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학교, 통합독서교육과정 온라인으로 6교시까지 수업
2019년부터 중등 통합교육과정 운영...2~3과목 이상 통합
컴퓨터 앞에만 있지 않고 움직여야...점심 전 다같이 운동도

코로나19로 한 달 넘게 학교 문이 닫히면서 학생들의 학습 공백을 우려하는 시선이 많다. 정규학교뿐만 아니라 모든 교육기관에 해당하는 코로나19 감염 공포는 교육 현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이에 전학년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는 충북 서산에 위치한 기독대안학교 꿈의학교의 수업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꿈의학교 전경
꿈의학교 전경

미리 구축한 온라인 교육환경..."코로나19 학습 공백 없어요"

[에듀인뉴스] 충남 서산시 대산읍에 위치한 기독교대안학교인 꿈의학교에서도 온라인교육이 한창이다. 시골이기 때문에 인터넷 환경망이 잘 구축돼 있을까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꿈의학교는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2017년부터 구글 크롬북(크롬 OS를 운영 체제로 사용하는 컴퓨터)을 1인당 1대씩 의무적으로 나눠주어 학습도구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전교생에게 구글계정을 부여하고, 교내에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200명 이상 동시 접속자가 발생하더라도 큰 무리 없이 잘 운영될 수 있는 IT체계도 만들어져 있다.

선생님들은 구글 클래스룸을 활용해 온라인으로 과제를 부여하는 것이 익숙해져있고, 학생들도 빠른 처리 속도와 방대한 자료들을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온라인 학습의 편리성에 습관화되어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국의 모든 학교가 온라인으로 수업한다고 공식화한지 얼마 되지 않은 요즘, 꿈의학교는 큰 어려움 없이 모든 과목에 전면 온라인 수업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모든 학년에서 온라인교육을 동시에 진행

꿈의학교는 중1부터 고3까지 총 6개의 학년, 280여명의 학생이 있지만 단계적으로 온라인교육이 아닌 전 학년에서 동시 실시했다. 하지만, 온라인교육을 실시하면서 가장 크게 우려됐던 학년은 중등과정 학생들이었다.

특히 꿈의학교 중등과정은 DJ(Dream Junior)과정이라고 부르며, 2019년부터 통합독서교육과정을 실시하고 있다.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의 과목을 하나씩 따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2~3과목 이상 통합해 공부하기 때문에 일반학교와는 시간표가 조금 다르다.

4월6~10일 DJ 1학년 시간표.(자료=꿈의학교)
4월6~10일 DJ 1학년 시간표.(자료=꿈의학교)

DJ1학년은 그 과정을 담당하는 선생님이 총 4명이다. 일반 오프라인에서는 4명의 선생님과 50여명 학생들이 다같이 수업을 기획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것으로 계획을 했지만, 전면 온라인 학습을 해야한다는 결정에, 아이들과 소통하는 것이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가장 염려가 많았다. 그렇지만 그 염려는 곧 ‘재미’로 바뀌었다.

상호 소통이 가능한 온라인 플랫폼,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는 아이들

DJ1학년의 시창작 수업이다. 구글 클래스룸 활용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과제에 대한 공지를 빨리 훑어본다.

구글 클래스룸으로 수업 공지하기.(자료=꿈의학교)
구글 클래스룸으로 수업 공지하기.(자료=꿈의학교)

공지를 요약하면 이렇다.

1단계, 시쓰기를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영상을 시청한 후 소감을 나눈다.

2단계, 시 쓰는 방법에 대한 영상을 시청한다.

3단계, 선생님이 쓰신 ‘텀블러’라는 시의 예시를 본다.

4단계, 문서를 열어 과제1을 수행한 후 친구들과 나눈다.

5단계, 과제2를 오늘 안에 수행하여 제출한다.

이것이 2교시 동안 진행된 수업 내용이다. 과연 학생들은 얼마만큼의 집중력과 과제수행력을 보여줄까? 오프라인으로 하는 것과 얼마나 큰 차이가 있을까?

결과는 오프라인에서 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과제를 수행하고 온라인으로 나누고 댓글로 발표하고, 댓글로 피드백을 해주고,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수업이 진행되었다. 이 수업을 디자인한 박경은 선생님과 인터뷰를 해보았다.

꿈의학교 박경은 교사는 시 창작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사진=꿈의학교)
꿈의학교 박경은 교사는 시 창작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사진=꿈의학교)

▲어떻게 이런 수업을 계획하게 됐나요?

시창작하고 시화까지 그리는 것이 수업의 목표인데요, 오늘은 시 쓰기 수업을 했습니다.

막연하게 쓰는 것보다 쓰고 싶게 만드는 동기유발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유튜브에 좋은 영상이 많아서 그것을 링크로 걸기도 하고 구글 드라이브를 공유해서 모든 친구들이 그 시간동안 영상을 시청할 수 있도록 했어요.

그 후, 제가 ‘텀블러’를 관찰하며 쓴 시를 구글 클래스룸에 공유했고 아이들은 직접적인 설명 없이도 그 예시를 보고 바로 시를 창작할 수 있었죠.

학생들이 온라인 플랫폼에 과제 '창작 시'를 올리면 친구들은 댓글을 달면서 서로 의사교환을 한다.(사진=꿈의학교)
학생들이 온라인 플랫폼에 과제 '창작 시'를 올리면 친구들은 댓글을 달면서 서로 의사교환을 한다.(사진=꿈의학교)

그런 다음에는 온라인상으로 서로 시를 공유하고 댓글을 달라고 했죠. 오히려 말로 하면 순간 지나가고 말텐데, 이렇게 온라인으로 하니까 한명 한명의 피드백도 계속 볼 수 있어서 오히려 좋은 점도 있었죠.

선생님과의 소통뿐만 아니라 여러 친구들과도 소통하니 이건 쌍방향을 넘어선 것 같아요.

▲온라인교육을 시작하면서 DJ 1이 주로 했던 수업은 무엇인가요?

아침 8:20에 모여 다 같이 말씀을 묵상하고 나눕니다. 그리고 수업으로 다큐멘터리, 뉴스 등과 같은 인터넷 매체물을 보고 미션 수행도 하고, 각자의 진도에 맞게 수학 강의도 듣고 문제집을 풉니다. 그리고 워십연습도 합니다.

교사들이 웹캠 앞에서 안무 등을 보여주며 시범을 보이고 있다.(사진=꿈의학교)
교사들이 웹캠 앞에서 안무 등을 보여주며 시범을 보이고 있다.(사진=꿈의학교)

▲워십연습은 어떻게 온라인으로 교육하나요?

원래는 다같이 추면서 동선도 맞추고 해야 하는데, 지금은 그게 불가능하니 개인별로 구글 MEET를 틀어놓고 춤 연습을 하면, 선생님이 체크합니다.

부끄러워하는 친구들도 있어서 그런 친구들은 굳이 실시간 영상보다는 ‘각자 3번 반복 연습하기’등의 미션을 주고 정해진 시간에 다시 만나죠. 어떤 친구는 카메라가 고장 났다며 자발적으로 따로 영상을 찍어 보내기도 합니다.

▲온라인교육을 하려면 선생님이 기기를 잘 다뤄야 할 것 같은데, 이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나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모든 것이 다 준비가 되어 있어야 마음이 편한데, 처음부터 끝까지 다 온라인으로 해야 하니 처음엔 불안했어요.

하지만 이 상황을 고칠 수 없다면 어떻게 하면 잘 대처할 수 있을지 생각했어요.

컴퓨터가 계속 영상을 튕겨내기도 하고 카메라는 되는데 마이크가 안 나오고. 그런 시행착오들이 있었지만, 다행히 주변에 기기를 잘 다루는 선생님들이 있어서 가능했던 것 같아요. 저도 많이 배우고 있고요.

▲온라인으로 상담도 시행하고 있나요? 한다면 어떻게 하나요?

1:1로 온라인 상담을 합니다.

아직 학기 초라 친밀감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로 아이들과 온라인으로 만나다 보니 깊은 대화는 나눌 수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직접 얼굴보고 얘기하는 것이 아니어서 덜 부담스럽다는 친구들도 있고, 이야기할 대상이 필요할 때 찾아가지 않고 바로바로 연결이 되니까 서로 더 편했던 점도 있었던 것 같아요.

상담 시간은 짧게는 5분에서 최대 1시간까지 한 학생도 있었습니다.

▲온라인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처음 1, 2주차가 굉장히 힘들었던 것 같아요. 환경도 익숙하지 않고, 최소 6시간은 컴퓨터 앞에 앉아있어야 하니 눈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계속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지 말고 집 안에서라도 몸을 움직이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라고 많이 이야기를 해요.

아이들이 빨리 학교에 오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한편으로는 학교의 소중함을 알게 해주는 기회가 된 것 같아요^^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위해 DJ 1 선생님들이 점심 전에 39명의 아이들과 다 같이 운동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하면 온라인으로 못할 게 없을 것 같아요.

꿈의학교 교사들은 웹캠 앞에서 열정적으로 수업을 이어가고 있다.(사진=꿈의학교)
꿈의학교 교사들은 웹캠 앞에서 열정적으로 수업을 이어가고 있다.(사진=꿈의학교)

온라인 수업 두렵나요? "피할 수 없다면 즐기자"

지난 4월 2일, 꿈의학교는 대안학교를 대표하여 지금까지 온라인교육에 대한 사례와 노하우를 CTS다음세대지원센터와 손을 잡고 일반교사들을 돕기 위한 연수를 진행하였다.

이인희 꿈의학교 교장은 원격교육 상황에서 학습 공백을 최소화하는 방안뿐만 아니라 미래 교육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온라인 학습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사들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학교·교사별 온라인 학습관리 사례 발굴과 지속적인 공유 활동으로 비대면 원격교육 역량 지원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다고 이야기했다.

코로나19로 모든 교사와 학생들이 온라인교육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이 상황을 피할 수 없다면 진정으로 즐겨라’라는 말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방향이지 않을까?

이은진 꿈의학교 교육지원팀
이은진 꿈의학교 교육지원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