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제주도교육청은 2019학년도 2학기부터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워주는 국제 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 IB)교육과정의 수업 및 평가 방식을 제주도 공교육으로의 도입을 위해 시범학교 운영 계획을 밝혔다.

국제 바칼로레아는 스위스 비영리 공적교육재단인 IBO에서 주관한다. IB 논술형 교육과정이란 한마디로 ‘세계 공통의 대학입학자격과 그에 따른 초·중·고교생의 교육과정’이다. 교사가 일방적으로 지식을 주입하는 기존의 교육과는 달리 학생들이 스스로 조사하고 생각하고 발표하고 토론하도록 교육함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는 역량을 키워주는 데 목적을 둔다.

정형화된 해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식을 중심으로 창의적이고 논리적인 해답을 스스로 찾아 나가는 과정을 중요하게 평가한다.

IB는 초등학교용(Primary Years programme), 중학교용(Middle Years programme), 진학계고교용(Diploma Programme), 취업계고교용(Career-related programme) 표준교육과정이 있는데, 진학계고교용 교육과정인 IBDP는 올해 8월 기준 147개 국가에서 3,252개 학교가 채택하고 있다. 세계적 명문대에서 IB 교육과정 출신들을 선호하며 학생들의 대학입시 합격률도 높다.

이미 일본은 2013년에 IB와 협정을 체결하여 국제학교에 적용하고 공교육에도 도입하여 2018년까지 200개 교로 확대할 예정이다.

일본은 중앙정부(문부과학성) 주도로 IB 교육과정을 공교육에 도입한 데 반해 한국에서는 시도 교육청에서 먼저 나서는 상황이다. 시도 교육감들이 연대하여 중앙정부 및 대학들과 협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이 IB 교육과정을 공교육에 성공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동의를 얻는 것이 급선무다. 이후 교육부와각 대학들이 협력해서 IB 교육과정을 한국어로 번역하고 IB 졸업생을 선발하는 전형을 만들어야 한다.

또, 모든 지식과 기술이 융복합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한 가지 답이 아니라 여러 가지 답을 필요로 한다. 논술형 IB 교육과정에도 정답이 여러 개가 존재할 수 있기에 주관적인 정답에 대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우수한 답안 채점자를 훈련하고 양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일도 중요하다.

현재 한국에서의 IBDP 운영학교는 2017년 8월 기준 총 8개 교다. 외국인학교 5군데, 제주국제학교 2군데, 특목고 1군데다. 아직은 외국인학교와 국제학교에 한정되어 있어 한국거주 외국인이나 비싼 등록금을 감당할 수 있는 돈 있는 가정의 자녀들에게만 혜택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이제 한국도 일본과 같이 공교육에 이 과정을 도입하면서 좀 더 많은 아이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교육의 양극화 해소 차원에서도 IB 교육과정이 공교육에 도입되어야 한다. 시대 변화에 맞춰 교육도 변화되어야한다.

주입식, 암기식 교육으로는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기 어렵다. 글로벌화, 개별화, 다양화, 특성화, 전문화 되어가는 현대사회에서 반드시 필요한 미래교육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