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감 선거에 각각 보수, 중도, 진보를 표방하는 박선영, 조영달, 조희연 후보가 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그간 교육감 선거는 보수와 진보 두 진영으로 나뉘어 이전투구(泥田鬪狗)하는 모습이었으나, 이번 서울시교육감 선거에는 중도라는 진영이 새로 가세해 더욱 복잡해진 형국이다. 에듀인뉴스는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유권자의 교육에 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각 진영의 교육 가치는 무엇인지, 정책은 어떻게 다른지 등을 알아보는 서울시교육감 후보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 내용은 가나다 순으로 정리해 6회에 걸쳐 게재한다.<편집자 주>

박선영 "자사고·외고 폐지는 학력 하향 평준화"

조영달 "자사고·외고 유지하되 선발방식 개선"

조희연 "자사고·외고는 불공정 경쟁 부추겨···일반고 전환"

왼쪽부터 조희연, 박선영, 조영달 후보
왼쪽부터 조희연, 박선영, 조영달 후보

▲현재 외고, 자사고 등 특목고 존폐 여부가 논란이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만약 이 학교들을 일반고로 전환한다면 연간 약 1,000억원의 예산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예견된다. 이에 대한 방안은?

박선영 자사고, 외고 등 특목고는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 학생들이 다양화되고 특성화된 교육을 받을 기회의 제공이란 점에서 일반고로 전환할 필요는 없다. 일반고를 자사고처럼 집중투자해서 좋게 만들면 그것이 바람직한 일이다. 자사고와 외고를 없애고, 학력을 하향 평준화시킬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또 혁신학교에 집중되는 예산지원을 대폭 줄이거나 조정해 일반학교에 최대 1억 원까지 예산을 지원해 일반고의 경쟁력을 높이겠다. 자사고와 외고를 없애기 보다는 혁신학교 축소 또는 폐지로 학교 다양성을 확대해 학부모와 학생의 학교선택권이 보장되는 구조를 만들겠다.

조영달 외고, 자사고 등 특목고의 존속은 교육의 본래적 가치와 다양성 추구 차원에서 보장하되, 학생 선발은 추첨 등의 방식으로 개선하겠다.

자사고와 외고는 고교교육의 다양성 추구라는 본래의 취지가 있다. 현재 문제는 그 취지와 다르게 우수한 학생을 선발해 좋은 대학에 보내는 교육기관으로 운영된다는 것이다. 이 점을 바로잡고자 한다.

이것은 특권학교라고 명명하며 일괄적인 폐지를 주장하는 정책과는 확연히 구별된다. 다만 일반고로의 전환을 원하는 경우에는 전환을 위한 필요한 조처를 시행하겠다.

조희연 자사고와 외고 등 특목고는 다양한 교육적 수요를 수용하기 위해 설립했다. 하지만 도입 이후 성적 우수 학생을 독점하고 입시중심 교육으로 편중된 운영으로 설립 취지가 변질됐다. 현재 서울의 고등학교 중 자사고‧외고는 9.1%에 불과하지만, 대다수 학생의 입시경쟁을 좌우하고 일반고를 황폐화하고 있다.

자사고, 외고를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는 국민적 여론은 매우 높다. 여론조사 결과만 봐도 시민의 과반수 이상이, 초·중고 교사는 무려 88%가 자사고와 외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데 찬성한다. 설립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학교라면 일반고로 전환하는 게 맞다.

이제 교육에 있어 ‘불공정 경쟁’은 사라져야 한다. 자사고, 외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고 서울의 모든 고등학교를 상향평준화해야 한다.

모든 학교가 한꺼번에 일반고로 전환되지는 않는다. 평가 시점의 시차도 있고, 평가 결과도 다를 것이기에 연차별로 예산을 배분하겠다. 정부의 일정한 의지가 있는 만큼, 예산은 정부와 협의할 생각이다.

박선영 "학부모에 공사립 선택권 줘야"

조영달 "종일반 공립유치원 확대"

조희연 "공영형 유치원 확대"

▲출산율 저하로 원아 수의 급격한 감소가 현실이 되고 있다. 특히, 사립유치원의 운영난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은?

박선영 유치원을 공교육의 범위로 포함시키고 공·사립 차등을 두지 않고 동일한 금액의 바우처를 학부모에게 지원하는 방안을 도입한다면 사립 유치원의 경영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지금 국·공립으로 몰리는 이유는 학비가 적게 들기 때문인데, 약 50만원 정도 들어가는 표준학비만큼 지원해주고 학부모에게 공·사립 어느 곳을 이용하든 자유선택에 맡기는 것이 좋다.

사립유치원에는 저출산의 여파로 운영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 출구전략을 만들어 공립유치원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

조영달 유아교육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은 단설 공립유치원 신‧증설을 추진하고,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을 확대해 믿고 맡길 수 있는 유아교육을 실현하는 것이다. 특히 맞벌이 학부모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 종일반 공립유치원을 확대 운영하고 방과후 과정을 적극 지원하겠다.

다만, 그 과정에서 사립유치원이 운영상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운영난을 겪는 사립유치원에는 노후 시설 교체 등 지원을 강화하겠다. 유아학비 인상 등을 통해 내실 있는 유아교육이 실현되도록 하겠다. 또 원하는 경우 공립유치원으로의 전환도 추진하겠다.

조희연 유아교육도 국가에서 책임져야 한다. 나는 지난 4년간 유아교육의 공공성을 확대하는 정책을 펼쳤다. 공립유치원을 신설해 전임 교육감과 비교해 300% 대폭 확충했다. 국·공립 유치원 설립은 우리 엄마들의 절실한 요구이다.

국·공립 유치원 신설은 재원의 한계가 있어 급격한 확충이 쉽지 않다. 그래서 공립유치원으로 입학을 원하는 학부모의 요청을 받아 사립유치원을 ‘공영형 유치원’으로 선정해 공립 수준으로 상향했다. 학비도 공립 수준으로 경감시켰습니다. ‘공영형 유치원’에 대한 학부모 만족도는 90%에 육박할 정도로 매우 높아 입학생도 증가하고 있다.

‘공영형 유치원’을 계속 확대하겠다. ‘공영형 유치원’ 확대는 유아교육의 공공성을 확대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립유치원의 운영난을 해결하는 방안이다. 또한 다수의 사립유치원을 대폭 지원해 공·사립 가리지 않고, 모든 유치원을 수준 높은 유치원으로 만들겠다.

<5>편에서는 교권 보호 방안과 전교조의 전임자 승인 및 단체협약 지속에 대한 생각을 알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