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보급과 SNS 활성화 등의 영향으로 1인 미디어 시대가 열렸다.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의 콘텐츠를 생산해 관련 플랫폼에 게시하는 게 보편화한 시대가 오면서 그 대열에 합류하는 교사들도 늘고 있다. 교사의 유튜브 활동은 거꾸로교실 등 시대가 요구하는 교수학습법을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유튜브 활동에 매몰되다 보면 본업인 교직 수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조심스럽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에듀인뉴스>에서는 유튜버에 관심 있는 교사들을 위해 현직 교사 유튜버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 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네 번째 주인공은 신민철 대구 하빈초 교사다.

“경험으로 습득한 지식이 오래가더라. 그래서 경험 중심 수업을 많이 했는데, 지식을 동반하지 않으면 한 번의 체험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수업에서 경험할 것을 사전에 습득시키기 위해 유튜브 동영상을 활용했다.”

신민철 대구 하빈초 교사는 ‘나의 교육이 10년 후 아이들에게 어떤 것을 남길까’라는 고민에서 기억에 남는 수업과 프로젝트를 선물로 남겨주기 위해 거꾸로 수업(플립러닝)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거꾸로 수업은 자연스럽게 유튜브 활용으로 이어졌다. 영상을 제작하기도 하고, 유튜브에 등록된 활용도 높은 자료를 아이들과 공유하는 활동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구글의 ‘유선생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는 것이다.

신 교사는 유선생 프로젝트에 대해 “많은 교사들이 영상을 기반으로 한 교육 콘텐츠 제작과 활용을 시도하는 것이 목표”라며 “교사 유튜버를 모으고 양성해 유튜브와 함께 교육적 가치들을 구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장 교사들은 이미 교육용 자료와 동기유발 자료를 찾기 위해 유튜브를 활용하고 있다”며 “교사들 모두가 이미 유튜버”라고 말했다.

아이들과 함께 영상을 만드는 과정에서, 아이들을 통해 배우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된다고 말하는 신 교사는 “아이들과의 소중한 순간을 유튜브와 함께 만들어 보라”고 조언했다.

아래는 신민철 대구 하빈초 교사와의 일문일답.

신민철 대구 하빈초 교사. 신 교사는 유튜브의 '유선생 프로젝트'에서 강의를 할 정도로 유튜브 활동이 활발하다. 사진=신민철 교사
신민철 대구 하빈초 교사. 신 교사는 유튜브 '유선생 프로젝트'에서 강의를 할 정도로 활동이 활발하다. 사진=신민철 교사

▲자기소개를 한다면.

ICT를 활용해 학생들과 재미있으면서도 높은 가치를 만들어내고 싶은 대구 하빈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다. 현재 Google Educator Group 한국의 Fellow를 맡고 있으며, 유튜브의 교육적 프로젝트인 ‘유선생 아카데미’를 많은 교사와 함께 만들어 가고 있다.

지식 없는 경험, 일회성 체험 머물러...거꾸로학습 시작  

▲디지털교과서, 거꾸로학습, PBL 중심 수업 등 교실에서 시대를 이끄는 수업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수업을 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나의 교육이 10년 후 아이들에겐 어떤 것을 남게 할까’란 고민에서 새로운 교육적 시도를 하게 됐다. 친구들과 학창 시절 이야기를 나눌 때 가장 많이 언급하는 것은 ‘지식’에 관한 것이 아닌 ‘경험’으로 쌓인 기억이었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에게 경험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과 프로젝트들을 선물로 남겨주고 싶었다.

처음에는 내 의도와는 다르게 ‘경험’은 했지만 머릿 속에 남는 ‘지식’이 상당 부분 발화해 없어지더라. 또한 ‘지식’이 동반하지 않은 경험 중심의 수업은 한 번의 ‘체험’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문제를 고민하다 떠오른 답이 ‘플립러닝’, 즉 거꾸로 학습이었다. 학생들에게 학교에 오기 전에 먼저 학습에 관한 영상을 보면서 자기 주도적인 학습을 하도록 하고 나는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를 살펴보며 학생들이 어려워하고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수업 전에 파악했다.

학생들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내용과 프로젝트 학습을 결합해 수업을 만들었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학생들이 이전보다 더 몰입하고 생각할 수 있는 수업을 할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학생들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나는 이러한 학생들의 변화가 아주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들 "1주일이면 새로운 수업 방법에 적응"

▲새로운 수업방식이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과 반응은 어떠한가. 익숙하지 않은 방식에 거부감을 느끼는 학생들은 없었나.

가장 큰 변화는 학생들의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이 강화되었다는 것이다. 이전까지 우리 학생들은 조금은 수동이어서 교사 중심으로 따라오는 것에 익숙했는데, 지금은 자신들이 먼저 아이디어를 내고 직접 그것을 친구들과 구현하며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적한 것처럼 거부감이라기보다 익숙하지 않은 수업 방식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래도 꾸준히 설명하며 몇 번 해보며 아이들에게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만들어주니, 어느 순간부터 이것이 당연한 일인마냥 스스로 찾아서 공부하는 모습을 보이더라.

적응하는 데 불과 1주일도 채 안 걸렸다. 스펀지가 물을 머금는 것 같았다.

이렇게 되기까지 불과 1주일도 채 안 된 것 같다. 마치 스펀지가 물을 머금듯이 금세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튜브에서 추진하는 ‘유선생 프로젝트’에서 꽤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선생 프로젝트 소개한다면?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

유선생 프로젝트는 ‘유튜브의 교육적 활용’을 고민하던 구글 코리아의 유튜브팀과 구글을 활용한 교육에 대해 고민하던 Google Educator Group(GEG)의 고민이 함께 만나 시작되었다. GEG의 리더인 단국대 박정철 교수님과 교사인 나 그리고 유튜브 이사님과 직원들이 여러 번의 화상회의와 이메일을 주고받으면서 청사진을 그려나갔다. 교사들의 역량이 높은 대한민국의 특성을 살려 유튜브로 교육을 하는 선생님, ‘유선생님’이라는 컨셉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유선생 프로젝트..."유튜브의 교육적 활용 고민에서 시작"

‘유선생 프로젝트’는 궁극적으로 ‘영상을 기반으로 한 교육 콘텐츠’ 제작과 활용을 많은 교사가 시도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존에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던 교사들을 모아 유튜브의 교육적 활용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유튜브가 만들어갈 수 있는 교육적 가치들을 함께 구현해보는 것으로 시작했다.

앞으로는 누구나 원하는 사람이면 교육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교사 연수 프로젝트도 구상하고 있고, 또 어린이 교육 크리에이터 프로젝트, 학부모와 함께하는 유튜브의 교육적 활용 프로젝트 등 영상을 만드는 것을 넘어 미디어 리터러시,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까지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만들어가려 한다.

신 교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신쌤의 스마트한 교단일기' 메인 화면 캡쳐.
신 교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신쌤의 스마트한 교단일기' 메인 화면 캡쳐.

▲유튜브에 ‘신쌤의 스마트한 교단 일기’ 채널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언제부터 시작했나. 채널에 대해 설명을 해달라.

‘신쌤의 스마트한 교단 일기’는 학생들과의 수업 모습과 추억을 주로 담고 있다. 여기에는 그간 ICT를 활용하여 수업한 영상과 다양한 프로젝트 활동 등으로 만들어진 아이들과의 소중한 추억들을 쌓아두고 있다. 주로 학생과 학부모가 방문하고 있어 구독자는 많지 않다. 저와 아이들만의 교단 일기 공간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10분교실 채널도 있다. 강원도 태백황지초등학교 장규동 교사와 프로젝트로 운영하는 채널로, 기초 수학 부진 학생들을 위해 네오스마트펜을 활용해 칸아카데미 스타일로 수학 개념 영상을 제작하고 관리하는 채널이다. 수학을 기초부터 설명해주는 거라 세세하게 설명한다. 주 독자층은 우리 학생 중에 수학을 많이 어려워하는 친구들인데, 꾸준히 영상을 살펴보고 수업을 되돌아보는 친구들을 보고 있으면 뿌듯함이 몰려온다.

내년부터는 웅진북클럽의 지원을 받아 수학 개념 영상에 CG 효과를 입혀 만들기로 했다.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수학 개념을 CG 자료 등 구체적 조작물을 통해 쉽게 이해시키기 위한 프로젝트이다. 그러면서도 칸아카데미 스타일로 수학 개념 영상을 찍는 것은 계속할 예정이다. 지금은 채널 개편으로 잠시 닫아둔 상태이고 내년에 다시 정비해 오픈할 계획이다.

유튜브에 가짜뉴스, 오개념 자료 많아..."교사가 좋은 콘텐츠 공유해야"

▲최근 유튜브를 수업에 활용하는 교사가 조명받고 있다. 교사의 유튜브 활동을 추천하는가. 어떤 부분에서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나.

나는 유튜브가 다양한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이기 때문에 교육적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학생들을 위한 건강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교사의 유튜브 활동을 추천한다.

수업용 자료를 찾다 보면 가짜뉴스나 오개념을 가져오는 자극적인 콘텐츠들이 많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려면 교사가 유튜브에 좋은 콘텐츠를 올려 학생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한다.

유튜브는 학생들이 스스로 지식을 찾고 구성하는 미디어 세대에 최적화한 교수학습도구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그것을 올바르게 활용하도록 학생들과 함께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신민철 교사는 디지털교과서, 거꾸로학습, PBL 중심 수업 등 시대를 이끄는 수업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진은 신 교사의 학생들이 태블릿 PC를 활용한 수업에 참여하는 모습. 사진=신민철 교사
신민철 교사는 디지털교과서, 거꾸로학습, PBL 중심 수업 등 시대를 이끄는 수업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진은 신 교사의 학생들이 태블릿 PC를 활용한 수업에 참여하는 모습. 사진=신민철 교사

교사의 유튜브 활동 "교육의 틀 안에서 해야" 

▲ 교사의 유튜브 활동을 바라보는 데 호불호가 갈린다. 생활속에서의 경험담을 이야기한다면.

우선 나의 경우 유튜브를 활용하는 범위가 ‘교육’의 틀을 벗어나지 않아서 그런지 많이들 긍정적으로 봐주시는 것 같다. 학부모님들도 맞벌이로 인해 자녀의 공부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한데, 유튜브를 통해 애들과 함께 보면서 ‘좋아요’를 눌러주시기도 한다. 그리고 가끔 이메일로 영상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해주는 분들도 있다.

칸아카데미의 '살만 칸'이 느꼈던 보람을 나도 알아가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하지만 마냥 긍정적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먼저 아이들의 초상권을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사전에 학생들과 부모님께 초상권 동의를 다 받은 후에 영상을 제작한다. 또 “유튜브 영상 제작에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빼앗겨 수업의 질이 낮아지는 것은 아닐까?”라는 걱정을 해주신 선배 교사분들이 계셨다. 그래서 “저는 주로 자기 전 또는 퇴근 후 개인 시간을 할애하여 제작한다”고 말씀드리니 오히려 “힘 있을 때 많이 해두라”는 응원을 해주시기도 했다.

유튜브 검색 시대...'글' 보다 '미디어'로 지식 전달하는 아이들

▲ 전 세대에 걸쳐 유튜브 시청이 생활화하고 있다. 유튜브가 교육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나?

지금 성인 세대는 궁금한 것을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해 찾았다면, 현시대의 아이들은 유튜브에서 검색한다. ‘글’로 전달하는 지식보다 ‘미디어’로 전달하는 지식이 아이들에게 더 쉽게 와닿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우려를 보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아이들을 막는 것은 오히려 더 큰 역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역발상으로 이런 강력한 미디어라는 매체와 교육을 융합하면 학생들에게 좋은 교육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 영상들이 등장한다면 아이들에게 무엇보다도 효과적으로 전달될 거라 생각한다.

▲유튜버가 꿈인 아이들이 많다. 유튜버 교사로서 조언한다면.

‘진정성’을 담은 영상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높은 조회 수를 받는 것에 초점을 둔 영상보다 정말 자신이 사람들에게 전달해주고 싶은 메시지가 담긴 영상을 제작하는 데 힘썼으면 좋겠다.

아이들과 함께 교단일기 만드는 교사 유튜버..."영상 보며 웃는 '추억 영상제' 개최가 꿈"

▲어떤 교사 유튜버가 되고 싶나? 해 보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학생들과 함께 유튜브를 활용해 교단 일기를 만들어가는 교사 유튜버가 되고 싶다. 새로운 교육적 시도는 교사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도 이러한 시도의 주인공이다. 함께 도전했던 여러 수업의 기록을 영상으로 만들면서 학생들과의 추억 아카이브를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 제작자가 되고 싶다. 나중에 그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우리가 함께 기록한 이 영상들을 보며 함께 웃는 추억 영상제도 개최하고 싶다.

또 학습 영상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교육 크리에이터를 넘어 유튜브에 있는 많은 교육적 콘텐츠를 한곳에 모아 제공하는 교육 큐레이터가 되고 싶다. 현재 유튜브에는 수많은 교육 콘텐츠가 있지만 그것을 한눈에 보기에는 조금은 힘든 상황이다. 그래서 많은 교사와 함께 힘을 모아 유선생 아카데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양질의 콘텐츠를 쉽게 접하면서도 무료로 제공하는 교육 큐레이터가 되어보고 싶다.

유튜브 활용한다면, 이미 교사 유튜버..."아이들과 소중한 순간 함께해 보길"

▲ 유튜버가 되고 싶은 교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이미 대부분 교사는 유튜버이다. 유튜브에서 교육용 자료를 찾고 동기유발 자료로 많이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튜버는 영상을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좋은 교육용 영상을 찾아 학생들과 공유하는 것 만드로도 이미 훌륭한 유튜버이다.

영상을 만드는 것이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나도 저렇게 훌륭한 영상을 만들 수 있을까?’, ‘나는 저렇게 완성도 높은 영상은 만들 수 없어’ 등의 감정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럴 때 가장 좋은 선생님이 바로 옆에 있다. 바로 아이들이다. 다양한 동영상 애플리케이션으로 이미 영상을 만드는 법을 알고 자신의 영상을 만드는 아이들이 많다.

그 아이들에게 ‘어떻게 만드는거야?’라고 물으면 아이들은 신나서 선생님에게 알려줄 것이다. 나도 아이들에게 여러 동영상 애플리케이션을 배우면서 함께 아이디어를 고안하고 있다. 아이들의 새로운 면모를 보면서 아이들을 통해 배우고 있는 내가 더 신기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아이들과의 소중한 순간을 유튜브와 함께 만들어 가보자.

# 교사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동영상 및 자신의 동영상 링크

1. 아이들과의 나만의 로봇 만들기 프로젝트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AtAsHk5n0XQ

2. ICT 기반 과정 중심 평가에 대한 새로운 시도를 담은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OnMBHXBPiD4

3. 아이들과 했던 평창 올림픽 프로젝트 https://www.youtube.com/watch?v=xfbeXdR6268

4. 유선생 아카데미 페이지 (GEG South Korea) https://sites.google.com/view/gegsouthkorea/contents/%EC%9C%A0%EC%84%A0%EC%83%9D?authuser=0

5. 교육 블로그(신쌤의 좌충우돌 스마트한 교단 일기) https://blog.naver.com/james1920

6. 신쌤의 스마트한 교단일기 (https://www.youtube.com/channel/UCAFB7HJBXEoFPJTskmuCV1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