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에듀인뉴스] 곧 추석 명절이다. '추석’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기다림, 그리움 같은 아름다운 감정을 느낄 것이다. 한가위 보름달을 바라보며 서울로 돈 벌러 가신 형님, 누님들이 “올 추석에는 어떤 선물을 사 오실까?” 하루하루 기다림 속의 흥분과 긴장 속에서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

“우리 언니는 이번에 새 옷 사 왔다. 우리 형은 과자를 엄청나게 많이 사 왔어.”

추석날은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온 동네에 자랑하기에 바빴다.

“여러분, 마을 뒷산 공터에서 콩콜 대회가 있으니 저녁 일찍 드시구 많이 참석해 주세유.”

이장님의 우렁찬 목소리가 온 동네에 울려 퍼지면 “이번 콩콜 대회에는 누가 상을 탈까?” 기대하며 저녁밥도 먹는 둥 마는 둥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마을 뒷산으로 향했다. 콩콜 대회의 최우수 상품은 언제나 시계였고 낫, 곡괭이, 삽 같은 농기구가 대부분이었다.

꾀죄죄한 모습에 햇볕에 검붉게 그을렸던 형님도 충청도 사투리에 시골티가 났던 누님도 서울만 갔다 오시면 뽀얀 얼굴에 서울 말씨를 쓰는 세련된 모습으로 변신했다.

어릴 적에는 ‘나도 어서 커서 형님, 누님들과 같이 돈 많이 벌어 멋진 모습으로 고향에 나타나야지.’라는 야무진 꿈도 꾸었다.

추석날은 윷놀이와 자치기를 하며 형님 누님이 사다 주신 새 옷을 입고 마치 패션쇼를 하는 모델과 같이 온 동네를 누비고 다녔다.

동네 아저씨 아주머니들은 이 집 저 집을 돌아다니며 송편, 떡, 과일과 같은 음식과 동동주를 실컷 나눠 마시며 동네 한 바퀴를 돌고 나면 저녁때는 모두들 얼큰하게 취하여서 흥얼흥얼 콧노래까지 부르셨다. 그 날 만큼은 음식과 함께 듬뿍 정을 나누었다.

가끔씩 세상일에 지쳐 사람들의 순수한 인정이 그리워질 때면 욕심 없이 오순도순 지냈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충동이 일 때가 있다. 서로를 경계하며 마음의 문을 굳게 잠그고 살아가는 요즈음 사람들은 무슨 재미로 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