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예순 살’을 이르는 ‘이순(耳順)’

<하루한자>
  耳 順
*귀 이(耳-6획, 5급)
*순할 순(頁-12획, 5급)

‘나이 예순 살’을 이르는 ‘이순’은 ‘耳順’의 속뜻을 알면 그 이유를 확실하게 알 수 있기에...

耳자는 ‘귀’(an ear)를 뜻하기 위하여 사람의 귀 모양을 본뜬 것이었는데, 모양이 크게 달라졌다. 쓰기 편리함을 추구한 결과 그렇게 된 것이다. 

順자는 흐르는 냇물의 모습인 川(천)과 큰 머리를 강조한 모습인 頁(혈)이 합쳐진 것으로, ‘(머리를 숙이고 흐르는 물과도 같은 성인의 도리를) 따르다’(obey)가 본뜻이라고 한다. ‘순하다’(gentle; mild) ‘차례’(order) 등으로도 쓰인다.

耳順(이:순)은 ‘남의 말이 귀[耳]에 거슬리지 않고 순(順)하게 들림’이 속뜻이다. 나이 60에 이르자, 생각이 원만하여 무슨 소리를 들어도 곧 이해가 잘 되었다는 공자의 경험담에서 생겨난 말이다. 그런데 귀먹고 눈멀어야 좋을 때도 있다고 한다. 다음 명언을 잘 음미해 보자.

“귀와 눈이 밝지 못하면 임금 노릇 못하고, 눈멀고 귀먹지 아니하면 시아버지 노릇 못한다.”(不聰不明不能王, 不瞽不聾不能公 - ‘愼子’).

【添言】
“한글로 쓰인 한자어를 속속들이 알자면 한자를 대입해 보아야 한다.”

【필자소개】
전광진 성균관대 중어중문학과 교수는 지난 2007년 10월 3일 "한글로 써 놓은 한자어를 분석하자면 해당 한자의 속뜻을 알아야 한다"며 개천절을 기해 《우리말 한자어 속뜻사전》을 출간하였으며, 이후 《초중교과 속뜻사전 국어사전》 등을 펴내며 올바른 우리말 활용을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