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앞당겨진 교육 변화 맞서려면, '노력'만이 답이다

이소영 청운대 항공서비스경영학과 교수

[에듀인뉴스] 필자가 가르치는 항공서비스경영 전공은 학생들과의 직접적 대면 소통이 중요하다. 그래서 수업에서 스마트 기기나 다양한 수업도구를 적용하는 것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 생각해, 교수법을 들을 때도 학생과의 상호작용 기술에 대한 내용 위주로만 배웠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건 스스로에 대한 변명이었던 것 같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그것을 수업에 적용한다는 것은 좋게 말해서 설레는 일이기도 하지만 솔직히 심리적으로 부담이 크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작년 겨울, 같은 전공을 가르치며 각각의 교과목에 적용할 수 있는 교수법에 대한 지혜를 나누어 주는 스승 같은 절친 교수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학회가 있는데 무조건 가 봐야 한다고. 미래융합교육학회 덕분에 이 혼돈의 시기에 설렘과 당당함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렇다고 엄청나고 대단한 스마트 기기 및 프로그램을 적용한 교수법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건 절대 아니다.

현재 비대면 수업에서 사용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Zoom 화상 프로그램 하나다. 그리고 학교의 LMS 시스템과 수업 결과물 저장을 위한 유튜브 개설, 수업별로 학생들과 카카오 단체 톡방이 전부다.

필자가 담당하는 교과목별로 어떻게 수업을 진행하는지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순서는 수업 시작 전 준비, 교과목별 Zoom 프로그램 활용법 및 추가 보완이 필요한 부분, 그리고 수업 후 결과물 업로드 순이다.

처음으로 수업 시작 전 준비다.

먼저 수업에 참가하는 학생들과 단체 카카오 톡을 만들고 수업 시작 전 이곳을 통해 초대 링크를 보낸다. 학교 LMS 각 교과목 공지란에 화상 실시간 수업에 대한 안내 글을 올렸다. 내용은 웹캠과 컴퓨터 혹은 핸드폰이 있어야 수업에 참가할 수 있고, Zoom 프로그램을 사전에 설치할 수 있도록 사용법 설명 링크도 함께 안내하였다. 

1주차 1교시 수업에는 Zoom 프로그램 사용법 중 음소거, 비디오 중지, 채팅, 소회의 기능 4가지에 대해 설명하고 모두 사용해 보도록 하였다. 또 수업에 참여할 때는 기본적 복장을 갖추고, 수업 시 비디오 중지 기능은 사용하지 않아야 수업에 참여한 것으로 인정한다고 하였다.

추가로 2주차 수업부터 수업이 학생에게 어떻게 보여 지는지 확인하기 위해 필자의 모바일로 직접 참석하여 화면을 모니터링하며 수업을 진행해 보았다. 왜냐하면 1주차 수업 시 수업자료를 “공유”라는 기능으로 진행하는데, 사용법이 익숙하지 않아 공유 화면을 잘못 보여주는 실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교과목별 Zoom 프로그램 활용법 및 추가 보완점이다.

첫 번째는 우리 학과는 정식 교과목은 아니지만 학년 담당 교수가 매 주마다 학생들과 조례 같은 형식의 위클리 미팅을 진행한다. 필자는 올해 1학년 주임 교수로, 개강은 했지만 아직 학교에는 와 보지도 못하고 동기들의 얼굴조차 제대로 보지 못한 1학년들이 안타까웠다. 그런 맥락으로 필자 또한 신입생들이 너무 보고 싶어 화상 미팅으로라도 만남을 꼭 진행하고 싶었다. 

첫 화상 만남 때 입학식도 없이 대학생이 된 우리 1학년들을 위해 무언가 입학 축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는데, 학회 회장님께서 멸치라는 프로그램을 알려주셔서 입학 축하 리플릿, 화상 미팅 안내문, 초 간단 영상을 제작하였다.

그리고 화상 미팅을 하는 날, 돌아가며 자기소개를 하였다. Zoom에는 발표하는 사람 얼굴만 크게 보이도록 하는 '발표자 보기' 기능이 있는데, 처음에는 그 기능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것이 많이 아쉬움이 크다.   

필자가 영상 제작 도구를 이용해 작성한 결과물.(사진=이소영 교수)
필자가 영상 제작 도구를 이용해 작성한 결과물.(사진=이소영 교수)

두 번째 교과목은 교양 교과목인 취업면접 수업이다. 이 수업이 가장 어려움이 많을 걸로 예상되어 개강 전에 수업 계획표를 꽤 많이 수정했다. 대면 모의면접과 발표하는 내용이 많아 이 부분은 10주차 이후로 배정했었는데 첫날 한 명씩 자기소개를 해보니 화상수업으로도 충분히 오프라인 발표와 다를 바가 없어 다시 원래 수업 계획표로 변경하였다. 

2주차 수업 과제는 1분간 발표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자기 평가를 내리는 것이었다. Zoom은 수업 진행 시 “기록”하는 기능이 있어 학생들이 본인의 발표 모습을 수업 후에 확인하고 과제를 수행할 수 있다.
 
세 번째 교과목은 영어인터뷰 수업으로 교수자의 설명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2인 1조로 말하는 시간이 중요하다. 이를 “소회의실”에서 진행할 수 있다. 개별 테스트 및 면담을 진행할 때도 이 소회의실 기능을 이용하였다. 

학생 수만큼 소회의실을 설정하고 학생들을 모두 소회의실에 가 있도록 했다. 소회의실에 참가한 학생들이 혼자서 말하기 연습을 하고 있으면 필자는 학생 한 명, 한 명 방에 참석하여 개별 테스트와 면담을 진행하였다.  

  소회의실에서 개인 면담 장면.(사진=이소영 교수) 
  소회의실에서 개인 면담 장면.(사진=이소영 교수) 

네 번째 교과목은 항공객실서비스실무 수업이다. 이 수업은 한 반에 35명이 참가하는 수업이라 학생을 한 화면에서 다 볼 수 없다. 갤러리 보기라는 기능은 한 화면에 최대 25명을 보여주고 다음 페이지에 나머지 사람의 얼굴을 보여준다. 

많은 인원의 학생들과 소통을 유지하며 수업을 진행하고자 수시로 채팅창을 이용하여 답변을 남기게 했다. 또 수업의 지루함을 덜고자 참고 영상을 많이 준비했었다. 하지만 필자의 컴퓨터에서 재생된 영상을 공유기능을 통해 학생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다소 갑갑한 느낌이었다. 

단체 톡방에 영상 링크를 보내어 학생들이 자신의 기기에서 직접 시청하도록 하였으며, 수업 후 PPT에 문제를 적어두고 풀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때는 또 다른 스마트한 프로그램 사용이 절실해 보인다. 

수업 입장 학생들과 인사 나누는 장면.(사진=이소영 교수)
수업 입장 학생들과 인사 나누는 장면.(사진=이소영 교수)

마지막으로 수업 후 결과물 업로드다. 

화상 수업 시 “기록” 기능을 누르면 교수자가 진행하는 수업 내용이 영상 파일로 저장된다. 이 영상을 학교 LMS에 바로 올려도 되지만 용량이 크기에 내 개인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여 그곳에 비공개로 영상을 업로드 하였다. 해당 영상 URL을 학교 LMS 교과목 강의 자료에 차시별로 올려 학생들에게 공유하였다. 

여담으로 필자의 유튜브 채널에는 아직 공개 설정된 영상은 없다. 현재까지는 수업 결과물만 일부 공개로 업로드 되어 있는 상태이다. 나만의 교육 영역에 대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는데 이번 코로나19 위기를 계기로 좀 더 빨리 실행할 수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필자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놓았으니까! 

이렇게 스마트 교수법과는 거리가 멀었던 필자가 매 주차 설렘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학생들과 얼굴을 보며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한 혼란 속에서도 학생들이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안심이 된다. 

정말 소중하게도 필자는 화상수업을 통해 내 수업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첫 수업 후 기록된 영상물을 확인하는데 남편과 초등학생 딸의 촌철살인 평가가 시작되었다.

말할 때 대명사를 너무 많이 사용한다. 왜 그렇게 부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는가, 너무 가르치듯이 이야기하는 것은 아닌가, 왜 그리 쓸데없이 자꾸 설명을 하는가, 어휘력이 뛰어나진 않다, 말 할 때 표정 변화가 너무 많다, 말 할 때 너무 안 웃는다 등등등 비수를 꽂는 평가가 이어져 얼굴이 화끈거리고 속상했다. 

그래서 다시 필자를 마주하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했다.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한 번 차근하게 기록된 수업 영상물을 모니터링을 해보면서 가족의 평가에 동의했다.

이번 주에는 지적 받은 내용을 염두에 두고 수업을 진행하였고 모든 것이 한번에 다 좋아지진 않았어도 1주차에 비하면 훨씬 안정감이 있다. 이처럼 수업을 마주하기가 두려웠는데 이렇게 코로나19가 내 수업을 객관화 해보는 계기를 마련해주어 오히려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적용하는 것은 용기와 노력이 필요하다. 누구나 다 두렵고 또 귀찮기도 하지만 이 급변하는 물결 속에서 당당히 맞서기 위해서는 “노력”만이 답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