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화 관점에서 벗어나 개인 맞춤형으로

학교는 학생들이 미래 사회에서 살아가는 역량을 배우고 익히는 곳이다. 미래 삶을 위한 역량은 이전의 학습 방법으로 얻을 수 없는 새로운 학습 방법이 요구된다. 미래 삶을 위한 새로운 학력은 인간다움을 견지한 인성과 지성을 그리고 이를 다양한 상황에서 융합·창의적으로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학력은 배운 것을 실제로 삶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지행합일의 학력으로 지식을 심화하고 내면화하는 인성교육에 가깝다. 이러한 미래 학력을 학교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기르기 위해서는 각 교과 활동과 비교과 활동에서 교육과정 정신을 상위에 두고 수업과 평가 그리고 기록이 일원화되어야 한다. 

교육과정 일원화는 수업의 과정에서 학생의 활동과 수행 태도, 기능을 기록으로 남겨 미래 삶에 필요한 역량을 성장시키는 방안의 일환으로 서열 중심의 평가시스템에서 과정과 성장을 위한 기록 평가 시스템이다. 또한 그동안 학생 평가에서 실시하여 온 표준화에서 벗어난 탈 표준화의 전형을 보여준 것으로, 학생 개개인의 역량을 함양하는 것에 중심을 두는 수업 방법이자 평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교사 역량 강화 위한 생애 주기 연수

교육과정 일원화는 또 다른 대학 입시의 유형을 생산하기 때문에 교사의 전문성과 윤리성 역량의 신장이 필요하다. 교사의 전문적 역량이 부족하거나 교사의 피로감이 높아지게 되면 교육활동과 기록을 형식적, 행정적으로 처리하여 학습자의 특성을 구체적이고 정직하게 반영하는 학교생활기록부의 오염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 또한 교사의 윤리성은 이기적 집단 문화에 매몰되어 학교, 학생, 학부모로부터 환영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교사는 가르치는 직업이자 배우는 직업이다. 학생 성장을 위해서 교사의 지속적인 성장이 필요하다. 교사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 학생 심리, 교육 방법, 상담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재교육을 통해 학습 설계 역량 및 평가 기록의 역량이 강화될 필요가 있으나, 대부분 교사들은 임용이후 1급 정교사 연수 이외에는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교육의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국가 차원에서 교사를 위한 교육연수기관을 설립하고, 교사 생애 주기와 교육과정 정신에 부합하는 실천 중심의 연수를 통해 교사의 역량이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강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함께 성장하는 전문적 학습공동체 활성화

전문적 학습공동체는 교사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높이는 수단이며, 교사의 교육 주체화 과정이며, 교사 효능감을 높이는 방법론이며, 학교의 새로운 문화 창출의 뿌리이며, 협업적 민주적 의사 결정의 결정체이다.

교사의 전문성은 수업에 기반한다.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위한 수업은 교과별로 동료 교사의 협조 없이 수업을 변화시키기는 어렵다. 따라서 전문적 학습공동체의 활성화를 위하여 다양한 정책이 지속적으로 개발, 지원, 적용되어야 하며, 단위 학교별 특성에 맞는 다양한 노력도 경주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현장에서의 학교교육에 대한 개선의 의견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자 한다.

교사에게 행정업무 없는 시스템 도입해야

행정 업무 능력이 뛰어난 교사는 교직 사회에서 우수한 교사로 인정 받는 분위기가 있다. 단위학교에 전달되는 공문 중, 학교의 자율성에 침해하는 공문, 책임을 전가하는 공문을 줄이는 노력과 함께 담임의 일상적인 전달 업무는 NEIS 시스템과 학교 홈페이지 시스템을 보완하고, SNS를 활용한다면, 교사들이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되어, 수업에 대한 연구 활동, 평가 활동, 기록, 피드백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수업, 상담, 학생생활, 직접적인 교육과정 관련 지도 이외의 모든 일은 전문 대체 인력을 보강하여 교사가 가르치는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입시 제도 바꿔야 수업이 바뀐다

일반적으로 수업이 바뀌면 평가 방법도 바뀔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국 교육은 평가 방식이 바뀌어야 수업이 바뀌는 문화를 갖고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 교육은 대학 입시에 모든 것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 교육은 미래 삶을 위한 준비이며, 평가 또한 교육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학수학능력 시험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서술형 문항을 확대 실시하여 학생역량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도록 평가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학생 개인이 배운 모든 교과의 내신이 평가로 이어져야 학생들이 모든 교과에 관심을 갖고 각 영역의 역량들을 골고루 함양할 것이다. 대입에서 서술형 평가 비중이 높아진다면 학교에서의 수업 방식과 평가 방식도 획기적으로 전환될 것이다.

EBS 연계 평가 폐지해야 한다

2020학년도 수능에서 EBS 연계율은 현재의 70%에서 50%로 하향한다고 한다. 수능에서 EBS를 연계하는 것은 늘어나는 사교육비를 줄이려는 궁여지책으로 나온 정책이지만, 이 정책은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파행적으로 운영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 EBS 연계율을 낮추는 땜질식 대안에서 이 정책을 폐지하고 학교 교육이 본연의 모습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대학 "심층면접 강화로 학생부 왜곡 등 방지해야"

현재 고등학생들이 작성하는 자소서는 온전한 학생 개인의 자소서라고 보기 어려운 면이 있으며, 다양한 외부 요인의 개입 여지가 있다. 따라서 자소서의 작성을 지원하는 대학 현장에서 일정한 시간을 주고 작성한다면 외부의 개입을 차단하여 학생의 역량을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학생들에 대한 심층 면접을 강화하여 교육과정과 관련한 사항들을 심화 면접하여 왜곡이나 과장으로 학교생활기록부가 작성되는 것을 방지한다면, 고등학교 교육과정 정상화에 엄청난 영향을 줄 것이다.

학교시설 융복합화와 지역 자원과 연계 등 필요

교육과정 일원화의 핵심은 수업 방법의 변화이다. 학생 활동 중심 수업 방법을 진행할 때, 상황에 따라서 복합적이고 융합적인 교육활동 시설이 필요하며, 때로는 지역 박물관, 도서관, 미술관, 청소년 기관 등의 시설과 인적 자원의 연계가 필요하다. 따라서 지역 사회와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여 학교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학교의 안과 밖을 연결하여 교육생태계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