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교과서 박물관 전시 잡지.(사진=한치원 기자)

[에듀인뉴스] 학창시절을 돌이켜보면 잡지는 나와 뗄 수 없는 동반자였다. 새로운 잡지가 나왔다면 구입하는데 돈을 아끼지 않았다. 당시에는 볼거리 읽을거리가 충분하지 않은 이유도 있었겠지만 공부에 지친 내게 잡지는 흥미와 즐거움을 주는 좋은 매체였다.

특히 <어깨동무>라는 잡지를 즐겨봤고 수업시간에도 선생님들의 눈치를 살펴가며 읽을 정도였다. 가끔씩 선생님께 들켜서 혼도 났지만 몰래보는 책의 재미가 스릴과 긴장감이 더해져서 정말 시간가는 줄 몰랐다.

스마트폰을 구입하고 나서부터 신문이나 잡지를 읽는 시간이 줄었다. 신문읽기와 잡지 보는 게 취미였는데…….

지난해 이사를 위해 불필요한 책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이것도 버리면 안 될까?”
“안 돼, 보물 1호야.”

아내는 키득거리며 배꼽을 잡고 웃는다.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는 글을 나름 ‘소중한 작품집’이니 ‘보물 1호’니 하면서 우쭐대는 내 모습이 가소롭다는 표정이다. 내 책상 정중앙에 있는 온갖 종류의 월간지를 버릴 것으로 분류한 모양이다.

잡지를 소중하게 보관하는데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지금은 여러 매체에 글이 자주 실리고 공모전 당선 경력도 많지만 처음 글쓰기에 자신감을 심어주었던 것이 바로 잡지였기 때문이다.

어느 날 우연히 서점에 갔다가 잡지를 읽던 중 ‘나도 한 번 잡지에 글 한 번 내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명한 소설가나 작가만 자신의 스토리가 있는 게 아니라 평범한 나 같은 사람도 글을 써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저런 생각이 들자 실행에 옮기기로 하고 펜을 들었다. 그러나 평생 제대로 된 글을 한 편도 써보지 않았기에 시작이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그래서 추억의 앨범도 보고 어린 시절을  회상해보면서 차근차근 글을 써 내려갔더니 꽤 그럴싸한 수필이 완성되고 말았다.

잡지를 읽고 지인들이 “글 잘 읽었어”라며 아는 척을 해줄 때는 기분이 좋다.  삶의 활력이 없거나 자신감이 떨어질 즈음에는 내 작품이 실린 잡지를 들여다보면서 위안을 삼고 있다.

전문 작가가 아니더라도 아마추어들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 잡지다. 최근에는 서점에 가보면 잡지 코너가 어학관련 서적이나 각종 수험서와 베스트셀러의 그늘에 밀려 찾는 사람들이 줄어든 것 같아 안타깝다.

각박한 세상에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훈훈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매체가 바로 잡지인데…….

서점에 가면 먼저 들르는 곳이 잡지 코너다. 어떤 잡지가 새로 나왔을까? 구경을 하다가 맘에 드는 잡지는 얼른 구입한다. 가격도 착해서 부담이 없다.  잡지를 읽고 타인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공감하며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