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집중 요구하는 뇌 활동은 다중 작업 불가능

[에듀인뉴스=송민호 기자] 최근 뇌과학 기반의 학습이 유행이다. 뇌의 활동원리를 바탕으로 인지능력을 높일 수 있는 학습법이 개발되고 있다. 

'뇌과학과 학습혁명'도 이러한 뇌기반 학습 원리를 밝힌 책으로 교사 중심의 강의 방법을 학생 중심의 강의 수업으로 전환하는데 필요한 구체적 기법과 전략을 담은 책이다. 대학 수업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현재 한국의 중고교 현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본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2020년 1월 6일 EBS 다큐인 <다시, 학교> 1부 가르치지 않는 학교의 내용을 가져와 보았다. 

시작 후 10분 정도 지나면 고교 2학년 고은서 학생이 수학의 한 단원을 영화로 제작하는 수행활동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이런 수행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장면을 캡처해 제시해 본다. 

(사진=EBS 캡처)

이 영상만 보면 학습자 중심 학습 또는 학습자 중심 수행평가 등은 한국에서 현실적으로 운영하기 어려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이 책의 역자조차도 학생중심 수업을 적용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고백한다. 

옮긴이의 말에 보면 “나는 00대학교의 경영정보학과에서 SFC의 교육방법 중 ‘강의를 통한 학습’ 방법을 시도해보았으나 학생들의 호응이 부족해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중략) 결국 학생들에게 학습에 대한 자발적인 동기를 부여해주지 못한 상태에서 강의를 통한 학습법은 효과를 거두기 어려웠던 것이다.” 

다행히 지금은 이런 초반 모습과 달리 수업방법 개선으로 지금은 학생들의 수업참여율이 높다고 한다. 

결국 두 사례에서 알 수 있는 것은 학습자 스스로가 지금 하는 학습을 해야 하는 이유를 알고 동기부여가 된 상태여야만이 학습과정에서의 어려움이 자신의 발전과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이런 것들이 선행되지 않으면, EBS다큐의 은서 학생 아버지처럼 '극한'을 영화로 만드는 활동처럼 불필요한 것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할 뿐이다. 

따라서 예비 교육자라면 학습효과가 잘 나타나는 경우보다는 잘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 주목하고 여기서 해결할 문제를 발견하고 해법을 찾아나가는 태도를 가져야 할 것이다.

이 책에서도 학생들이 왜 공부하기 싫어하는지에 대해 밝히고 있다.

그 중 하나의 이유는 학습문화에서 찾고 있는데 교육학 연구자인 패트리샤 크로스는 미국 학생들의 노력에 대한 관점을 2001년 학회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고 한다. 

“전통적인 미국문화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것 중 하나가 특히 젊은이들이 ‘멍청해 보이느니 차라리 게을러 보이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문화다. 그래서 학생들은 교실에서 경쟁할 때 노력해서 성공했다고 하기 보다는 타고난 능력으로 성공한 것처럼 보이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한편 뇌과학 연구결과 중 눈에 띄는 것은 ‘다중작업 효과’다. 요즘에는 음악을 틀어놓고 학습하거나 또는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하려고 할 때 다중작업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 경우 주의집중에 요구되는 뇌 활동에서는 다중작업이 불가능하다. 영상을 이용한 연구결과를 보면, 기억작업과 주의를 산만하게 만드는 자극은 뇌의 서로 다른 부위에 연결되어 있으며, 이 뇌 영역들은 서로 경쟁한다고 한다. 

뇌는 우리를 열심히 속여 한 번에 한 가지 이상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도록 만든다. 그러나 우리는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없다. 두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는 듯하지만, 실제로 뇌는 다른 일을 하는 동안 한 가지 일을 일시적으로 멈추는 것뿐이다.

이 책은 학습심리를 이해하는 기본서로서 충분하며, 한 학기 한 권 읽기에 추천도서로 손색이 없다. 여기에 제시된 여러 가지 주제들을 한 번 살펴보고, 학습 과정에서 의문이 드는 것들은 책의 내용을 통해 하나씩 해결해 나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