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규 칼럼] 질문 올리는 부모 맘, 답변 다는 부모 맘
[강명규 칼럼] 질문 올리는 부모 맘, 답변 다는 부모 맘
  • 권호영 기자
  • 승인 2019.02.22 1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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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과 실패사례, 잘하는 아이와 평범한 아이 이야기 함께 들어야
강명규 스터디홀릭 운영자
강명규 스터디홀릭 운영자

교육사이트나 카페에 가면 자주 볼 수 있는 대화가 있습니다. 거의 비슷한 내용이 주기적으로 올라오지요.

초등맘 : 저희 애가 초등학생인데 OO을 꼭 해야 하나요?

고등맘 : 그런 거 안 해도 돼요. 저희 애도 그런 거 안 했는데 고등학교 잘 갔어요. 그냥 학교 수업만 열심히 들으면 돼요.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세요. 엄마도 안 믿는데 누가 믿어주겠어요.

초등맘 : 그렇군요. 제가 마음이 너무 급했나봐요. 오늘부터 아이를 더 믿어줘야겠어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중고등학교 엄마들 눈에 초등맘 고민은 상당히 귀여워 보입니다. ‘뭘 저런 거 가지고 고민하지?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데. 하긴, 나도 옛날에 저런 거로 고민한 적이 있었지’ 싶은 생각이 들잖아요. 그래서 후배맘들에게 친절히 답변해주는 착한 엄마들이 계시지요.

그런데 여기서 조심할 부분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답변해주는 분들은 대부분 아이가 잘하는 분들이라는 거죠.

당장 내 코가 석 자인 엄마들은 남의 집에 신경 쓸 여유조차 없으니까요.

그래서 문제가 생깁니다. 우리 애는 그렇게 잘하는 애가 아닌데 잘하는 애를 기준으로 답변이 나오니 우리집과 맞지 않게 되는거죠. 하지만 그 대답이 내가 듣고 싶었던 대답인 경우가 많습니다. 솔직히 그런 대답을 듣고 싶어 질문한 면도 있고요.

물론, 아이를 키우다 보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 마음이 급해질 때가 있습니다. ‘다른 애들은 저렇게 잘하는데 우리 애는 왜 이러지? 얘는 도대체 생각이 있는 앤가?’ 싶을 때가 있잖아요.

하지만 미우나 고우나 내 새끼이기에 결국 이것저것 시켜보지만 제대로 따라오지 않아 더 답답해집니다. 사실 엄마의 교육열과 정보력이 높아질수록 답답함도 높아지는 것 같아요. 아예 모르면 답답하지도 않을 텐데 괜히 알았나 싶을 때도 있잖아요.

그래서 답답한 마음에 인터넷에 질문을 올립니다. 어쩌면 답변을 얻고 싶어서가 아니라 위로받고 싶어 질문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내 가슴이 터질 것 같아서요.

모르는 것을 물어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권장될 일이지요.

하지만 답변을 읽어보실 때는 액면 그대로 읽지 마시고 우리아이 상황에 맞춰 읽어보세요.

안 시켜도 된다는 이야기는 그 집 애가 안 시켜도 될만한 아이였다는 말에 불과할 수도 있거든요.

위 질문은 이런 식으로도 바꿔볼 수 있습니다.

고등맘 : 저희 애가 서울대에 가고 싶어하는데 학원을 꼭 다녀야 하나요?

서울대맘 : 그런 거 안 해도 되요. 저희 애도 그런 거 안 했는데 서울대 합격했어요. 학교 수업만 열심히 들으면 돼요.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세요. 엄마도 안 믿는데 누가 믿어주겠어요.

고등맘 : 그렇군요. 제가 마음이 너무 급했나봐요. 오늘부터 아이를 더 믿어줘야겠어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어떠신가요? 똑같은 내용인데 초등맘 질문으로 읽었을 때와 느낌이 다르시죠?

이것은 마치 서울대생이 ‘학원 안 다니고 학교 수업에만 집중했어요. 국영수 위주로 교과서 중심으로 공부하면 돼요’라는 이야기랑 똑같은 거죠. 우리 애는 학원까지 보내도 잘 안 돼서 답답한 건데요. T_T

아이들을 키울 때는 성공사례 못지않게 실패사례를 듣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잘하는 아이 이야기뿐만 아니라 평범한 아이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중요하지요.

그런 거 안 시켜도 잘한다, 기다려주면 저절로 한다, 머리가 늦게 트이는 애도 있다는 말은 우리 집에 있는 자유로운 영혼과 관련 없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적이 벌써 한두 번이 아니니까요.

이걸 시키는 게 맞을지, 안 시켜도 될지 고민이시라고요? 그럼 일단 시켜보세요. 안 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하고 나서 후회하는 게 차라리 낫더라고요.

입시가 무서운 가장 큰 이유가 뭔지 아세요? 그건 바로 마감시한이 있는 경쟁이라는 겁니다. 그러니 마감시한 끝나기 전에 뭐라도 해봐야겠지요. 그러다 얻어걸릴 수도 있으니까요.

아! 그렇다고 애 잡아가면서까지 해서는 안 되겠죠? 아이도 나도 버틸 수 있는 선까지만 최선을 다 해보자고요. 진인사대천명이라고 했으니까요.

※ 캉쌤의 3줄 요약

1. 이런 거 꼭 해야 하나요?

2. 그런 거 안 해도 돼요.

3. 어라, 우리 애랑 다르네?

이 글은 스터디홀릭과 함께 합니다.

권호영 기자  lovtome34@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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