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사노조 2789명 교사 설문조사
학교생활 만족 43%, 학부모 비합리적 민원 가장 힘들어
교사에 업무용 전화 지급, 상담예약제 도입 제안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교사를 힘들게 하는 요소가 학교 급별로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치원 교사의 경우 ‘행정업무 교사에 떠넘기기’, 초등교사는 ‘학부모의 비합리적 민원’, 중‧고교 교사는 ‘교사를 무시하고 괴롭히는 학생들의 언행’을 1위로 꼽았다. 

서울교사노동조합(서울교사노조)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스승의 날을 맞이 교사 어려움 진단 설문조사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이 조사에는 지난달 25일부터 1일까지 현장교사 2789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교사들의 교직(학교생활) 만족도는 43%로 나타났다.(만족  37.8%, 매우만족 5.2%) 보통은 38.1%, 불만족 14.5%, 매우 불만족도 4.4%에 달했다. 

학교생활을 가장 힘들게 하는 요소(5지선다 문항)로는 ‘학부모의 비합리적 민원’이 42.1%로 가장 높았다. 이어 ‘교사를 무시하고 괴롭히는 학생들의 언행’이 23.7%, ‘행정직의 행정업무 기피(교사에게 업무 떠넘기기)’가 14.5%,  ‘관리자(교장, 교감)의 독단과 전횡 등의 비민주적인 학교운영’이 13.9%로 각각 3,4위를 기록하였다. 

흥미로운 점은 학교 급별로 학교생활에서 가장 힘들어하는 사안이 다르다는 점이다. 

유치원 교사의 경우 ‘행정직의 행정업무를 교사에게 떠넘기기’(50.00%)를, 초등교사는 ‘학부모의 비합리적 민원’(52.82%)을, 중학교와 고교 교사는 ‘교사를 무시하고 괴롭히는 학생들의 언행’(35%)을 1순위로 꼽았다. 

자료=서울교사노조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할 교육 현안’(13문항 중 2개 선택 복수응답문항)으로 ‘교육활동보호(교권보호)’(48.7%)와 ‘학교폭력대책위의 교육청 이관’(36.4%)이 앞도적이었다. ‘행정업무 간소화’가 30.8%로 그 뒤를 이었다. 

그동안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할 교육현안으로 해마다 1, 2위를 차지했던 ‘성과급폐지’가 29.4%로 ‘행정업무 간소화’와 비슷한 수준에 그쳤다. 교원평가 폐지는 15.9%로 ‘학급당 학생수 감축(15.0%)’과 비슷하게 후순위로 밀렸다. ‘교장임용제도 개선’은 9.1%로 7위를 기록했다.

이는 학부모, 학생 등에 의한 교육권 침해가 날로 늘어가는 현실과 학교폭력으로 인한 행정업무 폭주 등 변화된 교육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라 해석된다.

 서울교사노조 박근병 위원장은 “조사결과는 교권침해에 대한 현장 교사의 정서를 잘 반영하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교사가 의욕을 갖고 교육에 힘쓸 수 있는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교사노조는 이를 위해 ▲교사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법‧제도 정비 ▲학교폭력대책위 교육청이관 ▲교육과 행정의 완전한 분리 등을 요구했다. 

박 위원장은 “종합대책 마련 이전에도 실행 가능한 ‘교사의 교육활동보장’을 위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며 교사 업무용 전화 지급, 상담예약제 도입을 제안했다. 

‘교육을 살리기’를 위한 교원단체와 학부모 단체의 대화와 소통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학생,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 문제가 현장 교사들에게 가장 힘든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며 “서울교사노조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의 상호 소통과 신뢰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