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아 주한 뉴질랜드 대사관/ 뉴질랜드 교육진흥청 교육담당관

[미래 대비 강국 뉴질랜드의 선진교육] ③고교 학업 성취 묻는 뉴질랜드 입시

[뉴질랜드 교육진흥청-에듀인뉴스 공동기획] 4차 산업혁명을 경험하면서 현재와 전혀 다른 미래가 다가올 것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이렇게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과 전례 없던 미래에 대비할 수 있는 교육에 대한 관심과 실질적 미래교육과정은 해외교육 선진국들의 가장 큰 화두가 된지 오래다. 이러한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한 나라인 뉴질랜드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에듀인뉴스>는 뉴질랜드 교육진흥청과 함께 뉴질랜드 교육은 어떻게 학생들의 미래 준비에 집중하고 있는지, 실질적 교육과정과 사례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사진제공=뉴질랜드교육진흥청)
(사진=뉴질랜드교육진흥청)

[에듀인뉴스] 한국의 입시제도도 과거와 달리 수시전형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들에게 대학진학의 기회가 주어지지만 고등학교 학력을 갖추고 대학을 입학하기 위한 자격을 갖추는 것 그 자체를 들여다 보면 아직까지 시험 점수 위주의 평가가 대세이고 이는 학생들이 성적 중심으로 공부하는 환경을 크게 바꾸어놓지 못하고 있다.

고교 공부는 거의 대학진학을 위한 입시위주의 과목 구성과 평가로 이루어져 있다.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의 한자나 영어표기(Korean College Scholastic Ability Test)는 학생이 대학에서 수학이 가능한 능력이 있는지 판단하는 시험제도를 뜻한다.

뉴질랜드에는 고교 학력 취득과 대학입시를 위한 세 가지 시험방식-뉴질랜드 학업성취도국가자격증 NCEA(National Certificate of Education Achievement), 캠브리지 국제시험(CIE, Cambridge International Examinations) 및 IB과정(International Baccalaureate)이 존재한다.

학교마다 채택하는 제도에 차이가 있으며 뉴질랜드 대부분 공립학교는 뉴질랜드 학업성취도국가자격증(NCEA, National Certificate of Education Achievement)를 채택하고 있다.

뉴질랜드는 고교 졸업학력이자 대학 입학시 중요 요건이 되는 학업성취도국가자격증 NCEA(이하 NCEA)는 영어표기에서 나타나는 바와 같이 얼마나 고등학교에서 학업 성취를 잘 이루었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뉴질랜드의 NCEA 제도 특징은 융통성 있는 학력 평가방식이다.

학생들은 다양한 분야의 과목을 선택해 공부할 수 있고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과목 성적을 평가받아 고교졸업자격 및 대학입학자격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

뉴질랜드의 NCEA 제도는 2002년에 처음 도입되었다. 이 제도가 도입되기 이전에는 학생들 개개인이 잘하는 특기분야가 평가에 잘 반영되지 못하고 시험을 잘 치루는 학생들에게만 유리한 제도가 문제로 제기되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NCEA 제도는 설정된 평가기준을 초과하는 지식과 기술을 습득했다고 인정되는 경우 학점을 취득하는 방식으로 평가가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 이는 일회성 시험 결과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학업 능력과 성취도에 대해 좀 더 폭넓고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국-뉴질랜드 학교제도 비교.(표=이경아 교육담당관)
한국-뉴질랜드 학교제도 비교.(표=이경아 교육담당관)

뉴질랜드 고교는 보통 5년제인 경우가 많은데 College또는 High School로 불리며 9학년부터 13학년까지가 고등학교 시기에 해당된다. NCEA를 위한 공부는 11학년부터 시작하게 된다.

뉴질랜드 초중고 교육과정 및 NCEA 시기.(표=이경아 교육담당관)
뉴질랜드 초중고 교육과정 및 NCEA 시기.(표=이경아 교육담당관)

NCEA는 레벨1, 레벨2, 레벨3의 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학생들은 보통 11학년(만15세)때에 NCEA 레벨1을, 12학년(만16세)때 레벨2를 그리고 13학년(만17~18세)때에 레벨3을 취득한다(나이는 다를 수 있음).

학생들은 본인의 능력과 관심에 따라 과목을 선택해 공부할 수 있다. 공부를 잘하는 경우, 상위 수준의 과목을 하나 또는 그 이상 선택해 공부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레벨2 수학을 공부하는 학생이 수학을 특히 잘하는 경우 레벨3 수학을 이수할 수도 있다.

NCEA는 학생들에게 선택과목의 자율성을 부여하여 향후 대학진학이나 취업과의 연계성을 살려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11학년의 경우 보통 영어, 수학, 과학 및 두세 개의 다른 과목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12~13학년의 경우 과목을 선택할 때 진학 후 전공할 분야나 취업분야를 고려하여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특정분야의 취업을 고려하는 경우에는 장차 종사할 직업과 연관 있는 과목 선택이 가능하다.

각 레벨 NCEA 성적이 우수할 때 학생들의 성적은 우수(Merit) 또는 탁월(Excellence)로 표시가 된다. Merit 및 Excellence 등급은 대학 입학 시에 도움이 되며 사회진출, 취업 시에도 도움이 된다.

NCEA는 학생들의 필요를 감안하여 학습과정을 각 학교에서 개발한 후 해당 과정의 평가 항목(학생에게 요구되는 지식과 기술)에 따라 학생들의 실력을 평가하도록 되어 있다.

대부분 학생평가는 내신평가(개별학교에 실시하는 시험에 근거한 평가) 및 외부평가(NZQA에서 실시 및 평가하는 연말 시험)로 구성된다. NZQA(New Zealand Qualifications Authority)는 뉴질랜드의 모든 고교에서는 실시하는 평가가 공정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 감독한다.

NCEA는 영미권 및 유럽 등 대부분 나라에서 대학 입학 시 인정된다. NCEA 성적으로 뉴질랜드의 대학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 호주, 유럽 등의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영국 옥스퍼드 및 미국 하버드와 같은 대학교에 뉴질랜드의 University Entrance 학력과 NCEA Level3의 Excellence 학력을 지닌 학생들이 입학한다.

(사진제공=뉴질랜드교육진흥청)
(사진=뉴질랜드교육진흥청)

세상의 모든 시험과 평가는 절대적으로 쉽거나 편하지만은 않다. 좋은 대학교와 상위권 대학교들의 숫자는 한정되어 있고 좋은 학교로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 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관계로 학생들은 어쩔 수 없이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렇게 입시 준비를 할 때 본인이 관심 있는 분야의 공부가 포함되고 그것이 향후 진로 결정에 도움을 주는 것이 될 수 있다면 학생들은 그저 입시를 위한 공부가 아니라 본인 관심사와 연관된 미래를 위한 공부를 할 수 있는 시간도 함께 가져볼 수 있을 것이다.

주한 뉴질랜드 대사관/ 뉴질랜드 교육진흥청 이경아 교육담당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