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대비 강국 뉴질랜드의 선진교육] ②암기는 없다...21세기형 교과목

[뉴질랜드 교육진흥청-에듀인뉴스 공동기획] 4차 산업혁명을 경험하면서 현재와 전혀 다른 미래가 다가올 것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이렇게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과 전례 없던 미래에 대비할 수 있는 교육에 대한 관심과 실질적 미래교육과정은 해외교육 선진국들의 가장 큰 화두가 된지 오래다. 이러한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한 나라인 뉴질랜드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에듀인뉴스>는 뉴질랜드 교육진흥청과 함께 뉴질랜드 교육은 어떻게 학생들의 미래 준비에 집중하고 있는지, 실질적 교육과정과 사례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사진제공=뉴질랜드교육진흥청)
(사진제공=뉴질랜드교육진흥청)

‘학교 때 배운 과목들이 나중에 어디에 쓸모가 있을까?’라는 질문을 학생이라면 한번쯤은 누구나 해보게 된다.

공부 과목에 대한 선택권이 제한적이고 본인의 관심분야와 거리가 먼 과목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오직 입시를 위한 공부를 해야할 때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자연스럽게 가지게 되는 의문인 것이다.

그러면 하고 싶은 공부를 개인적 시간이 아닌 학교에서 할 수 있고 평가를 받아 진로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 어떨까?

해외 교육선진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방식을 일부 수용해 현재 시범운영 중인 ‘고교학점제’에 많은 교육관계자, 학부모,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

뉴질랜드에서는 이미 개개인의 특성과 적성에 초점을 맞춘 교육을 진행한지 오래 되었고 그 결과 학생들은 학교생활에 더욱 집중하고 즐기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방적 지식전달과 시험을 잘 치르기 위한 암기식 공부는 뉴질랜드 학교에서는 상상하기 어렵다.

뉴질랜드 고등학교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학생이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학생이 예술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선택과목을 예술과 관련된 것으로 선택하여 공부할 수 있고 만약 과학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해당 분야와 관련된 과목 위주로 선택할 수 있다.

이것은 학생들이 진정으로 학교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왜냐하면 학생들은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학교에서 할 수 있다는 것에 큰 만족감을 느끼고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미래의 직업을 찾는 일에 몰두하게 된다.

본인이 원하지 않는 공부를 하면서 시간낭비를 하기 보다는 선택과목을 통해 자신의 관심분야 안에서 깊이를 더해가는 공부를 할 수도 있고 다양한 분야에 호기심이 많은 경우 여러 분야를 모두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가 있다.

뉴질랜드 학교수업은 실용적 학습을 이론학습 이상으로 매우 중요하게 여겨진다.

학생들은 항상 수업 중에 무언가를 직접 하게 되어 있다. 책으로만 공부하지 않으며 직접 실험하거나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수업 요소가 항상 수업에 포함이 되어 있다.

이러한 수업 방식은 교과서에 기반하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에 선생님들로 하여금 좀 더 심도 있고 실용적인 방식의 수업방법 연구 및 준비가 요구된다.

하지만 선생님들도 가르치는 교과목에 관심이 있고 열정이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하기 때문에 깊이 있고 흥미로운 수업을 창의적으로 개발하여 학생들을 가르치게 된다.

뉴질랜드는 학교가 자율적으로 선택과목 제안과 개설의 자율성을 가지기는 하지만 뉴질랜드 고등학교의 학습과정과 기준은 New Zealand Qualifications Authority(뉴질랜드 교육 품질 및 교과과정 관리 감독하는 뉴질랜드 교육부 산하 기관)의 관리감독을 통해 높은 수준으로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다.

뉴질랜드 학생들은 영어, 수학, 과학과 같은 필수과목과 더불어 학교마다 다른 선택과목들을 공부하게 되며 고학년으로 갈수록 학생들에게 더 많은 과목선택권을 주고 있다.

기본적으로 뉴질랜드 교육시스템은 학생들이 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미래 직업을 탐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학생들이 미래의 새로운 도전과제를 마주할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을 중시한다.

따라서 뉴질랜드 고등학교 학생들은 필수과목 이외에 창업, 친환경 투어리즘과 같은 새롭고 실용적인 과목들까지 다양하게 공부할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지고, 본인의 관심사와 본인이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추구할 자유를 가지게 된다.

선택 과목들은 직업과 연계된 과목을 선택할 수도 있고 대학진학에 필요한 점수를 취득하는데 도움이 되는 과목들로 자신의 진로 방향에 따라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새롭게 등장한 과목들은 심리학, 우주과학, 환경학, 야외활동리더십, 해양학, 로봇공학 등이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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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커리어의 기초 '심리학'..."인간관계부터 배우라"

심리학은 교육, 마케팅, 경영, 비즈니스 등의 커리어를 위한 중요한 기초가 된다. 고정관념, 스트레스, 공포증 및 인간관계는 뉴질랜드 고등학교에서 심리학을 배우는 학생들이 다루는 중요한 공부 주제이다.

뉴질랜드 학교는 이론과 실용수업이 적절히 통합된 형태로 수업을 한다. 심리학 학생들은 인간의 사고, 감정, 행동 등에 대해 탐구하는 실험을 자주 진행하게 된다.

웰링턴에 있는 Tawa College의 심리학 학생들은 소셜미디어 없이 사는 삶에 대해 탐구하기 위해 3일 동안 캠프에 참가하기도 한다. 학생들은 그 시간에 골프나 승마 등 재미있는 활동을 하며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나타나는 효과들에 대한 실험을 한다.

실제 생활에 활용할 수 있게...'친환경교육'

뉴질랜드 남섬의 국립공원 끝에 자리 잡은 Fiordland College 학생들은 환경교육을 교실에서 하지 않고 야외활동을 통해 학습을 한다. 학생들은 물길만들기, 차량공해줄이기, 해충방제, 공정무역진흥, 지역문화이해 등과 같은 프로젝트를 직접 수행한다.

환경교육을 공부하는 학생들을 직접 지속가능한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실제적으로 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상품을 생산하는 방법에 대한 공부를 한다.

이러한 학습을 통해 학생들은 리더십, 팀워크, 혁신과 같은 취업에 도움이 되는 능력을 키우고 비즈니스와 마케팅 경험을 얻을 수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두려움을 없애자...'야외활동리더십'

야외활동리더십을 공부하는 것은 학생들이 자연에서 커리어를 시작하기 전에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능력을 키워주기 때문이다.

뉴질랜드 남섬 Wanaka에 있는 Mt Aspiring College에서 학생들은 카약, 암벽등반, 눈사태의 이해, 스키, 스노우 보딩 등을 배우며 3일간 산악등반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또한 고등학생들은 그들보다 어린 학생들이 레저활동을 계획하고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활동도 한다. 야외활동리더십을 배우는 것은 학생들에게 어떤 분야든 융통성 있게 잘 적응하는 기술과 리더십, 그룹관리부터 안전관리까지 다양한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일상이 공부로...'해양학'

인류의 주요 식량원인 바다생물에 대해 공부하는 것은 태평양 연안을 접하고 있는 뉴질랜드 북섬에 위치한 Whakatane High School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일상적인 일이다.

이 학교 학생들은 해양학을 통해 해양생물, 해류, 기상 패턴과 수온 등에 대한 것을 배운다. 또한 학생들은 스쿠버다이빙을 배우며 자격증을 취득하여 잠수를 하거나 스노클링 탐험에 직접 참여하기도 한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생활에 활용할 로봇을 만들자...'로봇공학'

크라이스트쳐치에 있는 Hagley College에서 학생들이 로봇을 만드는 것은 교과과정의 일부이다. 로봇공학은 컴퓨터 과목의 한 부분으로 배우게 된다. 학생들은 재미로 또는 실제 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로봇을 제작하는데 필요한 프로그래밍과 기술을 배운다.

활발한 참여수업, 실험과 자기주도적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은 프로그래밍, 데이터 분석, 코딩이론 및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윤리 등 다양한 과학 주제를 공부하게 된다.

학생들이 전통적인 과목 공부와 지식으로 미래의 진로를 결정하기에 이 사회와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또한 학교를 졸업하고 실제 직업을 가지고 살아갈 때 필요한 역량은 단편적인 지식만으로 채워지기 어렵다.

이러한 새로운 도전과 변화 그리고 미래를 대비시키기 위해 뉴질랜드에서는 시대흐름을 반영한 실용적인 교과과목을 도입하는 학교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주한 뉴질랜드 대사관/ 뉴질랜드 교육진흥청 이경아 교육담당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