끼기 쉬워 사회적응능력이 떨어지는 비율이 높아집니다.

감사하는 아이로 키우기, 당연히 부모의 보여줌이 중요하겠죠? 지금 손가락을 펴서 떠오르는 감사의 일들을 꼽아보세요.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일상에서 매일 감사거리를 찾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감사할 일이 없어서가 아니라 익숙하지 않아서죠. 익숙해지는 것을 다시 말하면 ‘습관’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우리 몸은 새로운 습관을 기억하는 데 66일이 걸린다고 합니다. 약 두 달을 꾸준히 연습해야 한다는 이야기지요.

감사하는 습관 기르기

감사의 습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첫째, 수시로 아이들에게 “고맙다”라는 말을 사용해보세요.

“엄마(아빠)의 아들(딸)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맛있게 먹어줘서 고마워”, “오늘도 어린이집(학교) 잘 다녀와 줘서 고마워”, “엄마(아빠)를 도와줘서 고마워”, “정리하는 일은 참 힘든데, 짜증부리지 않고 깨끗이 치워줘서 고마워”, “잘 자고 기분 좋게 일어나줘서 고마워” 등의 표현을 현실에서 사용해보세요.

둘째, 가족이 함께 감사 일기를 써보세요.

감사노트를 만들고 매일 가족이 돌아가면서 감사한 일들을 세 가지 이상 적어보는 거예요. 당연히 아이들이 감사 일기를 쓸 마음이 생기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기다려 주어야겠죠?

“이거 쓰면 게임을 하게 해 줄게”, “이거 써야 놀아줄 거야”, “이거 안쓰면 나쁜 사람 된대”, “다 너 좋아지라고 하는 거야. 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라는 표현은 안 됩니다. 부모님이 먼저 감사 일기를 쓰며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세요. 자녀들에게 가장 좋은 동기부여가 될 것입니다.

시각장애인 어머님들을 모시고 강의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두 시간 동안 귀를 쫑긋 세우시고 울고 웃으며 열심히 강의를 들어주셨습니다.

염은희 - “무엇에 감사하세요?”
참석자① - “저는 어렴풋이 빛을 볼 수 있어요. 그래서 감사해요.”
참석자② - “아침마다 딸의 머리를 빗겨줄 수 있는 손이 건강해서 감사해요.”
참석자③ - “저는 어릴 때 병으로 시력을 잃었어요.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살아가신 분들에 비하면 본 게 많아서 감사해요.”

이쯤 되면 무엇을 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보느냐가 참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됩니다. 감사는 무엇을 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보느냐의 이야기입니다.

감사 일기 쓰기

<염은희의 0월 0일 감사 일기>
•햇살이 가득한 거실에서 커피를 마셨습니다. 이런 편안함을 누릴수 있어 감사합니다.
•안부가 궁금했던 친구에게 전화가 왔네요. 걱정이 됐는데 잘 지낸다고 소식을 주어서 감사합니다.
•아들이 농구 경기를 하다가 또 안경을 깼네요. 이번에도 눈은 다치지 않아서 감사합니다.
•감기 기운이 있는데 마침 집에 비상약이 있네요. 감사합니다.
•늦었다며 서두르는 딸, 주먹밥과 딸기를 갈아주었더니 준비하며 다 먹었네요. 감사합니다.
•조조 영화를 보러 갔는데 저 혼자네요. 염은희 전용관, 감사합니다.
•“안 졸고 잘 가고 있어?” 문득 문득 전화를 걸어주는 친구가 있어 감사합니다.
•오늘도 일과를 잘 마치고 온 가족이 편안하게 잠을 자네요. 감사합니다.
•배우고 싶었던 캘리그라피(Calligraphy) 수업을 듣게 되었네요. 허락된 시간에 감사합니다.
•집 밥 좋아하는 아이들, 아침을 꼭 먹어주는 아이들, 감사합니다.

<000의 감사 일기>
아무리 생각해도 감사의 이야기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당연히 누리고 있었던 것들을 적어보세요. 예시를 들어드릴게요.

•살아있어서 감사합니다.
•뜨거운 땅을 맨발로 걷지 않아서 감사합니다.
•글씨를 읽고 쓸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앞을 볼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당연한 것들을 감사하다 보면 보이지 않던 감사들이 보이게 될 거에요.

하루의 시작을 감사의 마음으로

“당신이 내 곁에 있어줘서 감사합니다.”

최근에 이런 감사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나요? 아니면 누군가에게 이런 말을 해본 적이 있나요? 만약 그렇다면 당신은 이미 충분히 행복한 사람입니다. 감사는 사람을 통해서 시작되고, 사람을 통해 전해지며, 사람을 통해 완성됩니다. 우리 아이들의 마음에 감사의 나무를 심어주세요. 아이들의 삶은 물론 내 아이 곁에 있는 많은 사람의 삶이 더욱 풍성해질 거예요.

‘행복’의 또 다른 이름은 ‘감사’입니다. 감사한데 행복하지 않을 수 없고, 행복한데 감사하지 않을 이유가 없으니까요. 하루를 출발하며 거울 앞에 서서 큰소리로 외쳐보세요.

“나는 지금 감사를 선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