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노후시설 정비 시급...특수상황 학교 신・증축 허용해야
학점제 전문강사 유입 늘 것...사전 연수 및 교육 강화 필요

교육부는 지난달 17일 고교학점제 도입을 앞두고 운영 중인 연구학교(54개교), 선도학교(51개교) 105개교의 성과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대구 비슬고, 수원 고색고, 서울 불암고, 경남 함안고, 인천 대건고의 운영 사례를 발표했다. <에듀인뉴스>에서는 고교학점제의 실제 운영 모습을 궁금해 할 현장 교원들을 위해 요약해 소개한다. 요약본은 해당학교 담당자가 작성해 교육부를 통해 제공 받았다.

▲운영내용

1. 고교학점제 운영을 위한 사전 준비

고교학점제 연구를 위한 교육과정 지원팀을 구성하였고, 학생 설문을 통해 운영 방향을 설정하였다.

2. 고교학점제 마인드 확산 및 공감대 형성

고교학점제의 이해 및 학생 선택 중심 맞춤형 교육과정 편성을 위해 학생, 학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연수를 실시하여 교육공동체로서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가) 학생: 학교교육과정 및 진로진학 설명회, 지속적인 상담 및 멘토링 실시(3월~12월)

나) 학부모: 고교학점제의 이해 연수 및 설명회 실시(3월~10월)

다) 교사: 고교학점제 운영의 이해 설명회, 2015개정교육과정 연수, 교과별 선진학교 탐방 실시(2월~12월)

3. 진로 역량 강화 활동

4. 학생 선택권 강화를 위한 교육과정 재구조화

가) 학생 및 학부모 수요 조사를 바탕으로 교과별로 학년별, 학기별 개설과목을 선정 → 교과별로 학년별 개설과목을 선정 → 교육과정지원팀(주로 1학년 담임교사)과 지속적인 1:1멘토링 실시 → 수강신청과 관련된 엑셀프로그램을 홈페이지에 탑재하여 교육과정 기준에 맞는지 여부 판단 → 3차례의 수요조사를 통해 수강신청 실시

나) 수강 신청과정과 시간표 작성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의 해결을 위해 수시로 TF팀의 협의회를 운영

다) 공강시간관리에 대한 대책이 미흡하고, 행정지침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공강 발생 최소화하기 위해 학생들이 1, 2학기 선택한 과목을 교차하여 변경함으로써 해결

라)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 및 소인수 선택과목 운영, 온라인 공동교육과정 운영 등을 통해 학생 개개인의 진로에 맞는 교육과정을 편성하여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존중하고 지원하려 노력

▲운영상 어려운 점

1. 학생들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제도와 규정

가. 학생들의 과목선택권 보장을 어렵게 하는 요소들이 많았다. 교육과정 편성의 이수 기준, 학기당 과목 수 제한,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반영되는 수능과목들이다.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와 흥미에 근거하여 자유롭게 과목선택을 희망하지만 상기의 제약요소들로 인하여 선택할 수 있는 과목과 단위 수는 항상 한정되어 있었다.

나. 학생들은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학생부종합전형, 학생부교과전형과 같은 대입수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석차등급제로 평가하는 과목들에 굉장히 민감하다. 수강신청과목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에 맞게 선택하고 싶지만, 본인이 선택한 과목에 몇 명의 학생이 수강신청하였는지에 따라 2차, 3차 조사로 갈수록 1차 조사에서 개설된 과목이 폐강이 되기도 하고, 과다 지원으로 개설반이 많아지기도 한다.

다. 학생들은 자신이 이수하게 될 2, 3학년 선택과목 결정을 교과서 주문이라는 행정적인 일정(현실적으로 10월 중 주문 완료)에 맞춰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진로선택을 위하여 고민하는 시간을 고등학교 입학 후 채 1년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 공강 시간 관리에 대한 법적 근거의 부재

공강 시간 관리 및 행정적인 지침이 없는 상태에서 공강을 운영하는 경우는 단위 학교에 막대한 책임이 주어질 수밖에 없다. 정확한 지침이 없는 상황에서 본교 또한 공강 없이 시간표를 작성하기 위해 교육과정 지원팀이 여러 차례 고심을 하였다. 공강 시간 관리에 대한 정확한 행정지침과 법적 근거를 마련해준다면 단위 학교에서 고교학점제의 운영이 더욱 다양하고 자유롭게 이루어질 것이다.

3. 교사들의 업무 가중과 부담감

가. 학생 학업계획 설계를 위해 이를 담당하는 교사들의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 교과목에 따른 성취기준의 파악, 교과목의 연계성, 대학 진학계열에 대한 진학정보 지식 등을 고루 갖추고 있어야 하는데 현재 상황에서 1학년 학생들에게 필요한 멘토링 및 지도는 당연히 1학년 담임교사들이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담 및 지도를 위해 1학년 담임교사들은 필수적으로 교육과정과 진학에 대한 연수 및 책자를 통한 전문 지식을 쌓아야 했고, 이러한 업무가중으로 인해 내년도 1학년 담임교사 기피현상이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된다.

나. 수업에 대한 교사들의 시수 배정은 예전과 동일할 수 없다. 대신 다수의 동일교과교사가 배치되어 있을 경우(국어, 영어, 수학)는 예전과 비슷하겠지만, 선택 과목군에 해당되고, 전공별 교사가 1~2명일 경우, 과목별 및 학기별 시수의 편차 발생 해당 학교의 평균수업 시수에 못 미치는 경우 또는 초과되는 경우 발생 한 과목에 두 반만 개설되는 과목이라 하더라도 과목개설 시간 배정 상 한 교사가 가르치지 못하고 분반하여 강사와 동시에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의 발생 등으로 교사들은 학기별 과목 시수, 교사 수급의 변동이 발생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부담감이 발생한다.

▲제언

1. 단위학교에서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에 맞는 맞춤형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진로와 관련한 충분한 상담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고교학점제를 비롯한 교육의 흐름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 조성과 공감대 형성을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

2.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 편성의 이수 기준, 학기당 과목 수 제한,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반영되는 수능 과목들과 같은 제한점이 완화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필수이수단위 감축, 공강 관리에 대한 행정적 지침, 단위 수 통일 및 감축, 수강신청프로그램의 안정적 배급 등의 제도적 보완이 마련되어야 고교학점제가 안착될 것이다.

3. 본교는 1937년 개교 이래 증개축을 하고 있으나 노후된 건물과 부족한 수업공간은 고교학점제 운영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이에 사업비 집행에 있어 획일적으로 행정지침을 내려주는 것이 아니라 본교처럼 특수한 상황(물리적 인프라 부족)에 놓인 학교의 경우 신・증축의 허용 등 규정을 개정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4. 2019학년부터 강사 채용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비해 강사 인력풀 제공과 강사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수업-평가-학교생활기록부에 대한 사전 연수 및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5. 교육부, 평가원, 교육개발원이 현재 운영상의 어려운 점을 함께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에 대한 해결은 2022년부터 점차 해소될 것이라 예상된다. 2021년 2월까지 운영될 1기 고교학점제 연구학교는 3년 동안 지금의 고민을 반복해야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관련 교육기관은 법적 근거와 제도적 보완을 현재보다 더 속도를 내어 추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