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 “개학 연기 사립유치원 법령 따라 엄정 대처”
수도권 1864개 유치원 중 개학연기 83곳…'무응답' 163곳

이낙연 국무총리가 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의(한유총) 개학연기 투쟁에 대한 관계부처·지자체 긴급회의를 소집해 “한유총의 투쟁에 법령에 따라 엄정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에듀인뉴스=권호영 기자]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유은혜 장관은 한유총 겁박을 중지하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며 오는 3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앞서 한유총은 지난 달 28일 사립유치원에 대한 사유재산권 인정과 '에듀파인'(국가관리회계시스템) 의무 도입 등이 담긴 유아교육법시행령 개정안 철회 등을 요구하며 4일 예정이던 유치원 개학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선언했다.

2일 한유총은 보도자료를 내고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취임후 단 한 번도 법정단체 한유총의 정책 건의와 대화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며 "엄정·강경대응, 형사고발을 운운하며 협박과 겁박만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유총은 "유 장관은 걸핏하면 국세청장, 경찰청장, 공정거래위원장 등 권력기관을 동원한 사립유치원 탄압정책은 군사독재 시절에도 볼 수 없는 교육공안정국을 조성해 사회불안을 증폭시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학일자 결정이나 학사일정 조정 등은 법률에 보장된 사립유치원 운영권에 속한다"며 "이를 중대한 위법·불법인 것처럼 호도하며 형사고발을 운운하는 것은 직권남용과 협박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한유총은 "개학 연기 등 학사일정을 변경할 때 운영위원회 자문을 받아야 한다면 이에 대해 시정명령하면 될 간단한 사안"이라며 "유 장관은 자세를 바꿔 오늘이라도 당장 한유총과 대화와 소통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3곳의 교육감들도 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연다. 

조희연 서울교육감, 이재정 경기교육감, 도성훈 인천교육감은 3일 오후 3시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유총의 개학 연기 방침을 강력 비판하면서 행정적 제재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기자회견은 당초 4일로 예정돼 있었지만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하루 앞당겼다. 

2일 정오 현재 서울·인천·경기 수도권 사립유치원 중 개학연기 입장을 밝혔거나 가능성 있는 유치원 수는 최대 248곳(13.2%)으로 나타났다. 서울·인천·경기 교육청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개학연기 유치원 현황에 따르면 1864곳 중 개학연기를 표명한 유치원은 85곳(4.4%), 무응답은 161곳(8.75%)로 집계됐다. 

서울교육청은 총 606개 유치원 중 개학을 무기한 연기하는 유치원이 이날 정오 기준으로 39곳, 무응답은 8곳이었다. 사립유치원이 가장 많은 경기도는 1031곳 중 개학연기 44곳(4.2%), '무응답' 103곳으로 총 147곳(14.3%)으로 집계됐다. 최근 지회장이 무기한 개학 연기 결정에 반대해 사임한 인천은 개학 연기에 동참한 유치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인천 시내 227개 사립유치원 중 통화가 되지 않았거나 개학 연기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은 곳은 50개로 집계됐다. 

개학연기를 하거나 확실하게 응답하지 않은 유치원 명단은 각 교육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정부는 2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제로 긴급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 총리는 "개학 연기를 강행하는 사립유치원은 법령에 따라 엄정 대처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교육부는 단계별 대책을 적극적으로 이행하고 개학여부 및 대체 돌봄 등의 정보를 학부모들에게 충분히 제공하라”며 “교육청과 지자체, 복지부, 여성가족부 등과 협력해 어린이집과 지역기관 등의 현장에서 돌봄이 차질 없이 이행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검찰도 교육부가 관련 내용을 고발하면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할 방침이다. 대검찰청 공안부는 한유총이 개학 연기를 밝힌 다음날인 지난 1일 "한유총에서 발표한 소속 유치원의 무기한 개학 연기는 교육 관계법령에 위반될 소지가 크다"며 "향후 발생하는 불법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오는 3일 사립유치원 관련 국민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