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에는 미신처럼 퍼져있는 이야기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중 한 가지는 이것이지요.

"명문대는 특목고나 자율고 학생을 좋아한다!"

그래서 특목고나 자율고에 못가면 이미 패배자라며 공포마케팅을 펼치는 사교육업체들도 있지요. 그런데 그 말이 사실일까요?

2018학년도 인서울 대학 신입생 출신 고교 유형을 조사한 후 일반고 출신 비율이 낮은 순으로 정리해봤지요.

2018 인서울대학 신입생 출신 고등학교 유형별 비율. 데이터=스터디홀릭
2018 인서울대학 신입생 출신 고등학교 유형별 비율. 데이터=스터디홀릭

연세대가 49.4%로 가장 낮은 비율을 덕성여대가 81.5%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이네요. 일반적으로 명문대들의 일반고 출신 비율이 낮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자료를 보면 명문대가 특목고, 자율고 학생을 좋아한다고 생각하기 쉽지요.

하지만 그것은 오해일 뿐입니다. 특목고나 자사고 학생들이 많이 뽑힌 것은 맞지만 대학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면 "특목고나 자사고여서 뽑은 게 아니라 뽑아보니 또 특목고, 자사고더라"고 이야기 하거든요.

즉, 명문대는 특목고나 자사고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단지 실력이 좋은 학생을 좋아할 뿐인데 그런 학생들이 특목고, 자사고에 몰려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특목고, 자사고 학생들이 명문대에 많이 지원하고요.

따라서 특목고, 자사고 갈 실력이 되는데도 일반고에 왔거나 지금부터라도 이 악물고 공부할 각오가 있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현 대입제도는 내신 위주의 수시전형이 대세이기 때문에 일반고가 불리할 게 전혀 없거든요.(수시 7 vs 정시 3) 오히려 내신관리가 어려운 특목고나 자사고가 불리하지요.

대학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학생의 실력이지 학교의 이름이 아닙니다. 그러니 ‘학교 이름 보고 뽑는다’, ‘일반고 가면 명문대 진학은 이미 틀린 거다’라는 공포 마케팅에 속지 말아주세요. 특목고는 특목고 나름의 장점이 있고, 일반고는 일반고 나름의 장점이 있기 때문에 어디서든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으니까요.

덧붙이는 말=같은 수준의 대학들끼리도 출신학교 비율이 다른 까닭은 대학별로 전형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대입을 준비할 때는 대학부터 고르는 게 아니라 나에게 유리한 전형부터 찾은 후 해당 전형을 운영하는 대학에 맞춰 준비하는 게 좋습니다.

"서울대를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가 아니라 “학종으로 가고 싶은데 내신이 부족해요.

그래서 비교과로 극복해야 하는데 비교과를 많이 반영해주는 대학이 어디인가요?”라는 식으로요.

강명규 스터디홀릭 운영자. EBS 뉴스 캡쳐.
강명규 스터디홀릭 운영자. EBS 뉴스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