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를 패배해도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큰 그림을 보며 전쟁에 임해야 합니다. 작은 전투에서 아무리 많이 승리해도 전쟁에서 패배하면 그동안 쌓아올린 승리들이 말짱 도루묵이 되니까요.

입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전투(내신)에서 패배했어도 전쟁(입시)에서 승리하려면 큰 그림을 봐야 하지요. 나무가 아니라 숲을 보며 접근해야 전쟁이라는 큰 그림에서 성공할 수 있거든요.

대학마다 반영하는 과목과 학기, 반영비율 등이 천차만별입니다. 이런 사실을 모르고 열심히 노력만 하다 아쉬운 결과를 얻는 아이들을 많이 봅니다. ‘우리 아이 성적이 더 좋은데 다른 아이가 합격했다’며 ‘입시에 비리가 있다’고 이야기하는 꼴이지요.

내신이 전투라면 입시는 전쟁입니다. 작은 전투들이 모여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기도 하지만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눈물을 머금고 내어줘야 할 전쟁도 있지요. 상대의 뼈를 끊기 위해서는 과감히 자신의 살을 내어줘야 할 때도 있으니까요. 내가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에서 반영하는 과목과 학기에 더 집중하기 위해 다른 과목에 투여할 시간은 과감히 줄여야할 때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전에는 입시가 단순했습니다. 그래서 열심히만 하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지요. 그러나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입시가 복잡해졌기에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대처가 필요하지요. 내가 가진 자원을 보고 누구와 싸울지 결정하는 것보다 싸울 상대를 먼저 결정한 후 그 상대에 맞춰 준비를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입니다. 나와 상성이 잘 맞는 상대는 따로 있으니까요.

입시를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전략부터 세워보기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 내 아이의 강점과 장점을 면밀히 파악한 후 내 아이와 상성이 잘 맞는 학교를 찾아내는 노력이 필요하겠네요.

이를 위해 대입정보는 고3이 아니라 중학교 때부터 보기 바랍니다. 그러면 고등학교 선택부터도 전략적으로 할 수 있죠. 같은 유형의 고등학교들도 교육과정이나 입시전략에서 큰 차이를 보이니까요.

추신

학부모 : 대입정보는 무엇부터 봐야 하나요?

강명규 : 관심 있는 대학의 모집요강부터 읽어 보시는 게 좋습니다.

학부모 : 읽어봐도 무슨 소리인지 모를 텐데 모집요강을 읽어볼 필요가 있나요?

강명규 :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부터 알아내는 것이 입시준비의 시작입니다. 모집요강을 읽어보시면서 내가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부터 알아보세요. 그러면 무엇을 알아봐야 될지 감을 잡을 수 있을 거예요.

 

# 이 글은 강명규 칼럼니스트가 운영하는 '스터디홀릭'과 공유함을 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