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먼저 아이들의 목소리를 듣자.정선영 교수 (서울사이버대학 대우교수) 복도에서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들린다. 어른 한 사람의 목소리만 들리는 걸 보니 누군가 야단을 맞는 모양이다. 쉬는 시간이라 복도에 아이들이 많을 텐데 혼내는 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복도 한가운데 고개 숙인 두 명의 아이가 나란히 서 있고, 교사는 상기된 얼굴로 훈계하고 있었다. 해당 과목이 대학 입시와 관련이 없다는 이유로 다른 공부를 했기 때문이었다. 혼나는 상황은 수업 시작종이 울리고 나서야 일단락되었다. 요즘은 학교에서 수업 시간에 다른
생활민주주의와 학습기반 (7)민주적 토론과 경쟁적 품위이돈희 (서울대 교육학과 명예교수)토론은 표면상으로 볼 때 “말의 잔치”인 것 같지만, 결코 말로써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말 자체의 논리, 말에 담겨져 있는 진실성, 말의 유창함, 말의 세련됨, 말의 즐거움, 말의 기교와 기지 등이 토론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이러한 말의 특성들은 그냥 말로써만 되는 것이 아니라, 그 말을 하는 사람의 지식과 교양과 인격, 말을 같이 하는 사람들의 분위기, 말을 하는 사람들의 독특한 경험과 습관, 말을 하는 사
[에듀인뉴스팀]제9강 행복한 삶의 조건-- 어떤 삶을 살도록 가르칠 것인가? --이돈희 (서울대 교육학과 명예교수)인간은 환경에 적응하고 환경을 선택하고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 가면서 자신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존재이다. 내가 어떤 삶을 살 것인가를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의지를 소유한 존재이지만, 그러한 인간의 삶에 주어진 원초적 소재(素材)는 각자의 잠재력이다. 인간의 성장은 원천적으로 잠재된 것의 발현이며 교육은 그것을 계발하는 활동이고 또한 제도이다. 그 잠재력은 애초부터 잘 다듬어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본능적인 일종의
제8강 대화와 토론, 그리고 경쟁적 품위이돈희 (서울대 교육학과 명교수) 토론은 표면상으로 볼 때 “말의 잔치”인 것 같지만, 결코 말로써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말 자체의 논리, 말에 담겨져 있는 진실성, 말의 유창함, 말의 세련됨, 말의 즐거움, 말의 기교와 기지 등이 토론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이러한 말의 특성들은 그냥 말로써만 되는 것이 아니라, 그 말을 하는 사람의 지식과 교양과 인격, 말을 같이 하는 사람들의 분위기, 말을 하는 사람들의 습관, 말을 하는 사람들의 문화에 따라서 달라진다
학습을 위한 토론, 그리고 토론을 위한 학습 (6)이돈희 (서울대 교육학과 명예교수)토론수업의 단계적 절차여러 가지 토론의 형식과 모형이 있지만, 토론을 통한 학습, 특히 어떤 주제를 설정하고 체계적으로 심도 있게 토론하고 그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은 논쟁식 토론이다. 다른 형식의 토론은 논쟁식 토론을 그냥 느슨하게 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어떤 토론이든 간에 토론은 그 자체로서 흥미를 유발한다. 승부를 가리는 경기로 진행될 때는 승리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 토론자들은 먼저 의욕에만 차 있을 수가 있다. 그러나 토론은 단순
학습을 위한 토론, 그리고 토론을 위한 학습 (3)이돈희 (서울대 교육학과 명예교수)토론의 형식과 기회비형식적 토론과 형식적 토론토론은 대화의 한 방식이다. “대화”라는 말은 좁게 이해하면 아무런 긴장이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경험을 말하고 생각을 나누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물리적 대결이나 고성에 의한 언쟁 대신에 대화로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지성인의 자질로 여긴다. 그러나 넓게 이해하여 사람과 사람 사이에 언어를 매체로 하여 생각, 정보, 지식, 신념, 의견, 주장, 사상이 교환되는 모든 상황을 “대화”라고 하면, 토론도 대화
학습을 위한 토론, 그리고 토론을 위한 학습 (I) 이돈희 (서울대 교육학과 명예교수)대화와 토론, 그리고 학습 (1)대화와 토론과 일상생활일상생활에서 상대하는 가족, 친구, 친족, 동료, 이웃과의 사이에 불화가 생기고, 반목하고, 적대하는 관계가 되는 대부분의 경우는 거칠고 무례한 표현이나 악의적 언사를 무책임하게 감정적으로 내뱉은 것이 결정적 원인이 된 결과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대화(혹은 토론)를 바르게 하지 못한 것이다. 옛 속담에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든가 “천양빚도 말로써 갚는다”는 말이 있다. 대개 대화와
[에듀인뉴스=황윤서 기자]"감염병 사태조차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정부와 집권여당은, 더는 궤변으로 감염병 사태에 대한 책임을 덮으려 하거나 국민의 기본권을 억압하지 말라"의학계 및 교육계가 문재인 정부의 'k-방역 성과 자축쇼'를 겨냥해 강도 높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이와 관련해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 교수 모임(이하 정교모)산하 보건의료위원회 소속 의대 교수 19명은 '코로나는 살아 있다'는 제목의 책을 공동 집필해 화제다.'코로나는 살아 있다'는 현재 우리나라의 시급한 당면과제인 코로
협의적 민주주의의 발상집단적 의사결정의 원리세기의 전환이 있었던 시기를 전후하여 민주주의의 개념적 진화를 일깨우기 위한 움직임이 진행되었다. 그것은 민주주의를 새롭게 이해하기 위한 시도이기도 하고, 민주주의의 개념 자체가 함의한 기본적이고 심층적인 의미를 표면으로 부양시키려는 새로운 노력이기도 하다. 민주주의를 협의(deliberation)의 과정으로 이해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주도한 학자로는 드라이제크(J.S Dryzek)이 있으나, 특정한 학파의 조직과 활동이 통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기 보다는 같은 목소리를
부산대학과 부산교대, 통합안의 기대와 우려-- 민주적 해결의 교과서적 모범이 되기를 기대한다--학령인구의 감소에 따른 여파지난 4월 19일에 부산교육대학교(총장 오세복)와 부산대학교(총장 차정인)가 학교 통합을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우리나라 교육의 제도 부문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는 하나의 중요한 움직임에 속한다. 통합을 거론한 직접적인 동기는 학령인구의 감소에 따른 교원양성체제의 효율성을 문제로 삼은 데에 연유한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교원양성체제 자체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각급학교의 구조와 운영의 형태에 여러
[에듀인뉴스] 존경하는 회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지난해 11월에 직무를 시작한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 김상곤입니다. 회원 여러분께 정중하게 새해 인사 올립니다. 희망찬 신축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2021년 신축년은 소의 해, 그 중에서도 흰 소의 해라고 합니다. 소는 농경문화가 중심이었던 우리 문화에서 살림을 책임지며 우직하게 우리 곁을 지켜주던 존재로, 근면과 인내, 그리고 풍요를 상징합니다. 이러한 소의 기운을 받아 올해도 풍요롭고 행복한 한 해 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지난해 우리는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초유의 상황을
[에듀인뉴스] 2020년을 돌아보면 매일이 기적 같은 해였다고 생각합니다.코로나와 사투를 벌이는 하루하루가 도전이었고, 새로운 문제의 연속이었습니다. 코로나19는 교육의 틀을 송두리째 뒤바꾸었습니다. 원격수업이 등장했고, 모니터와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교과서 칠판을 대체했습니다.이러한 새로운 도전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길을 찾아왔습니다. 이 새로운 길은 선생님을 비롯한 학교 구성원들의 헌신과 인내를 통해서 만들어졌습니다. 학교가 문을 닫은 순간에 학부모님들은 가정에서 아이들의 배움과 돌봄의 부담을 떠안고 함께 헌신과 인내를 해주셨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수업은 학교 현장을 언택트로 바꾸었다. 만남 자체가 교육적 의미를 가지는 학교 현장에 코로나19라는 장애물이 닥쳤지만 그럼에도 교육 활동을 이어 나가야 함은 변치 않는 진리일 것이다.인천 세원고는 이러한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학생 중심 '딥택트 나눔 추진단'을 구성, 스스로 학술제를 만들고 나눔 활동을 이어가는 등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인천 세원고의 딥택트 활동은 무엇인가?딥택트 나눔 추진단을 지원한 정재만 교사는 “‘미래사회의 주역이
[에듀인뉴스] 우리는 가히 지구촌(Global Village)의 시대를 살고 있다. 그래서 누군가는 15시간의 비행시간을 조금만 인내한다면 미국 텍사스 주의 댈러스에 살고 있는 친척을 하루 이내에 여유 있게 찾아갈 수 있다. 이런 공간이동은 차치하고 문자 메시지 한 방이면 그야말로 순식간에 서로의 소식을 알 수 있고, 하고 싶은 이야기도 바로 실시간으로 나눌 수 있다. 참으로 정보통신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한 세계화의 모습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렇게 세계화는 이미 실현되어 지구는 하나의 마을을 형성한 지 오래다. 마음만 먹으면 지구 반
[에듀인뉴스=오영세 기자] “이게 뭐지?”갤러리에 들어서면 지름 8㎝ 높이 70㎝ 원형 통 쇳덩이가 살아 숨 쉰다.아픔과 슬픔, 외로움, 극한의 고통을 견디고 잉태한 인간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이 머리 위에 이고 있는 무게만큼 자신을 지탱하고 있다.‘철을 조각하는 예술가’로 주목받아 온 이성민 조각가가 국민대 정문 건너편 아늑한 정릉길에 위치한 아트갤러리 플라스크(정릉로 6길 47)에서 20여년 인계(人界)를 넘어 인계(忍界)에 도전한 열한 번째 작품 ‘Limit(N-30)’ 개인전을 갖고 있다.이성민은 수 천도에 달하는 화기(火氣)
[에듀인뉴스=지성배·한치원 기자] 2020년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가 지난 26일까지 20일간의 일정을 마감했다.국정감사가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총 15명의 위원 중 초선이 무려 10명에 달하고 교육과 직접 관련이 적은 위원들이 포진해 국정감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이었다. 또 집권 여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아 한쪽으로 쏠리는 것 아니냐는 걱정 섞인 시선도 존재했다.여기에 코로나19 탓에 한 회의장에 50명 이상 집합할 수 없어 증인도 줄었고 현장 시찰도 최소화 됐다. 증인이 줄어든 만큼 여야 의원
[에듀인뉴스] 1960~1970년대,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의 심리학 교수 월터 미셸은 한 가지 실험을 계획했다. 그는 대학 부설 유치원에 다니는 4~6세의 아이들을 모아놓고 그들의 앞에 마시멜로 1개씩을 제공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난 잠시 15분 정도 나갔다 들어올거야. 그 때까지 이걸 먹지 않고 기다리면 한 개 더 줄게. 혹시 그 전에 먹고 싶으면 먹어도 되지만 그 땐 한 개를 더 주지는 않을거야.”이 실험에서 유혹에 버티고 참아내 마시멜로를 한 개 더 받은 유치원생은 1/3뿐이었다고 한다.놀라운 것은 이후의 후속 연구다.
[에듀인뉴스] 전이는 앞선 배움이 뒤에 이어지는 학습에 미치는 영향을 일컫는다. 아웃도어 모험 교육은 자연에서 익히는 기술들과 모험의 경험들이 전이되는 것을 추구한다. 우리가 추구하는 궁극의 목표는 학생들이 과정을 통해 배운 것을 일상의 생활 속에서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얻도록 하는 것이다. 아웃도어 교육에서 야영과 하이킹, 사이클링과 패들링, 등반 그리고 다른 여러 모험적인 활동 등을 활용하는 것은 단지 즐거움 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이와 같은 경험들, 거기에서 배우는 기술들은 무엇인가 배움을 얻기 위해 의도적으로 설계되며 배
[에듀인뉴스] 이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 무엇일까? 일률적으로 이것이다, 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사람에 따라서 생각하는 것과 느끼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생계유지가 힘든 사람은 돈 벌기가 가장 힘들다고 할 것이고,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은 공부 잘 하기가 가장 힘들다고 할 것이며, 이성 친구를 사귀지 못하는 사람은 남녀관계가 가장 힘들다고 할 것이고, 몸이 아파 병원에 자주 가는 사람은 건강관리가 가장 힘들다고 할 것이다. 또 운전하기 등 기계 작동을 잘 못하는 사람은 기계 다루기가 가장 어렵다고 할 것이다. 비만해서 체중
[에듀인뉴스] 우리는 잘 살기를 꿈꾼다. 이는 본능을 넘어 인간의 이상(理想)이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작금의 우리 현실에선 잘 살 수가 없다. 여기저기서 국민은 살기가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단적인 예로 대한민국 유사 이래 각종 스펙(커리어)으로 무장하여 가장 유능하다는 청년들도 사정은 전혀 다르지 않다. 아니 오히려 더 악화일로다. 그 이유는? 일을 할 수 없어 돈을 벌 수 없기 때문이다. 전 세계 팬데믹(Pandemic)을 가져온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으로의 진출도 봉쇄되어 있다. 그들이 의지하는 유일한 곳은 부모의 보호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