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만 주장해 결과 같게 하는 것은 '역차별'

우리 사회에서는 청년 세대를 두고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3포 세대를 넘어 내 집 마련, 인간 관계, 꿈, 희망까지 포기한 7포 세대라고 지칭한다. 그만큼 대한민국은 청년이 살아가기 힘든 나라가 되고 말았다. 이에 고된 청년의 삶을 스스로 바꾸어 보려는 청년들의 정치 참여가 꾸준히 늘고 있다. 과연 그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떠할까. 그들은 사회에 어떠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고, 어떠한 희망을 갈망하고 있을까. <에듀인뉴스>에서는 ‘청년이 여는 새로운 관점의 논평’ 코너를 마련해 그들의 외침을 세상에 알리고자 한다. 네 번째로 이동규 청년단체 ‘내일을 위한 오늘’ 세미나 위원장이 문재인 정부의 고용정책을 평등 관점에서 생각해 본 칼럼이다.

이동규 바른미래당 청년위원회 수석부위원장
이동규 청년단체 '내일을 위한 오늘' 세미나 위원장

‘주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우리는 이 마지막 주문 선고에 기뻐하거나 혹은 슬퍼했다. 그로인해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취임 직후 가장 먼저 일자리위원회 설치를 지시했고, 대통령 집무실에는 커다란 티비 두 대에 일자리 상황판이 놓였다. 그로부터 약 1년반이 지난 오늘, 우리는 최악의 고용악화를 겪고 있다.

갈수록 악화하는 고용상황..."일자리 착시 정책으로 메꿔"

일자리 증가 추이를 살펴볼 수 있는 고용동향을 살펴보면, 7월의 실업률은 작년 동월대비 0.3%가 증가했고, 취업자 수는 고작 5천명이 증가했다. 8월의 실업률은 전년 같은달 대비 0.4%가 상승했으며, 취업자수는 고작 3천명만 증가했다. 9월 실업률은 0.3% 증가했다. 전년 동월대비 취업자는 4만 5천명이 증가했다. 비록 9월에 4만 5천명이 증가했어도 실업자 수가 취업자 수의 두 배 가까이 늘면서 19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관점을 조금 넓혀 올해 고용동향을 간단하게 정리해보면 올해 1~9월까지 구직기간이 6개월 이상인 ‘장기실업자’는 월 평균 15만 2천명이고 올해 실업자수도 평균 111만 7천명이였다. 외환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2000년에도 실업자 수는 100만 6천명이었고, 장기 실업자 수는 14만 2천명으로 올해보다 나았다.

대통령은 지난 1일 2019년도 예산안을 국회에서 발표했다. 내년도 예산안은 470조 5천억원으로 작년 대비 9.7%가 증가했고 증가폭은 2009년도 이후로 최대치이다. 특히 일자리 예산은 22% 증가한 23조 5천억원이 배정되었다.

대통령은 “추경으로 청년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하며 “청년 실업 문제를 해소하고 민생사회서비스 향상을 기대한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국회 교육위원회 감사에서 자유한국당 전희경 의원이 공공기관 맞춤형 일자리 창출 정책에 대해 ‘일자리 착시’라고 비판했다.

대표적으로 교육부는 예산 8억 4500만원을 들여 올 11월부터 내년 1월까지 전국 37개 국립대학 소속 학생 1천명을 선발해 소속 대학의 빈 강의실 불끄기, 문 개방 여부 확인, 소등과 같은 한시적인 업무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미 올해 ‘빈 강의실 불끄기 아르바이트’에 8억 4500만원 정부 예산안이 집행되었다. 이것은 분명 일자리 증가 정책이 아닌 일자리 증가를 가장하기 위한 착시 정책이다.

이에 더해 대통령은 당선 직후인 5월 12일 인천공항을 방문해 “임기 중에 비정규직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며, “우선적으로 공공부분의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올해 6월 22일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조합은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정규직 전환정책은 보여주기식 홍보수단으로 전략했다”고 비판했다. 이를 입증하듯, 올해 인청공항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률은 고작 11%뿐이다.

바늘구멍 뚫고 입사..."결과를 같게 하는 것은 역차별"

무리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오히려 심각한 역차별을 일으킨다. 정규직으로 재직하는 청년들의 말을 들어보면 “취업준비생일때 남들보다 덜 놀고 더 치열하게 준비해서 ‘바늘구멍’을 뚫고 간신히 입사했다”, “기회만 공평하게 주어지면 된다. 그러나 깊이가 다른 노력의 대가와 결과를 같게 만드는 것은 역차별이다”라고 비판한다.

과연 누가 열심히 노력해서 전문성을 갖추려하고, 경쟁에서 살아남으려 하겠는가? 평등만을 주장해 공동체를 차별하는 것은 진정한 진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는 공공부분을 살펴보면,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관리 선발 제도의 하나로 중신이나 양반의 신분을 고려하여 그들의 친인척을 등용했던 음서제도가 떠오른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는 서울교통공사, 강원랜드, 인천공항공사 등 공공부분의 수도 없이 많은 채용비리를 보면서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는 현대판 음서제도가 부활한 것은 아닌가 싶다.

기회의 평등성, 과정의 공정성, 결과의 정의로움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당시부터 ‘나라를 나라답게’,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롭게’를 외쳤다. 하지만 되묻고 싶다. 과연 지금 우리가 나라다운 나라에서 기회의 평등성과 과정의 공정성 그리고 결과의 정의로움을 보장받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