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는 안 올라가고, 서버는 터지며, 학부모와 학생은 접속 안 된다
전화, 문자 계속 오는데, 일일 원격수업 현황 공문까지 제출하라니

(사진=e학습터 캡처)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매일 아침 9시면 어김없이 원격수업 플랫폼들이 접속되지 않고 버벅인다는 아우성이 들려온다. 

원격수업 첫날인 9일부터 10일, 13일, 14일인 오늘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말이다.(관련기사 참조) 

EBS나 e클래스, 위두랑 등 공적 플랫폼뿐만이 아니다. 13일과 14일에는 하이클래스, 클래스팅과 같은 사기업 플랫폼도 접속 오류가 일어나고 있다.  

자료는 안 올라가고, 서버는 터지고, 학부모는 접속이 안 된다고 전화와 문자가 오는 가운데, 일일 원격교육현황 보고 공문까지 날아온다는 비명도 들린다. 하루에 받은 관련 공문만 10개가 넘는다는 하소연까지...  

시도교육청마다 차이는 있지만, 오후 2시까지 매일 출석율을 보고하라는 공문이 대표적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접속 불량인데, 출석률 보고는 왜 매일 해야 할까. 7일 이내 출석 인정이 가능하다고 밝힌 것은 교육부와 교육청이면서 말이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의 알 권리, 기자들에게 보도 및 참고자료 제공을 위해서라면, 단언컨대 매일 보고 받을 필요는 없다. 아니 보고를 받는 것인 정말 현장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 해도 그럴 필요는 없어 보인다. 

1차 온라인 개학 첫날, 2차 개학 첫날 정도 상황을 확인하고 이후 중간 점검하는 정도면 충분하다. 

e학습터 팝업 공지.

‘원격수업 집중의 달’ 운영으로 다른 공문을 내리지 않는 것에 대해 원격수업 관련 공문도 불요불급한 것은 과감히 줄여야 한다. 그게 지금 현장을 지원하는 지원청이 해야 할 역할이다.  

등교 개학이 언제가 될지도 알 수 없는 현 상황에서 원격수업 출석율 99%를 자랑(?)하는 것이 중한가. 아니다. 서버 안정화를 위한 기관 간, 기관 내 긴밀한 소통과 지원이 더 중요하다. 

오늘도 e학습터가 오전 9시 좀 넘어서부터 버벅인다는 소식에 한 초등교사는 SNS에 이렇게 썼다.

“e학습터는 아무 문제가 없어요. 문제는 에듀넷이죠. 에듀넷 로그인 서버는 그대로인데, e학습터만 서버 증설을 하면 무슨 소용이 있나요.” 

그러면서 덧붙인 한 마디가 압권이다.

“조만간 공문이 올 겁니다. 가급적 학생 계정은 교사가 일괄로 만들어 에듀넷 접속 없이 e학습터로 바로 접속하도록 조치하라고.”

오늘도 이렇게 공문과 접속오류와 사투를 벌인 교사들은, 내일은 학교를 총선 투표장소로 빌려줘야 한다. 또 일부는 선거 업무에 차출되기까지 할 것이다. 그렇게 16일 2차 온라인 개학의 날은 다가올 것이다. 

1차 온라인 개학 당시 "선생님들을 응원한다"고 말한 유은혜 부총리와 교육부의 말이 전정성을 가지려면, 지금 무슨 일부터 해야 할 지 다시 한 번 곰곰히 생각해 보길 바란다.