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김붕년 교수팀 연구

<사진=픽사베이>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치료법이 학교폭력 가해자의 행동과 정서 등을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연구결과는 학교현장에서 학교폭력 예방과 지도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일선 교사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김붕년 교수팀은 2014년 개발한 ‘공감증진 기반 분노 및 충동조절 장애 청소년 인지행동 치료 프로그램’을 학교폭력 가해 청소년 24명에게 시행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14일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학교폭력 가해자의 ‘폭력은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다’와 같은 왜곡된 인지를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공감’으로 바로잡는 치료다. 본인의 충동과 공격성향을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과 의사소통 기술 등에 대한 훈련도 병행된다.

연구진은 24명의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주 2회 8주간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시행 전후 임상 및 신경심리 검사, 그리고 뇌 영상 촬영을 진행했다.

그 결과 ‘부모평가척도’에서 학교폭력과 관련된 4개 항목인 비행, 공격성, 불안·우울 등의 내면 잠재화, 과잉충동행동을 표출하는 외현화 점수가 모두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뇌 영상 촬영에서는 실제 전두엽과 두정엽 신경회로가 활성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두엽은 뇌에서 충동·공격성을 조절하고 공감능력을 담당하는 부위다. 두정엽은 상대방의 표정과 관련된 감정을 해석하는 역할을 하는 부위로, 두정엽의 기능이 떨어지면 상대방의 표정을 나쁜 쪽으로 해석하게 된다.

두 부위가 활성화된 것은 충동·공격성은 줄고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은 높아졌음을 의미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김 교수는 “자체 개발한 치료프로그램을 통해 학교폭력 가해자의 공감능력을 향상하고 충동·공격성은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번 결과는 향후 청소년 치료프로그램 개발과 도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신경정신약물학과 생물학적 정신의학의 진보'(Progress in Neuropsychopharmacology & Biological Psychiatry) 최근호에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