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화 행복한가정만들기운동연합 대표, 홍익대 명예교수

출산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며 결혼에 대한 중요성이 날로 부각되고 있다. 국가에서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수많은 지원 정책을 펴고 있으나, 결혼이 필수라는 인식 없이는 그 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에듀인뉴스는 결혼과 가정을 이루는 것의 중요성을 알리고 인식의 변화를 꾀하기 위해 '웨딩칼럼'을 연재한다.

서정화 행복한가정만들기운동연합(행가연 Topia) 대표, 홍익대 명예교수
서정화 행복한가정만들기운동연합 대표, 홍익대 명예교수

사람은 되어가는 존재

하나님 앞에서 하나의 인간이 바로 서기까지는 수많은 우여곡절과 변화가 있지 않을까?

사람의 사람됨을 이렇게도 가볍게 규정짓고 낙인찍어도 좋을까. 부분적인 허물을 가지고, 또 피상적인 접촉을 통해서 다른 사람의 인격과 생활을 속단하여 버리는 경우가 우리 주위에 얼마나 많은가?

사람은 ‘되어진’(been) 존재가 아니고 ‘되어가는’(being) 존재라고 한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고정되어 있거나 완성된 모습을 가지지 않는다. 무한한 가능성과 가소성을 가지고 태어나기에 사람됨의 과정이 점진적이고 동적이다.

푯대를 향하여 달려가는 영원한 나그네이다(빌 3:12-14). 그러기에 인간은 언제나 미완성품이며 때 이른 고정은 없다. 자신을 끊임없이 새롭게 만들고 창조하면서 완성을 추구하며 나아가는 자유로운 인격체인 것이다.

타인을 평가함에 앞서 나의 편견을 깨야 한다

사람 사이의 만남이 하도 복잡하고 또 피상적이어서, 사람들의 참 모습을 보기 힘들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모르지만 어떤 사람의 사람됨을 직접적인 접촉과 깊은 사귐을 통해서 파악하지 못하고 짧은 기간 동안의 단편적인 만남을 통해서, 또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간접적인 평가를 듣고 그 사람의 사람됨을 단정해버리는 수가 많아진 것 같다.

지극히 단편적인, 또는 다른 사람에 의하여 걸러진 선입견을 가지고 대인관계를 가지게 될 때, 어떤 사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러한 방식으로, 사람의 어떠함을 규정짓고는, 계속 같은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면 이것은 바로 자신의 폐쇄적이며 편협된 모습의 일면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사람을 평가하고 비판하는 일이 주관성을 띠지만, 이러한 평가의 결과가 객관화될 우려는 충분히 있다. 사람 사이의 접촉이 피상적일 때 더욱 그러하다.

어떤 사람의 결점을 후벼내 놓고 이를 퍼뜨릴 때, 그 사람이 보는 눈을 일정한 방향으로 고착시켜 버릴 수 있다. 이렇게 규정된 틀 속에 사람을 집어넣고 가두어 두는 것은, 자신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는 상대적인 것이어서, 어떤 사람에 대한 평가는 바로 자신의 사람됨을 간접적으로 평가받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성경에서는 무익한 말과(마 12:36) 가벼운 혀의 작용(약 3:2-12)을 경고하였다. 말이란, 구속력이 있고 위험성이 따르므로 말에 대한 책임성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사람을 바라보고 이해할 때, 인간의 부단한 변화성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부정적인 태도나 편견을 가지고 사람을 평가하지 말고 항상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이해하는, 포용력 있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 이는 바로 자신을 올바르게 하고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일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의 약점을 정확하게 인식하면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타산지석(他山之石)의 자세를 교훈으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웃의 사람됨을 평가하고 판단하기에(약 4:12) 앞서 먼저 자신의 눈 속에 있는 들보(마 7:1-5)를 인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