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헌춘 대구일과학고 정보담당 교사

[에듀인뉴스-한국교육학술정보원 공동기획] 공공데이터란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생성·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를 의미한다. 이 자료는 국민 누구나 사용할 수 있으며, 데이터 간 결합을 통해 재사용 및 재배포도 가능하다. 교육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대학교육협의회는 교육 공공데이터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고, 교사·학생의 데이터 리터러시 역량 및 문제해결능력 향상을 위해 올해 ‘제1회 교육공공데이터 활용대회’를 공동 개최했다. 참가 팀들은 학교교육 환경 개선 및 교육 문제 해소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에듀인뉴스는 실제 학교에서 교육공공데이터 활용 교육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소개하는 기획을 통해 학교 전반에 공공데이터 활용 교육이 활성화되길 기대한다.

'제1회 교육공공데이터 활용 대회' 포스터 일부.
'제1회 교육공공데이터 활용 대회' 포스터 일부.

[에듀인뉴스] 2015년 개정 교육과정의 정보교과는 △정보문화 △자료와 정보 △문제해결과 프로그래밍 △컴퓨터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Ⅰ단원은 정보사회와 정보과학, 정보 윤리라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고 Ⅱ단원은 정보의 이진표현과 정보의 수집, 분석, 관리에 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Ⅲ단원 문제해결과 프로그래밍은 현재 각광받고 있는 프로그래밍 관련 단원이고 Ⅳ단원 컴퓨터 시스템은 운영체제나 네트워크의 기본원리와 프로그래밍을 기반으로 각종 하드웨어 센서를 제어하는 피지컬 컴퓨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중 Ⅱ단원의 '정보 수집·분석·관리 등을 어떻게 수업할까' 고민하던 중 ‘제1회 교육 공공데이터 활용 경진대회’ 공문을 보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교육 공공데이터를 인터넷을 통해 수집하고 가공하고 분석하여 시각화하는 일련의 과정을 수업으로 진행하면 이 단원의 학습목표를 달성하고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수업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수업 소재를 ‘교육 공공데이터 분석’으로 잡았습니다.

이 단원의 성취 수준인 ‘[12정보02-03] 인터넷, 응용 소프트웨어 등 컴퓨팅 도구를 활용하여 문제 해결을 위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한다’ 중 ‘응용 소프트웨어 등 컴퓨팅 도구를 활용’에 초점을 두고 스프레드시트를 이용하기로 하였습니다.

스프레드시트는 사회에 나가서 매우 유용하게 쓰이기 때문에 학생들도 매우 배우고 싶어 하는 내용 중의 하나였고 매우 짧은 수업시간 투자로 그럴 듯한 통계 분석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사실 요즘 SW교육 열풍으로 인하여 응용 소프트웨어 교육을 하고 있지 않아 의외로 과학고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스프레드시트를 정식으로 처음 배우는 학생도 많았고, 특히 통계·분석 쪽 활용능력이 떨어지는 학생도 많았습니다.

4차 산업혁명에서 중요한 ‘빅데이터 분석’이라는 것을 짧은 기간의 수업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 생각했습니다.

빅데이터의 개념은 예전에는 3V(양(Volume), 생성 속도(Velocity), 형태의 다양성(Variety))를 의미 했지만 최근에는 ‘데이터를 활용한 가치창출 및 의사결정 활동’으로 변화하고 있어 스프레드시트를 이용한 데이터 분석 또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수업은 어떻게?...“프로젝트 수업을 활용하자”

수업의 목적은 응용소프트웨어 기능 습득이 아니고 스스로 데이터를 가공하고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주는 것이기에 스프레드시트의 단순 기능 보다 함수, 통계, 분석 위주로 8차시 정도 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

학생들은 1학기 때 C언어 수업을 이미 배웠기 때문에 스프레드시트 함수와 통계 부분을 더 쉽게 이해하고 받아 들여 수업은 수월하게 진행 되었습니다.

어느 정도 통계, 분석 할 수 있는 능력이 길러지자 제1회 공공데이터 활용 경진대회의 주제인‘교육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학교 교육 환경 및 교육 문제 해소’로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

※ 프로젝트 수업은 교사가 제시하는 과제에 대해 학생들이 정답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관심과 흥미, 현재의 위치 등을 고려하여 스스로 정한 주제에 대하여 서로 협력하면서 보다 깊이 있게 학습해 가는 교수학습방법의 하나입니다.

학생들은 1차시에서는 2인 1조 팀을 구성하고 공공데이터 포털(www.data.go.kr)에 접속하여 데이터를 수집하며 자신들의 프로젝트 주제를 선정하였습니다.

2~3차시에서는 비정형화된 수집된 자료를 스프레드시트를 이용하여 가공하여 내용을 정리하고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4차시에서는 분석된 자료를 바탕으로 PPT나 포스터를 활용하여 발표 자료를 만들었습니다.

5차시에서는 팀에서 완성한 포스터를 이용하여 발표하였습니다.

<학생들의 발표 모습>

교육공공데이터를 활용한 프로젝트 수업 진행 후 학생들이 수업 결과물을 발표하는 모습.(사진=권헌춘 교사)
교육공공데이터를 활용한 프로젝트 수업 진행 후 학생들이 수업 결과물을 발표하는 모습.(사진=권헌춘 교사)

<학생들이 공공데이터를 이용하여 찾은 다양한 학교 교육환경 및 교육 문제 주제>

학생들은 사교육과 대입의 관계, 청소년 자살 예방을 위한 방안, 학교와 학원 비교, 대학생 교육부 지원 현황 등 다양한 주제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교육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사교육과 대입의 관계, 청소년 자살 예방을 위한 방안, 학교와 학원 비교, 대학생 교육부 지원 현황 등 교육 문제에 대한 다양한 주제를 발견했다.

<학생들이 만든 포스터 예시>

자료=권헌춘 교사
자료=권헌춘 교사
자료=권헌춘 교사

데이터 수집부터 난관...“실제 데이터 분석 경험 큰 의의”

학생들은 프로젝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당연히 ‘이런 문제와 관련된 데이터가 있고 결과는 이럴 꺼야!’라고 생각하고 관련 데이터를 찾다가 자신의 예측과 다른 데이터를 보고 놀랐습니다.

또 관련 데이터를 완벽히 분석하기 위해 여러 가지 다른 공공데이터 사이트에서 데이터를 추가로 찾아야 했습니다. 데이터 정리를 위한 효율적인 스프레드시트의 사용방법이 익숙치 않아 일일이 데이터를 찾아야 해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등 여러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어려움을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학생들은 발표와 공유 과정에서 “실제 데이터는 우리가 예측하는 것다 다르게 나타 날수 있다”, “데이터를 분석하는 작업에서 우리가 원하는 데이터는 여러 데이터의 융합으로 찾아야 한다”, “스프레드시트를 잘 활용하면 좀 더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정리할 수 있다”, “나와 다른 관점에서 데이터를 바라볼 수 있다” 등 다양한 것을 배울 수 있다고 했습니다.

특히 단순 예제가 아닌 실제 데이터를 분석했다는 것에 더 큰 의의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학생 작품 상호 평가>

아쉬움과 기대감 교차 경진대회...“학생에겐 큰 경험됐을 것”

학생들 중 대회 출품 의향이 있는 학생들에게 대회 참가를 권유하고 그 중 두 팀의 수업 결과물을 대회에 출품하기로 하였습니다. 과학고 입시 등 여러 가지 상황으로 더 많은 학생이 참가하지 못한 것은 아쉬웠습니다.

제1회 교육 공공데이터 활용 경진대회 주제를 소재로 교육과정과 연계하여 수업한 부분은 아주 성공적이었다는 것에 교사로서 만족감을 느낍니다. 수업목표 달성과 공공데이터 활용 경진대회 참가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은 것 같아 뿌듯합니다.

학습의 목표인 ‘학생들이 스스로 자료를 찾고 수집하여 분석하고 시각화하여 공유’하는 일련의 과정을 모두 수행할 수 있었고, 이 모든 것이 실제 데이터를 가지고 수행 되었다는 것이 학생들에게는 큰 경험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권헌춘 대구일과학고 교사
권헌춘 대구일과학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