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쿨 원격 연수 '혼자서도 쉽게 하는 프로젝트 수업' 오픈
양은석 사람과교육 수업연구소장 "수업 성패? 교사의 즐거움과 능동적 자세"
프로젝트 수업 교사 역할 "기획자, 촉진자, 동료학습자, 조력자"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 버리고 함께 배우고 성장한다는 마음으로 즐겨라"

(사진제공=티스쿨)
(사진제공=티스쿨)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프로젝트 수업은 교사와 학생이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다. 교사 혼자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진정한 프로젝트 수업, 즐기는 수업이 가능하다.”

원격교육연수원 티스쿨에 ‘혼자서도 쉽게 하는 프로젝트 수업’ 연수를 오픈한 양은석 사람과교육 수업연구소 소장(초등학교 교사)은 “프로젝트 수업 역시 활동 중심으로 흐르면 배움이 일어나지 않았던 경험이 있다”며 “수업은 학생 중심으로 협력을 통해 이뤄져야 깊이 있는 배움을 구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 소장은 특히 “교사가 지치기 않기 위해서는 작은 프로젝트 수업 하나를 먼저 성공시키는 게 중요하다”며 “교사도 즐겁게 프로젝트 수업을 하고 성공경험을 쌓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사가 가르치는 행위에 얼마나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즐거움을 느끼냐는 것이 학생들 배움의 성패를 좌우하는 큰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양 소장은 “프로젝트 학습에 있어 교사는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교육과정을 계획하는 기획자, 학생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촉진자, 함께 학습하며 배우는 동료학습자, 어려운 부분에 도움을 주는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교사의 동기부여와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학생들의 적극적 참여 속에서 학생들의 재능과 강점 발견을 통해 삶과 연결된 공부를 할 수 있음’을 프로젝트 학습의 장점으로 꼽은 양 소장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역량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성취기준이 구체적이고 제한적이라 프로젝트 학습에 장애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이고 제한된 성취기준은 교사와 학생의 창의성을 제한한다. 다양한 생각과 관점이 반영될 수 있도록 성취기준을 변화시키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 안내가 상세히 이루어지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이 개정되어야 한다.”

프로젝트 수업 일환으로 아이들과 창덕궁을 방문했을 때 “역사 수업이 이렇게 재밌는 거였어요?”라고 묻는 아이를 보며 보람을 느꼈다는 양 소장은 “동료들과 함께 하면 프로젝트 수업을 쉽게 할 수 있다”며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보다는 교사도 학생과 함께 배우고 성장한다는 마음으로 수업을 즐기라”고 권유했다.

아래는 양은석 사람과교육 수업연구소 소장과의 일문일답.

양은석 사람과교육 수업연구소 소장. 양 소장은 원격교육연수원 티스쿨에 '혼자서도 쉽게 하는 프로젝트 수업' 연수를 오픈, 프로젝트 수업을 쉽게 하는 법을 교사들에게 알리고 있다.(사진제공=티스쿨)
양은석 사람과교육 수업연구소 소장. 양 소장은 원격교육연수원 티스쿨에 '혼자서도 쉽게 하는 프로젝트 수업' 연수를 오픈, 프로젝트 수업을 쉽게 하는 법을 교사들에게 알리고 있다.(사진제공=티스쿨)

▲ 자기 소개를 한다면.

초등학교 교사이자 수업코칭 전문가이며 사람과교육 수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습니다. 현재 수업을 통해 교사의 성장을 돕기 위해 사람과교육 연구소에서 ‘수업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원격교육연수원 티스쿨에 ‘혼자서도 쉽게 하는 프로젝트 수업’을 주제로 연수를 오픈했다. 교사 연수에 나서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저는 혼자서 프로젝트 수업을 실천해 왔습니다. 혼자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같이 할 사람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2015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교육과정 재구성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혁신학교가 아닌 곳에서 교육과정을 같은 학년 단위로 재구성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함께할 동료가 있는 분들 뿐만이 아니라 저처럼 혼자서 프로젝트 수업을 실행하고자 하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 연수의 주 내용은 무엇인가. 연수를 통해 무엇을 알리고 싶은가.

프로젝트수업은 구성주의 이론을 구현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입니다. 프로젝트 수업의 본질은 학생이 스스로 지식을 구성하되 협력하여 학습해 나가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배운 지식은 다른 곳에서도 적용할 수 있도록 전이 가능해야 합니다.

따라서 프로젝트 수업은 학생 중심이어야 하고, 협력을 통해 학습해 나가야 하며, 깊이 있는 배움이 일어나야 합니다.

그렇지만 프로젝트 수업을 하다보면 교사 중심이 되거나 즐거운 활동 중심으로 흘러 배움이 일어나지 않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혼자서도 쉽게 하는 프로젝트 수업’ 연수를 통해 프로젝트 수업의 본질인 학생 자율과 깊은 배움이 일어나는 수업 방법을 구체적으로 안내하고자 했습니다.

▲ 연수를 듣는 교사들에게 당부한다면.

저는 프로젝트 수업을 처음 했을 때 당시 제 수준에서 할 수 있는 소규모 프로젝트로 시작했습니다. 한 프로젝트 수업을 마친 후 성찰을 통해 장단점을 파악한 후 다시 또 다른 프로젝트 수업에 도전했습니다.

해가 지날수록 제가 할 수 있는 프로젝트 수업이 늘어났고 그것이 현재 저의 교사 교육과정이 되었습니다.

교육과정 재구성을 처음 시도하시는 선생님이시라면 작은 프로젝트 수업 하나 성공시키는 것을 목표로 잡으셨으면 합니다.

하나가 성공하면 그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프로젝트 수업을 할 힘이 생겨납니다. 한번에 많은 프로젝트 수업을 만들고 실행하다보면 교사가 먼저 지치게 됩니다.

교사도 즐겁게 프로젝트 수업을 하고 성공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양은석 사람과교육 수업연구소 소장은 프로젝트 수업의 장점으로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 재능과 강점 발견, 삶과 연계된 공부를 꼽는다.(사진제공=티스쿨)
양은석 사람과교육 수업연구소 소장은 프로젝트 수업의 장점으로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 재능과 강점 발견, 삶과 연계된 공부를 꼽는다.(사진제공=티스쿨)

▲ 프로젝트 수업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

첫째, 학생들이 프로젝트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프로젝트 수업의 가장 큰 장점은 학습에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데 있습니다. 프로젝트 수업은 학생에게 학습의 주도권을 넘깁니다. 자신의 관심사를 반영하여 학습을 한다는 것은 수동적으로 지식을 받아들이는 학습 보다 훨씬 즐거운 일입니다.

자율권을 부여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프로젝트 수업을 좋아하고 또 하고 싶어 합니다.

둘째, 학생의 재능과 강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교사가 설명할 때 자꾸 끼어들어 수업을 방해했던 아이가 자신감 있는 발표로 친구들의 인정을 받게 된 경우도 있었고, 학습 부진과 소극적인 성격으로 학급 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던 아이가 시 공모전에 입상했던 적도 있습니다.

학생들은 프로젝트 수업을 하며 자신의 관심사를 발견하기도 하고 자신이 잘하는 분야에는 재능을 발휘하여 팀에 기여하기도 합니다.

조용히 앉아서 교실 수업을 할 때는 볼 수 없었던 학생들의 다양한 강점을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발견할 수 있습니다.

셋째, 삶과 연결된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3학년 학생들과 함께 마을을 돌아다니며 마을에 대해 알아보고, 마을에서 어려움을 겪는 노숙인을 돕는 프로젝트 수업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은 학습이 나와 다른 사람의 삶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고 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몸소 느꼈습니다.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현재 우리 주변이나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되고 우리의 삶과 관련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해 나가며 공부하게 됩니다.

▲ 프로젝트 수업이 변화하고 있다. 현 시대의 프로젝트 수업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나. 미래에는 어떻게 발전할 것으로 보는가.

초창기에 활동 중심이라 비판받았던 프로젝트 수업은 현장 교사들의 연구와 실천 및 이론가들의 연구를 통해 깊이 있는 탐구가 가능하도록 정교화되어 왔습니다.

앞으로는 학생이 자신의 학습을 계획하고 실행하며 돌아보는 메타학습과 핵심 개념을 중심으로 탐구하는 개념 탐구학습, 학생의 사회 참여가 이루어지는 민주시민교육의 방향으로 프로젝트 수업이 발전되어 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계획부터 실행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담은 PBL 다이아몬드.(사진제공=티스쿨)
계획부터 실행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담은 PBL 다이아몬드.(사진제공=티스쿨)

▲ 현 교육시스템에서 프로젝트 수업에 장애물은 무엇인가. 정책적으로 어떤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2015개정 교육과정은 역량중심 교육과정이라 합니다. 교육과정에 핵심역량이 도입되긴 했지만 성취기준은 역량 중심으로 재구조화 되지 않아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데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너무 구체적이고 제한된 성취기준은 교사와 학생의 창의성을 제한합니다. 성취기준 자체는 다양한 생각과 관점이 들어올 수 있도록 변화시키되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에 대한 안내가 상세하게 이루어지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이 개정되어야 합니다.

▲ 모든 교육 활동이 교사에서 학생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프로젝트 수업에 있어 교사의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학생 중심으로 교육이 변화해가면서 오히려 교사의 역할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학생 중심이 되려면 교사는 다양한 역할 상에 맞추어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먼저 교육 목표를 수립하고 교육과정을 계획하는 기획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학생을 제대로 이끌기 위해서는 교사가 전반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그 안에서 자율권을 부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교사는 학생이 학습 계획과 실행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촉진자로서의 역할, 학생과 함께 학습하며 배워나가는 동료 학습자로서의 역할, 어려운 부분에 도움을 주는 조력자 역할 등을 해야 합니다.

▲ 실제 진행한 프로젝트 수업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초등학생 투어 가이드’ 프로젝트 수업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5학년 학생들과 함께 조선과 구한말 역사 공부를 하며 창덕궁의 가이드북을 만드는 것이 프로젝트 수업의 목표였습니다.

학생들은 창덕궁을 방문하여 사진을 찍고 조사를 했습니다. 또한 직접 만든 연극을 하며 초등학생을 위한 해설을 하고 맛집을 둘러보았습니다. 이 과정을 정리하여 초등학생용 가이드북을 제작했습니다.

프로젝트 수업을 하며 “역사 수업이 이렇게 재밌는 거였어요?”라고 말하는 아이들을 보며 저도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마지막으로 남기고자 하는 말이 있다면.

원격 연수의 제목을 ‘혼자서도 쉽게 하는’이라고 정했습니다. 하지만 더 쉽게 프로젝트 수업을 하려면 동료들과 함께 하는 것이 좋습니다.

프로젝트 수업을 처음 할 때에는 준비할 것이 많아 힘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즐거워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모든 수고로움이 싹 사라집니다.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보다는 교사도 학생과 함께 배우고 성장한다는 마음으로 수업을 즐기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