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는 싸움이 아니다-- 다원주의의 패러독스와 민주교육의 과제 -- 민주주의의 개념적 난맥상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민주주의”라는 말은 일종의 가치진술이다. “민주적 사회”라고 하면, 그러한 사회는 특별한 가치가 실현되는 “좋은 사회”를 의미한다. 마치 “양심적인 사람”은 좋은 사람을 말하는 것이고, 왜 양심적이어야 하는가를 묻지 않는 것과 같이, 우리는 대개 왜 민주적이어야 하는가를 묻지 않는다. 우리가 사용하는 “민주주의,” “민주적”이라는 말은 적극적으로 긍정적 가치를 함의하고 있는 일종의 가치지향적 언어이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어느 수준에 있는가? 민주주의는 국민 개개인이 주권자로서 국가 운영을 위한 권력을 행사하는 정치체제인데 과연 그런가? 민주주의에 대한 관점을 정치적 측면(정치민주주의)과 생활적 측면(생활민주주의)으로 구분하여 생각해 보자.정치민주주의는 과연 어떠한가? 한마디로 퇴행하고 있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으로 독재정권이 무너지고 민주화 운동이 시작되는 시기에는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인 자유와 평등, 사회정의의 구현을 기대하였으며 정치를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민주주의가 꽃 피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36년이 지난 오
05. 먼저 아이들의 목소리를 듣자.정선영 교수 (서울사이버대학 대우교수) 복도에서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들린다. 어른 한 사람의 목소리만 들리는 걸 보니 누군가 야단을 맞는 모양이다. 쉬는 시간이라 복도에 아이들이 많을 텐데 혼내는 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복도 한가운데 고개 숙인 두 명의 아이가 나란히 서 있고, 교사는 상기된 얼굴로 훈계하고 있었다. 해당 과목이 대학 입시와 관련이 없다는 이유로 다른 공부를 했기 때문이었다. 혼나는 상황은 수업 시작종이 울리고 나서야 일단락되었다. 요즘은 학교에서 수업 시간에 다른
생활민주주의 기반(11)공동체적 삶의 질과 생활 민주주의이돈희 (서울대 교육학과 명예교수)자유 민주주의의 반추민주주의의 개념과 원리는 발생론적 근원으로 보면,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인 아테네에서 시작된 정치체제, 즉 한 사람의 군주나 소수의 통치계급이 아니라 국가의 구성원인 “민중”(demos)이 직접 혹은 간접으로 참여하여 국가를 다스리는 제도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제도의 구조적-기능적 특징이 근대와 현대에 이르기까지 재구성되면서 제도론적 체제와 가치론적 의미에 있어서 상당한 변화가 진행되었다. 그리고 정치 민주주의는
생활 민주주의 기반 (8)게임의 규칙 : 입법과 준법이돈희 (서울대 교육학과 명예교수)축구경기와 정당정치의 같은 점과 다른 점? -- 챗GPT에 물었더니 --“What are Similarities and Differences in Competition of Football Games and Political Parties?”Similarities :Both involve competition between different entities: In football, different teams compete against each
에듀인뉴스팀다수결의 절차적 결정력과 그 한계점이돈희 (서울대 교육학과 명예교수)다수결과 상식적 민주주의일반적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는 여러 가지의 방법들이 있을 수 있지만, 그 중에서 어느 것을 특별히 일컬어 “탁월한 방법”이라고 하는 것이 있다. 그 방법은 무엇보다도 명백하고 효율적이어서 더이상 논쟁의 여지가 없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한 단체가 어떤 영업활동의 결과로 생긴 수입을 나누어 가지고자 할 때, 참여자들 간의 동등한 분배의 원칙이 탁월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리고 제한된 수의 상품을 일반 수
[에듀인뉴스(EduinNews) = 인터넷뉴스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관하여-- 죄우파의 불협화음 --이돈희 (서울대 교육학과 명예교수)민주주의와 자유민주주의우리는 지금 대한민국의 「헌법」 전문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말로 명기된 부분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그것에 근거하여 흔히 대한민국을 자유민주주의 국가라고 주장하기도 하고, “자유민주주의”는 때때로 “자유주의”로 약칭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향에 대하여 특히 좌파의 논객들은 “자유주의”로 이해되는 것을 거부하기도 한다.대표적인 사례로 이런 것이 있다. 201
다원주의는 민주주의의 “수레”(2)(서울대 교육학과 명예교수 이돈희) 다원주의에 대한 완전주의적 우려다원주의적 사회는 구성원들이 추구하는 기본적인 가치관의 다양성, 정치적-사회적 이데올로기의 다양성, 전통이나 관습이나 신앙 등의 문화적 특성의 다양성, 그리고 성별, 소득, 인종, 지역 등의 인구학적 특징에 의한 이해관계의 다양성을 포함하여 헤아릴 수 없는 다원적 요소와 구조를 수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다양성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움직임에 대하여, 우리는 적어도 두 가지의 문제를 제기해 볼 수 있다. 첫째는 다원주의가 사회적
제7강 입법과 준법의 일상화이돈희 (서울대 교육학과 명예교수)일상적인 삶의 과정에서 우리가 인성의 문제를 생각하게 되는 것은 사회적 삶, 즉 사회적 관계 속에서 타인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어떤 개인이 혼자서 무인도에 살면서, 섬 밖의 누구와도 어떤 의미의 사회적 관계가 없이 살고 있다면, 그 개인의 인성을 문제로 삼거나 관심의 대상으로 삼을 이유가 없다. 혹시 자연 속에서 생활하면서 성격상의 문제로 인하여 자신의 안전을 스스로 지키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그것도 일종의 인성적 문제라고 생각할 수는 있겠으나, 이러한
[에듀인뉴스팀 ]포스트모더니즘과 교육의 변화곽덕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공교육 제도와 역할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오늘날 우리나라의 공교육 제도는 선례가 없는 위기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오랫동안 고질적인 문제로 여겨졌던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파생된 과잉 사교육 문제 및 공교육의 부실은 보다복잡하고 거대한 경제적·사회적·세계사적 흐름과 만나면서 문제의 성격과 그 규모에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산업화를 거쳐 민주화 시대를 지나며 전통적 권위 체계가 사회 전반에 걸쳐 붕괴되기 시작하면서 학부모들의 자녀 교육권에 대한 목소리는
학습을 위한 토론, 그리고 토론을 위한 학습 (8)이돈희 (서울대 교육학과 명예교수)범하기 쉬운 논리적 오류 토론에 임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주장하는 내용에 논리적 오류를 담고 있으면 그만큼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되고 토론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줄어든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자체모순”(self-contradiction)이다. 자체모순을 담고 있으면 주장 그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자체 모순은 자신의 논의 속에 자신이 주장하는 바가 있고 동시에 그것과 모순되는, 즉 그 주장을 부정하는 것이 함께 들어 있을 때를 의미하기 때문
개인과 사회, 어느 쪽이 가치론적으로 우선하는가?영국의 청교도 이민단을 실은 한 선단(船團)이 1630년에 미국의 뉴잉글랜드 지방에 위치한 마사츄세츠(Massachusetts)를 향하여 항해하고 있었다. 그 선단에 속한 아벨라호(the Arbella)에는 후일에 마사추세츠의 초대 총독이 된 윈스롭(John Winthrop)이 함께 승선해 있었다. 당시의 이민단은 신대륙에서 시작할 새로운 공화국에 대한 기대에 부풀어 있었고, 그 분위기에 부응하여 윈스롭은 앞으로 일구어 갈 새로운 청교도 공화국의 생활에 기조가 될 연설(설교)을 하였다
협의적 민주주의의 발상집단적 의사결정의 원리세기의 전환이 있었던 시기를 전후하여 민주주의의 개념적 진화를 일깨우기 위한 움직임이 진행되었다. 그것은 민주주의를 새롭게 이해하기 위한 시도이기도 하고, 민주주의의 개념 자체가 함의한 기본적이고 심층적인 의미를 표면으로 부양시키려는 새로운 노력이기도 하다. 민주주의를 협의(deliberation)의 과정으로 이해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주도한 학자로는 드라이제크(J.S Dryzek)이 있으나, 특정한 학파의 조직과 활동이 통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기 보다는 같은 목소리를
[사설] 대중문화와 공교육의 역할문화의 이원적 구조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는 자연상태로 있는 것도 있고 인간의 어떤 힘이 작용하여 만들어진 것도 있다. 전자는 그냥 “자연”이라고 하고 후자는 “문화”라고 한다. 아무것도 없는 공허한 세계에서 인간의 힘이 어떤 변화도 성취도 흔적도 남길 수가 없다. 결국 자연을 대상으로 하여 거기에 인간이 변화를 가져오고 무엇인가를 만들어 간다. 말하자면 문화가 형성된다. 그러한 변화에 작용하는 인간의 행동, 욕구, 의지, 사유의 특징과 그 체제가 문화를 생성케 하는 원천적인 힘이다. 그 힘의 작용으
다수결의 절차적 결정력과 그 문제점다수결은 “탁월한 방법”인가?우리의 일상적 생활 속에서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 사안에 따라서 여러 가지의 방법들이 있을 수 있지만, 그중에서 어느 것을 특별히 일컬어 “탁월한 방법”이라고 묵시적으로 합의하여 평가할 만한 것이 있다. 그 방법은 무엇보다도 명백하고 효율적이어서 더 이상의 논의나 논쟁의 여지가 없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제한된 수의 상품을 일반 수요자들에게 무리 없이 구매의 기회를 주고자 할 때, 선착순 판매가 탁월한 방법이기도 하듯이, 이와 같이 탁월한 해결방법이라고 하
민주주의의 절차론적 특징역동적-자발적 삶의 공동체민주주의의 개념을 의중에 떠올릴 때, 우리는 사회 혹은 조직의 구성원이 평등한 인격적 존엄성을 보장받고 자유로운 삶을 향유하는 제도적 특징을 생각한다. 민주주의는 구성원들로 하여금 폭넓은 자유를 누리고, 사회적으로 평등하게 주어진 기회를 통하여 자아의 실현을 도모하며, 개방적으로 가치를 공유하면서 평화로운 공동체의 삶을 전망하게 한다. 이러한 사회의 구성원들은 다른 유형의 사회에 비하여 인격적으로 자유로운 삶을 누리므로 자신의 의지와 무관한 외발적(外發的) 통제나 구속이 없는 상태로
다원주의적 사회는 구성원들이 추구하는 기본적인 가치관의 다양성, 정치적-사회적 이데올로기의 다양성, 전통이나 관습이나 신앙 등의 문화적 특성의 다양성, 그리고 성별, 소득, 인종, 지역 등의 인구학적 특징에 의한 이해관계의 다양성을 포함하여 헤아릴 수 없는 다원적 요소와 구조를 수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다양성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움직임에 대하여, 우리는 적어도 두 가지의 문제를 제기해 볼 수 있다. 첫째는 다원주의가 사회적 통합성의 기반에 의문을 남긴다는 것이고, 둘째는 개방적 다원주의에 일종의 “논리적 패러독스”가 내재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교육공무직에게 교직원의 지위를 부여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에 대한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연맹)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 올바른교육을위한전국교사연합(올교련) 등이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은 특히 근로기준법 및 노동관계법 상 이미 법적 지위가 있다며 개정 이유가 합리적이지 않다고 맞섰다.앞서 지난 21일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학교에 두는 직원에 교육공무직을 추가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관련기사 참조)강 의원은 “교육공무직원은 학교 교육의 정상적 운영을 위한 여러 필수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한국교육행정학회가 오늘(5일) 오전 9시 30분부터 2020년도 연차학술대회를 개최한다.‘국가, 지역사회, 학교간 경계를 초월한 교육행정의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학술대회는 오후 6시까지 한국교원대 도서관 202호 회의실과 대학원 건물 306호에서 진행되며 줌을 활용한 실시간 원격으로도 함께 할 수 있다.오전에는 ▲학생의 학교참여 현황 및 특성분석 ▲비합리적 의사결정의 합리성에 대한 이해- 정책 패러독스 이론을 중심으로 ▲교육행정학 이론 발전을 위한 연구방법론적 쟁점 ▲예비 및 신진학자가 보는
[에듀인뉴스] ‘거침없이 교육’은 ‘나’의 입장에서 본 ‘교육’을 ‘거침없이’ 쓸 예정이다. 글은 자기중심적이고 편파적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글 중에 자기중심적이지 않고 편파적이지 않은 글이 얼마나 될까? 객관적인 척 포장할 뿐이다. 차라리 나의 편파성을 공개하고, 조금 더 솔직해지고 싶다. 하지만 그것도 용기가 필요한 일, 잘 될까 모르겠다. 다루는 내용은, 교육과 관련된 거라면 가리지 않을 생각이다. 비판적 시각에서 쓴 교육제도, 교육정책, 교육담론, 교실 이야기 등에 나의 편파성을 실어 나르리라.[에듀인뉴스] 교사노조연맹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